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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양원모 기자] 억울한 사람은 누구인가.
27일 저녁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목숨을 잃은 70대 가장 이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7월 18일 오후 1시 16분쯤 “을지로 한 건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소방으로 접수됐다. 화재를 목격한 주민은 “‘펑’ 소리가 났다. 문을 열었는데 까만 연기가 확 들어와서 죽는 줄 알았다. 너무 무서워서”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21분 만에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이 씨를 발견했다. 구급대는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며 이 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이 씨 아들은 “처음 (아버지를) 봤을 때는 주무시는 것 같았다. (의사가)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할 때 실감했다”고 눈물을 훔쳤다.
불을 지른 범인은 이 씨와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던 최 모 씨(가명). 임대료 절감 차원에서 9년 전부터 최 씨와 사무실을 공유한 이 씨는 평소 짐 문제 등으로 최 씨와 트러블이 많았다고 이 씨 부인 등은 증언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최 씨는 술을 마시면 과격하게 변하는 등 다혈질한 사람이었다고.


유족은 방화 뒤 최 씨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 씨가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이 씨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는 것. 이에 이 씨의 구조는 화재 진압 10분 뒤에야 이뤄졌고, 끝내 이 씨는 눈을 뜨지 못했다.
최 씨는 당시 이 씨가 자신을 등진 상태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방화 장면을 보지 못했고, 뒤늦게 불이 난 걸 알아차리는 바람에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상황. 이에 대해 이 씨 막내딸은 “아빠가 후각이 둔해서 냄새를 못 맡는 것도 아닌데, 뒤에서 불을 질렀다고 해서 몰랐겠느냐”고 일축했다.
전문가 설명도 유족 생각을 뒷받침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최 씨가 방화에 쓴 시너와 아농은) 휘발성이 굉장히 강하고, 유독가스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빠르게 발생하는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불이 났다면 즉각 알아차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 씨는 제작진에 보낸 편지를 통해 유족에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이 씨를 구하려 했고,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는 “현주조건조물방화치사죄는 고의든 과실이든 처벌될 수 있는 범죄”라며 “(아마) 감형을 위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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