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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의 性 산업, 어둠 있다고 못 다룰 건 아니니까”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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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좀처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성+인물: 일본편’ 얘기다.

‘성+인물’은 다른 나라의 성(性) 문화, 성 산업을 탐방하고 그 속의 인물들을 탐구하는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지난 4월 25일 ‘성+인물: 일본편’이 릴리즈됐으며, ‘성+인물: 대만편’도 연내 공개 예정이다. 편당 40분이 안 되는 미드폼 형식의 이 프로그램은 총 6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넷플릭스 최초 미드폼 예능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지만 공론화하기에는 부끄럽고 쑥스러운 이야기를 발칙하게 담아내 시청자, 구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6개 에피소드는 성인용품-성인VR방, AV 여배우, AV 남배우, 자위도구 회사 텐가, 가부키초의 호스트, 그리고 일본 2030의 사랑 등을 주제로 구성됐다. MC인 신동엽과 성시경은 방대한 일본의 성 문화를 세분화해 곳곳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일본 젊은이들과 술자리에서 연애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하다.

문제는 AV 산업 에피소드였다. ‘성+인물: 일본편’은 일본의 AV 산업을 중립적, 혹은 다소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일종의 ‘판타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AV 배우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존재한다면 판타지를 판타지로, 예능을 예능으로만 볼 수는 없는 문제다. 실제 ‘성+인물: 일본편’을 본 일부 시청자가 지적하는 부분 역시 이 지점이다. ‘동물농장 아저씨’ 신동엽은 ‘성+인물’의 MC를 맡았다는 이유로 ‘TV동물농장’과 ‘놀라운 토요일’ 하차 요구까지 받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성+인물’의 정효민, 김인식 PD를 만났다. 프로그램, 그리고 출연자 신동엽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것인지 두 사람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PD들은 ‘성+인물’을 향한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듯했다. 두 PD는 “다양한 반응을 예상했다” “반응을 꼼꼼하게 보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두 PD는 ‘성+인물’은 일본의 여러 성 문화에 대해 다루는 프로그램이지만 AV 편에 대해 유독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때문인지 두 PD는 “단편적인 ‘짤’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정효민 PD는 “(이런 짤이) 프로그램에 홍보가 돼 PD로서는 좋지만, 짤로 도는 게 건전한 담론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걱정했으며, 김인식 PD 역시 “저희가 프로그램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단편적인 짤이나 특정 의견으로 압축될 수 없다”라고 지나친 해석과 비난을 경계했다.

PD들의 말대로 ‘성+인물’에서는 성인용품 시장, 일본 2030의 연애와 성 이야기 등 AV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성 문화의 전반을 다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성 문화를 다루면서 1조원 시장 규모의 일본 AV 시장 얘기를 빼놓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하다. PD는 “산업에 명(빛)과 암(어둠)이 있고, 성인 관련 산업은 (암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일부 암이 있다고 해서 전혀 다룰 수 없는 건가? 그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소재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이들, 정효민 PD는 “이 산업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소신과 직업적 사명감을 갖고 최대한 중립적 태도를 취할지,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진지한 이야기를 드러낼지에 포인트를 맞췄다”라고 접근 방식을 피력했다.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AV 배우의 입에서 “AV는 판타지다”라는 말을 끌어냈다는 점을 내세웠다. 정 PD는 “소신을 갖고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우리가 궁금해하는 흐름에 맞게 들어보고, 가치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접근했다”라고 AV 배우들을 토크쇼에 출연시킨 이유를 밝히며 “우리가 얻어낸 것이라면, 이 대화를 통해 AV 배우의 입에서 ‘AV는 판타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진짜가 아닌 연출이라는 건 배우 입장에서 하고 싶지 않은 얘기일 수 있지 않나. 처음 시도한 것이고, 아쉬운 분들이 있겠지만 그 정도 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대만편으로 이어진다. 정 PD는 “‘성+인물’은 성과 인물의 이야기다. 성이 자기 정체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제작 의도를 재차 설명하며 “대만편에서는 얘기가 더 확장된다. (성 관련) 직업에만 국한된 게 아닌, 사회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LGBT 부부 같은 얘기(를 다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향유하는 것, 성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구나, 성인들이 (‘성+인물’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즐길 수 있길 바라며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아쉬움도 피력했다. 정 PD는 “(2013년의) ‘마녀사냥’은 위클리여서 시청자에게 수용할 시간이 차차 주어진 반면 이번에는 (에피소드들이) 한번에 공개됐고, 하나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제작한 사람의 입장으로 조금 아쉽기도 하다”라면서 “한편으로는 10년 동안 성에 대한 예능 프로그램이 적었구나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능이 이 정도 화제성을 갖기 시작하면 교양, 시사에서 다루고, 좀 더 그 분야에 관심 갖고 귀 기울이는 부분이 있다는 게 예능의 순기능일 것”이라면서 “이 예능 한편으로 모든 걸 해결하지 못했냐고 물을 수 있지만, 이 하나로 다양한 담론이 나올 수 있다면 예능이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았나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성+인물’의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이 화두를 던지는 데 성공했다고 보는 분위기였다. 그 과정에서 신동엽이라는 예상 밖 피해자가 생겼지만 결론적으로 PD는 “다양한 담론이 나왔다”는 것에 의의를 뒀다. 그리고 AV편뿐 아닌 모든 에피소드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예능의 목적성이 ‘재미’인 만큼, 제작 의도를 아무리 얘기해도 “왜 만들었느냐”라는 질문에 결국 할 수 있는 말은 ‘재미있으라고’일 수밖에 없다. PD조차 화두를 던진 것에 의의를 두며, 더 깊이있는 얘기는 교양과 다큐가 풀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성+인물’은 성(性) 문화의 ‘암'(暗)보다는 ‘명'(明)에 무게를 뒀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여전히 시청자의 몫이지만, AV편뿐 아닌 전체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게 제작진의 호소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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