[TV리포트=손효정 기자] 벌써 9년차로서, ‘개그콘서트’의 묵은지가 되어가고 있는 류근지. 그는 무대 위나, 아래나 밝은 사람이다. 근심걱정이 없을 것 같은 그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다.
‘몸짱 개그맨’으로 유명한 류근지는 운동을 하다가 디스크가 왔다. 이에 2015년 ‘개그콘서트’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몸은 아프고, 개그는 못하고, 그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3~4개월은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받고, 아무 것도 못했죠. 그때 정말 죽고 싶을만큼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느꼈어요. 운동은 다시 못하겠다 했는데, 물리치료사 분이 계속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등 운동을 열심히 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때문에 한동안 ‘개그콘서트’를 떠났던 류근지는 약 1년 만에 복귀했다. 박성광, 신봉선 등 선배 코미디언들의 복귀가 범람을 이루던 떄였다. 이에 대해 류근지는 “‘개그콘서트’에 계속 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감독님과 (서)태훈이가 계속 오라며 기회를 줘서 돌아왔다”면서 “선배들과 복귀 시기는 우연히 맞은 것이다. 기분이 묘하더라”면서 선배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류근지가 ‘개그콘서트’에서 스타트를 끊은 코너는 ‘프로듀스101’ 패러디 개그다. 박휘순, 송병철과 함께 했는데, ‘프로듀스101’의 인기에 힘입어 핫한 반응을 이끌었다. 류근지도 생각 이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사무엘이 출연했을 때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 그후에 사무엘이 앨범 나왔다면서 직접 갖다 주더라고요. 사무엘 팬이 됐어요. 사무엘이 ‘뮤직뱅크’ 오면 간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못 가고 있네요. 저희가 강다니엘 디스 개그를 한 적도 있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팬분들이 좋게 봐주셨어요. 그날 강다니엘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했다고 좋아하더라고요.”
류근지는 현재는 세 개의 코너에 출연 중이다. ‘봉숭아학당’에는 ‘저몸(저주받은 몸)’으로 나오고, 후배들을 도와 ‘조별과제’에도 출연 중이다. 메인 코너는 ‘올라옵쇼’다. 그가 서태훈, 김성원과 하던 공연 ‘이리오쑈’에서 따온 개그로, 방청객 여성과 함께하는 것이 특징이다. 류근지는 여성 출연자 섭외는 사전 섭외가 아닌 즉석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짜고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여성 출연자는 당일 (송)영길이가 뽑는 거예요. ‘개콘’ 매주 오시는 분, 학생 제외하고, 남자친구 없고 신원 확실하신 분을 랜덤으로 뽑아서 올라오는 거예요. 처음에는 관객분들이 쭈볏쭈뼛했거든요. 이제는 많이 손을 들어요. 남자들도 뽑아달라고 하고, 저한테 연락 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죄송한데 제가 뽑을 수 없다’고 거절하죠.”
누군가는 류근지의 몸은 많이 봤지만, 그의 개그는 많이 못 봤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직접 만나 본 그는 희극인으로서 책임감과, 개그에 대한 생각이 깊었다.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역사를 쓸 류근지를 기대해본다.
“지금은 하고 있는 것에 전념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새로운 코너를 하고 싶어요. ‘개그콘서트’에서 할 수 없던 콩트나 스탠딩 개그 같은 거요. 사람들이 볼 때 ‘개콘에서 저런 것도 하는구나’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식상한 것은 하기 싫어서. ‘애정남’ 같은 시대에 획을 긋는 개그를 하고 싶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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