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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평생 싸워본 적 없다”…박소담, ‘경주기행’서 처음 마주한 모녀 갈등 [RE:인터뷰②]

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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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배우 박소담이 ‘경주기행’에서 모녀로 호흡을 맞춘 이정은과 실제 어머니의 차이점을 밝혔다.

박소담은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영화 ‘경주기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을 위해 8년 동안 기다려온 네 모녀가 살인범을 직접 납치하며 시작되는 가족 복수극이다.

극 중 박소담은 옥실(이정은)의 둘째 딸 영주 역을 맡았다. 법대를 졸업했지만 현재 백수인 영주는 냉철한 판단력과 철저한 계산으로 가족의 복수 계획을 세우는 인물이다. 영주는 가족에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지만, 내면에는 엄마 옥실의 사랑을 향한 갈증을 품고 있다. 반면 실제 박소담은 영주와 달리 어머니와 싸워본 기억조차 없다고 밝혔다.

이날 박소담은 “사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상처를 안 주시는 분이다. 아빠는 화를 내기도 하는데 엄마는 태어나서 한 번도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아이가 셋이면 아침 등굣길이 얼마나 정신없었겠나. 그런데 우리가 엄마한테 짜증을 냈지 엄마는 우리에게 한 번도 아침에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평생 엄마가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이 흔히 하는 ‘엄마와 싸웠다’는 말조차 자신에게는 낯선 표현이었다고. 박소담은 “다들 ‘나 오늘 엄마랑 싸웠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한테는 그게 성립이 안 된다. 아예 ‘싸운다’는 표현을 쓸 수 없는 존재”라며 “늘 나 혼자 ‘아니야, 엄마’라고 하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때문에 박소담은 실제 어머니와의 관계를 영주에게 대입하기보다 극 중 엄마인 이정은과 직접 부딪히며 감정을 만들어갔다. 박소담은 “내가 그동안 겪어왔던 것을 영주에게 대입하기는 너무 어려웠다”면서도 “정은 엄마와 연기할 때는 ‘진짜 상처 주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웃었다.

이어 “사실 영주도 되게 사랑받고 싶은 아이다. 나는 오히려 항상 센 척하는 친구들이 마음은 여리다는 생각이 든다”고 영주를 바라본 시선을 전했다.

특히 박소담은 세 자매 가운데 영주가 누구보다 옥실의 사랑을 갈구하는 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동주보다도 영주가 엄마의 사랑을 더 갈구한다고 생각했다”며 “영주가 직접적으로 ‘경주가 아니라 내가 죽었으면 좀 나았으려나’라는 말을 하지는 않지만, 마음속에서는 그 누구보다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둘째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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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주는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직접적으로 꺼내놓지 않는다. 박소담이 품었던 답답함은 극 중 첫째 동주(공효진)와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장면에서 폭발했다. 박소담은 “왜 영주는 한 번도 직접적으로 감정을 쏟아내지 않을까 하는 속상함도 있었는데 그게 동주의 머리채를 잡을 때 터졌다”고 회상했다.

극 중 영주는 동주에게 “네가 일본 간다고 돈까지 다 내놓은 애를 울고불고 난리쳐서 네가 경주로 보낸 게 결국 너잖아”라며 막내 경주가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 책임을 돌린다.

박소담은 “사실 동주 때문이 아니다. 동주도 8년 동안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게 아닌가’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영주가 그 말을 해버리는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그 장면에서 울면 안 되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며 “모두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던 것이기도 하고, 내가 너무 사랑하는 동생인 동주도 얼마나 힘들지 아는데 그런 동생에게 ‘너 때문이잖아’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내가 너무 미웠다”고 털어놨다.

해당 장면에는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네 모녀만의 관계성이 담겨 있었다. 박소담은 “얼마나 머리채를 많이 잡았으면 엄마가 그걸 보고도 ‘야, 놔’라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하지 않나”라며 “재미있는 건 언니가 ‘놔, 하나 둘 셋 하면 놔’라고 하면 바로 놓는다는 거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우리끼리의 규칙이 또 있는 거다. 언니가 놓으라고 하면 바로 놓는다”며 “그런 관계성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미 시나리오에 잘 쓰여 있어서 저절로 만들어진 것 같다. 감독님이 표현을 잘해주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가족과 극 중 가족의 모습이 상당히 다른 것 같다는 말에는 “많이 다르다”고 단번에 답하기도 했다.

평생 화내는 모습을 본 적 없는 실제 어머니와 달리 ‘경주기행’에서는 엄마의 사랑을 누구보다 갈구하면서도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는 둘째 딸이 된 박소담.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모녀 관계였지만 이정은과 실제로 부딪히며 영주가 가진 서운함과 결핍을 완성해 낸 박소담의 모습은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경주기행’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지호 기자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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