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김현서 기자]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사망 두달 전, 기상팀 내 선임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TV조선은 “고인이 숨지기 2달 전 엄마에게 전화해 ‘괴롭힘 사실을 선배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한 녹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오요안나 유족 측은 “오요안나가 A에게 구두로 수없이 상담을 했다. A가 B(가해자) 혼내줬다고 했다”라며 “A가 고인의 고충을 알면서도 괴롭힘에 가담했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A는 공식 직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상팀에서 내 업무 조정 등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유족은 “단톡방에서 그렇게 험담하는 건 나중에 알았다. 절벽에 서 있는 아이를 밀어버린 것”이라고 호소했다.
MBC 기상캐스터 팀 사내 괴롭힘 문제는 고질적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박은지 전 MBC 기상캐스터는 “참고 버텨봐서 안다.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가 끝까지 밝혀져야 한다”라고 했으며, 배수연 전 캐스터 역시 “나의 목소리에 누구 하나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5월 MBC에 입사한 후 지난해 9월 사망했다. 최근 고인이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유서에는 고인보다 먼저 입사한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동료들이 고인을 험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도 공개됐다. 이들은 “정말 미친X이다, 몸에서 냄새난다” “연진이(‘더 글로리’ 속 학교폭력 가해자 캐릭터)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한다” 등 고인을 향한 인신공격성 험담을 이어갔다. 한편, 오요안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MBC 역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오요안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