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조 감독 “‘경주기행’에서 한을 품은 어머니의 선택을 보고 싶었다” [RE: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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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김미조 감독이 ‘경주기행’ 캐릭터를 구축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 ‘경주기행’이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을 위해 복수를 계획한 네 모녀의 이야기다. ‘경주기행’의 개봉을 앞두고 TV리포트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김미조 감독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미조 감독은 2014년 경주로 가족여행을 떠났고, 이 여행은 영화의 출발점이 됐다. 독특한 제목에 관해 그는 “어릴 적에 ‘무진기행’을 재미있게 읽었고, 그 안개의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다. ‘기행’이라는 단어도 여행이라는 의미와 함께 기이한 행동으로도 읽을 수 있는 단어라 좋았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릴러 영화의 제목으로는 안 끌릴 수도 있다. 경주 가서 맛있는 걸 먹는 예능 같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제목이 잘 어울린 다고 인정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작에 이어 참혹한 가족극을 전개한 이유를 묻자 김미조 감독은 “영화는 결국 저라고 생각하고, 제 관심사에서 이야기를 출발한다. 영화를 만들 때 세상을 바라보던 시선, 비극적인 사건들을 보며 느꼈던 감정이 자연스럽게 담긴 거 같다. 수많은 사건이 매일 일어나는데, 그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사건 이후 사람들의 삶이 궁금했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경주기행’에는 김미조 감독의 삶이 반영된 부분이 다수 있다. 영화 속 가족처럼 김미조 감독도 딸만 넷 있는 집안에서 막내로 자랐는데, 이번 영화 속 캐릭터들은 실제 그의 가족과 닮은 점이 많다. ‘경주기행’에서 첫째 장주(공효진 분)는 엄마의 말은 무조건 따르고, 둘째 영주(박소담 분)는 법대 출신 엘리트로 이성적인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셋째 동주(이연 분)는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와일드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인터뷰 중 김미조 감독은 자신의 언니들과 ‘경주기행’의 연결고리를 하나씩 짚어보며 캐릭터를 구축했던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셋째 언니가 실제로 프로 레슬링을 했고, 스턴트 활동도 했다. 자주 사용하던 기술이 ‘바이올렛 밤’이었다. 둘째 언니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저희 가족을 사랑하지만, 둘째 언니는 우리 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잘 됐을 것 같다”라고 영화 속 설정과 유사한 언니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첫째 언니는 저희 어머니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고 속 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저는 못 느껴봤던 감정이었다. 언니의 행복을 좇기도 바쁘지 않나.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해가 잘 안 됐다. 언니는 제가 막내라 모른다며 이기적이고 차갑다고 했다”라고 흥미로운 일화를 털어놨다.
김미조 감독은 “딸들마다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이 다 달랐다. 그런 걸 보면서 엄마는 딸들 수만큼 얼굴이 다양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영화에서 가족은 가장 강력한 조력자이자 적대자인데, 제가 가족을 보며 느꼈던 지점들이 투영됐다”라며 작업 과정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큰 언니가 꿀밤을 정말 많이 때렸다. ‘머리통 부숴버린다’는 말도 많이 했다”라고 영화 속 대사를 언급하며 활짝 웃었다.
‘경주기행’의 중심에는 딸을 잃은 엄마 옥실(이정은 분)이 있다. 죄책감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는 처연한 표정으로 복수극을 이끌어 간다. 중년의 여성을 화자로 내세운 이유에 관해 김미조 감독은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행하는 인물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 원동력이 궁금했고, 그걸 해냈을 때 쾌감도 크게 느낀다. 옥실은 중년의 여성이며 힘을 쓰지 못하고, 복수극을 하기엔 준비된 것도 없다. 거기에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등 페널티가 많다. 이런 인물이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현실적인 가족의 기묘한 복수극을 전개한 ‘경주기행’은 오는 2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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