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김진민 감독을 말할 때 배우 김여진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감독과 배우 부부이기 때문. 쉽지 않은 관계일 수 있지만, 두 사람은 벌써 14년차 부부다.
tvN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윤현호 극본, 김진민 연출)가 지난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김진민 감독은 최근 TV리포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감독은 “험한 내용이었는데 무사고로 마무리해서 정말 다행이다. 그게 제일 고맙다.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천만 다행”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준기 서예지 이혜영 최민수 등이 출연한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거악소탕 법정활극이었다. 시청률 8.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김 감독은 배우 김여진과 2004년 결혼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여전히 서로를 존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금술이 좋을 수밖에.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냉정하게 평가해준다고.
김 감독에 따르면 김여진은 ‘무법변호사’를 모두 시청했다. 그는 “아내가 ‘무법변호사’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 일단 어떤 드라마든 비판을 가장 많이 해준다. 언제나 시청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봐준다”고 알렸다.
이어 “그 다음으로 제일 많이 해주는 건 배우들과 작업할 때 커뮤니케이션이다. 저는 감독이니까 아내가 배우들의 입장에 대해 알려준다. 그래서 배우들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아내의 조언은 미련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김 감독과 김여진의 조언은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사실 이렇게 말하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위험스러워서 아내도, 저도 조심스럽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감독과 사니까, 제 입장에서는 배우와 사니까 이런 여지를 없애야 한다. 서로 물어본 것만 이야기해준다. 그런 면에서 아내는 현명하게 대처해준다. 저는 게을러서 해주지 않지만, 연출로서 해줄 수 있는 부분만 이야기 해주려 한다. 그게 때론 맞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고 알렸다.
그동안 김 감독은 많은 배우들과 작업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이준기 정경호, ‘달콤한 인생’ 이동욱, ‘로드넘버원’ 소지섭 윤계상, ‘결혼계약’ 이서진 등이 대표적. 이들은 현재 누구보다 잘 나가는 배우들. 김 감독의 영향을 무시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겸손하게 선을 그었다.
“다들 원래 잘났던 배우들이죠. 저는 그냥 감독으로 하나의 포인트였을 것 같아요. 저를 만나서 또 다른 면을 봤다면 고마워요. 저 역시 그들로 인해서 행복했거든요. 제가 작업한 배우들 중에서 크게 후회하는 점은 없어요. 제가 놓쳐서 미안할 부분은 있을지언정, 후회하지는 않아요. 다음에 이들과 작업하게 된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만난다면 예전의 그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새 사람이죠. 그렇게 되면 서로 할 이야기도 많아지지 않을까요?”
여기서 김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배우들이 무언가를 해주지 않으면 제가 이끌게 돼요. 그럼 연출하는 재미가 없어지죠. 제 스타일은 좀 기다려주는 편입니다. 뭔가를 제안하기보다 무엇을 할지 호기심을 가지고 보거든요. 베타랑 배우들은 무언가를 해줘요. 그렇게 되면 감독의 역할이 달라져요. 저는 잘하는 배우들은 존중해주지만, 못하면 야단쳐요. 아주 특정한 감정이 아니고는 무조건 수용해주죠. 어느 순간에 오르기까지 추진체 역할로 잡아주기도 하고요. 그것이 감독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감독이 배우를 망칠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내 말을 안 듣느냐’라는 표현을 정말 싫어해요. 배우와 살아서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배우가 감독의 말을 듣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좋은 쪽으로 만들 수 있죠.”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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