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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섬보이’ 김윤우 “아기·강아지 영상 보며”…사랑스러운 용주천의 탄생 [RE: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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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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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용주천이 한낮의 쨍한 햇빛이라면, 김윤우는 은은하게 오래 남는 달빛에 가까웠다.

통통 튀는 에너지보다 차분한 진중함으로, 익숙한 얼굴보다 아직 꺼내지 않은 가능성으로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배우 김윤우를 만났다.

김윤우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7일 종영한 ENA 드라마 ‘닥터 섬보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그는 눈치는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공보의 김윤우 역을 맡았다.

예상보다 큰 관심을 받은 만큼 작품을 떠나보내는 감정도 남달랐다. 김윤우는 “이렇게 많은 관심을 주실 것이라고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마지막 회를 보면서 엄청 울었다”고 털어놨다.

가족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는 “부모님께서 한의사 아들을 둬서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며 “주천이가 귀엽게 나와 보는 내내 힐링 된다고 해주셨고, 정선이와 어떻게 되는지도 계속 궁금해하셨다”고 미소 지었다.

용주천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김윤우는 “처음은 늘 어려운 것 같다. 도전해본 적 없는 역할이라 부담감도 컸다”며 “준비하는 동안에는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시고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첫 촬영을 마치고 나니 몸이 풀린 느낌이 들었고, 이후에는 현장에서 놀듯 즐겁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느낀 ‘닥터 섬보이’의 가장 큰 매력은 따뜻함이었다. 섬에 고립된 공중보건의사라는 설정 아래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몰아치지만, 작품은 끝까지 사람을 향한 온기를 놓지 않았다.

김윤우는 “이야기가 정신없이 휘몰아치지만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편동도 사람들의 삶을 보고 있으면 결국 사람에게 위로받고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온기의 한가운데에 용주천이 있었다. 김윤우는 캐릭터를 구축하며 ‘맑고 무해하고 단순한 사람’이라는 키워드를 붙잡았다.

그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무엇보다 무해함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아기와 강아지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타인을 의심하지 않는 눈빛과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표정, 목적 없이 움직이는 순수한 에너지를 참고하기 위해서였다.

김윤우는 “주천은 부정적인 상황이나 감정을 최대한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며 “걱정을 미리 끌어안기보다 현재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스물여섯 살이 돼 사회에 나왔는데도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 멋있었다. 그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주천의 반짝이는 눈빛과 큰 몸짓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평소와 다른 마음가짐도 필요했다.

그는 “무엇을 해도 행복한 상태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안광도 그렇고, 눈도 일부러 더 크게 뜨고 표정이나 얼굴 근육도 최대한 크게 사용했다”며 “목소리도, 표현도 크게 가져가려고 했다. 콧구멍이 팽창한 장면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섬에서 진행된 촬영은 오히려 김윤우에게 편안한 기억으로 남았다. 도시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휴식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김윤우는 “도시에서는 모두가 바쁘고 차도 많이 다녀 정신이 없는데 섬에서는 무엇을 해도 편안했다”며 “식당과 마트가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 외에는 다 좋았다. 벌레도 무섭지 않고 자연도 좋아한다. 특히 바다와 물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함께한 이들과의 호흡에 대한 소회도 더해졌다. 이재욱과 신예은은 편안한 현장을 만드는 데 앞장섰고, 주인영은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팀의 비타민 역할을 했다. 이수경은 풍부한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살렸고, 홍민기 역시 유쾌한 웃음을 더했다.

김윤우는 “배우들끼리만 가까웠던 게 아니라 ‘닥터 섬보이’ 팀 자체가 정말 좋았다”며 “감독님도 굉장히 위트 있는 분이고 배우와 스태프의 컨디션을 항상 확인해주셨다. 스태프분들과도 장난치며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애드리브도 끊이지 않았다. 방송에는 극히 일부만 담겼을 정도로 매 테이크 새로운 장면이 쏟아졌다. 원로 배우들은 극에 무게와 재미도 모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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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우는 “정말 애드리브 잔치였다. 방송에 나오지 않은 장면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선배님들이 매 테이크 다른 애드리브를 하셔서 배꼽을 잡고 쓰러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웃었다.

선배들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 역시 큰 공부가 됐다. 김윤우는 작품이 공개된 뒤에도 한 회차를 두세 번씩 반복해 보며 자신의 연기뿐 아니라 선배들의 표현까지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는 “선배님들이 가진 깊이는 확실히 다르더라. 대사를 툭 던지는데도 무겁게 다가올 때가 있고, 아무런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엄청 웃길 때도 있었다”며 “경력에서 나오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최대한 선배들 곁에 붙어 있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닥터 섬보이’는 김윤우의 연기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까지 그는 현장에 가기 전 수많은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완벽에 가까운 답을 찾으려 애쓰는 배우였다.

김윤우는 “원래는 굉장히 계산적인 편이다. 경우의 수를 여러 가지 준비해서 현장에 갔다”며 “그런데 주천은 나조차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어서 이번에는 많이 내려놓고 갔다. 기본적인 준비만 한 뒤 현장에서 놀듯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항상 완벽해야 한다고 믿었던 그에게 주천은 새로운 답을 알려줬다.

그는 “어차피 완벽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완벽을 추구했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가끔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계획을 세우고 가더라도 현장에는 변수가 정말 많다. 예전에는 내가 그려놓은 이미지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힘들어했다”며 “이번에는 틀만 잡고 그 안에서 유동적으로 바꾸려고 했다. 감각과 계산의 중간이 나한테 가장 잘 맞는 방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끊임없는 소통이었다. 김윤우는 감독뿐 아니라 촬영·조명 등 여러 스태프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물었고, 받은 피드백을 반영했다.

김윤우는 “감독님과 사석에서도 대화를 많이 나누고 연락도 자주 했다. 다른 스태프분들에게도 계속 ‘어땠느냐’고 물어봤다”며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믿고 따라가는 것이 결국 배우 자신에게도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닥터 섬보이’를 통해 처음 쌍방 로맨스를 경험한 김윤우는 “정말 재미있었다”며 “로맨스뿐 아니라 모든 장르에 열려 있다. 연락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올해의 목표도 전했다. 김윤우는 “바로 좋은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 빨리 현장에서 연기하고 싶다”며 “광고도 찍어보고 싶다. 가능하다면 수경 선배님과 함께 찍으면 좋을 것 같다. 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끝으로 김윤우는 “‘닥터 섬보이’가 많은 힐링이 됐다. 그래서 끝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며 “주천과 정선을 비롯한 편동도 사람들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분들도 일상 속에서 사랑이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용주천의 밝은 빛을 벗어난 김윤우의 얼굴에는 차분하지만 단단한 열정이 남아 있었다. 완벽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자신만의 연기 방식을 찾아가기 시작한 그는 또 어떤 인물을 입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까. 아직 꺼내지 않은 가능성이 많다는 그의 다음이 기다려진다.

귀여운 TMI.

새로운 취미로 디제잉을 배울 예정

강지호 기자 / 사진= 강지호 기자, ENA ‘닥터 섬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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