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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제1회 부국제 위해 스위스서 ‘6층 높이 스크린’ 빌려와” (‘시대목격’)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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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양원모 기자] 한국 최초의 국제 영화제는 그냥 탄생한 게 아니었다.

16일 밤 EBS1 ‘시대목격’에서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집행위원장 출연해 부국제 탄생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1회부터 15년간 집행위원장을 지내며 오늘의 부산영화제를 만든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을 “화려한 백수, 그러니까 ‘화백'”이라고 소개하며 “‘백수는 바빠서 죽는다’는 말처럼 바빠서 이것저것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에 따르면 시작은 자동 응답기 속 메시지 한 통이었다. 그는 “1995년 8월 18일 집에 들어오니 자동 응답기에 자신이 ‘부산에 있는 교수’라며 ‘꼭 만나 뵙고 싶다’는 메시지가 있었다”며 “만났더니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준비 중인데 선장 격을 맡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부국제 창립 멤버인 박광수 현 부국제 이사장은 “(당시 영화계에는) 정부와의 관계, 행정적 업무를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며 “(그런 면에서) 김동호 위원장이 제일 적합하다고 봤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 반응은 싸늘했다. 김동호는 “(국제 영화제를 준비하겠다고 하자) 친구들이 ‘미쳤느냐, 파산하고 망신당할 거다’라고 했다”며 “점점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이어 “영화제를 만들어 본 사람이 아무도 없어 맨땅에 헤딩하듯 일했다”며 “결재 단계를 줄이려 아침마다 문정수 당시 부산시장 관사를 찾아가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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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었다. 문정수 전 시장은 “2~3억이면 될 거라 했는데, 그걸로는 안 됐다. 영화제는 1회 때 실패하면 실패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떠올렸다. 김 전 위원장은 “지인, 영화인들 도움을 받아 3억으로 22억짜리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며 “내가 돈 따는 데는 노하우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초조함 속에 출발한 부국제는 첫해부터 흥행하며 ‘한국 영화 세계화’의 초석이 됐다. 특히 1회 개막식의 백미는 스크린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6층 높이 스크린은 스위스에서 임대해 온 것”이라며 “(공개됐을 때) ‘와, 저런 스크린이 다 있느냐’며 다들 놀랐다”고 했다. 배우 겸 감독 방은진은 “스크린이 딱 서는데 내가 태어나서 본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시대목격’은 영화·연극·문학 등 12개 분야에서 활동해 온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EBS1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 사진=EBS1 ‘시대목격’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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