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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귀임 기자] 배우 유정호는 진중했다. 그리고 또 유쾌했다. 역시 내공이 남다른 배우였다.
tvN ‘사랑의 불시착’이 종영한 후 유정호와 마주 앉았다.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눈빛을 반짝이면서 “갑작스럽게 들어갔지만 진짜 인기 많은 드라마인 것을 실감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유정호는 국정원 김과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부터 리정혁(현빈 분)과 윤세리(손예진 분)의 오작교 역할까지 톡톡히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시청자들도 열광했다.
유정호는 갑자기 뜬 배우가 아니다. 데뷔한지 벌써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꾸준히 쌓은 내공이 ‘사랑의 불시착’에서 짧지만 강하게 터진 것.

2006년 데뷔한 유정호는 영화 ‘울학교 이티’(2008) 단역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쉽지 않은 배우의 길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SBS ‘빅이슈’. OCN ‘왓쳐’, MBC ‘웰컴2라이프’, TV조선 ‘레버리지:사기조작단’, 그리고 ‘사랑의 불시착’까지 바쁜 시간을 보냈다.
유정호는 “배우는 정말 좋다. 이번에도 느꼈다. 현장가면 정말 좋다”면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현장 가면 스트레스 받기도 하지만 행복하다. 오히려 집에서 아무 것도 안 할 때가 더 힘들다”고 강조했다.
“연기를 하다보면 ‘이 정도면 되겠지?’ ‘욕 안 먹겠다’ ‘무난하다’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걸 느낄 때마다 ‘이러면 안 된다’하고 다그쳐요. 욕먹더라도 한 번 더 해보려고 하죠.”
이런 생각은 영화 ‘버닝’ 이창동 감독 덕분이었다. 유정호는 “‘버닝’ 끝나고 식사할 때 감독님에게 인사드렸는데 ‘끝나니까 어떠냐’고 물어봐주셨다. 제가 ‘많이 아쉽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원래 끝나면 다 그렇다’면서도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이 ‘80점짜리 배우는 많다. 좋은 점수냐’라고 물으셔서 ‘적당한데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은 ‘80점짜리 배우들은 연기적으로 제재가 없다. 그러다 보니까 발전이 없고, 거기에 머물러 있다. 누가 지적하지도 않고, 기억에도 안 남는다. 그런 배우들이 정말 많다’고 하시더라. 그 중에 인상적이었던 건 ‘얻어걸리든, 준비하든 100점 뛰어 넘는 것을 한 번만 보여주면 된다. 그런데 그런 배우가 몇 없다’고 하신 것이었다. 확 와 닿았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유정호는 배우 한석규에게도 감사의 뜻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영화 ‘프리즌’과 ‘왓쳐’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한석규 선배님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주셨다. 그 말이 저에게 큰 힘이 됐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잘 버텼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특히 유정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놀랍다. 천만 영화로 유명한 ‘국제시장’(2014)와 ‘암살’(2015)에 출연했고, ‘아수라’ ‘1987’ ‘그것만이 내 세상’ ‘남산의 부장들’ 등에도 함께 했다. 물론, 단역이었으나 유정호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KBS 2TV ‘왕의 얼굴’(2014) 땐 출중한 연기력으로 분량이 늘기도 했고,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기대 이상의 존재감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유정호는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이력도 가지고 있다. 배우 한효주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본 시리즈 스핀오프 ‘트레드스톤’에 출연한 것. 그는 “운 좋게 북한군 소령 역으로 관련 에피소드에 출연한다”면서 “헝가리 가서 촬영했는데 진짜 대우가 좋더라. 할리우드 작업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다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든 시간도 보냈다.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오기도 했다.
“‘잘하고 있나?’ 그런 의문이 들 때가 있었어요. 30대 초반 남자들이 사회적으로 레벨업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친구들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데 저는 제자리에 있는 것 같았죠. 그 때 연기 사춘기? 그런 것이 왔던 것 같아요. 그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잘 버텨야겠다고 생각했죠.”
1979년생인 유정호는 배우 오대환 이중옥 현봉식 등과 동갑내기 친구다. 그는 “같이 고생한 분들이 최근에 꽤 잘 됐다. 잘 되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 그런 걸 보면 좋은 자극이 된다. 책임감도 생긴다”며 미소 지었다.
꿈과 희망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정호. ‘사랑의 불시착’으로 이미 그의 바람에 한발자국 다가갔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백수연 기자 tndus73@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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