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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소재에도 아쉽다…첫 주부터 시청률 1%대 고전 중인 韓 드라마

작성자 아바타 최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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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tvN 새 수목드라마 ‘우주를 줄게’가 동거·육아·로맨스라는 익숙한 키워드로 시청자 문을 두드렸지만, 첫 주 시청률 성적표는 다소 냉정하다. 1회 1.9%로 출발한 뒤 2회가 1.3%까지 하락하며 1%대에 머물렀다. 출발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2회에서 동거 계약이라는 확실한 전환점을 찍은 만큼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시선도 공존한다.

지난 5일 방송된 2회는 장례식 이후 남겨진 우현진(노정의)의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줬다. 언니 부부 선우진(하준)·우현주(박지현)를 떠나보낸 뒤, 현진은 20개월 조카 우주(박유호)와 텅 빈 집으로 돌아온다.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독박 육아가 덮쳤고, 여기에 BS푸드 계약직 서류 합격까지 겹치며 ‘먹고사는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면접 준비를 병행하던 현진은 면접 당일 돌발 변수를 맞는다. 우주를 봐주기로 한 절친 백세연(최규리)이 갑작스럽게 출장을 떠나면서다. 결국 현진은 도움을 구할 곳을 찾지 못하고, 사돈 관계인 선태형(배인혁)에게 손을 내민다.

태형은 ‘육아 초보’ 그 자체였다. 잠시 조용하다 싶으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눈을 떼는 순간 사고가 터지는 우주 앞에서 태형은 멘붕에 빠졌다. 끝내 우주를 데리고 현진이 면접을 보는 BS푸드까지 등장해 소동을 벌이며 웃음을 만들어냈지만, 현진 입장에선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두 사람은 말다툼 끝에 “다신 보지 말자”를 남기고 등을 돌린다.

그런데 관계는 오히려 여기서 더 깊게 얽혔다. 태형의 새 보금자리 인테리어 공사에서 수도 배관이 터졌고, 우주를 돌보느라 연락을 놓친 사이 골든타임까지 지나 공사 지연 사태가 벌어진 것. 이미 살던 오피스텔은 다음 입주자가 정해졌고, 가구 보관 서비스들도 줄줄이 대기 상태. 갈 곳이 없어진 태형이 선택한 곳이 우주네 집이었다. 태형은 “실질적 세입자 우주에게 허락받았다”며 뻔뻔하게 이삿짐을 들이밀고, 현진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다.

현진도 마냥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 태형이 우주의 육아를 함께 감당해줄 수 있고, 집안일도 분담 가능하며, 결정적으로 현진은 BS푸드 최종 합격 연락을 받으며 돌봄 공백을 해결해야 했다. 절묘하게 맞물린 이해관계 끝에 두 사람은 ‘딱 한 달’이라는 조건을 걸고 동거·공동 육아 계약을 체결한다.

로맨스의 전형적인 장치가 작동한 셈이지만, 시청률은 2회 1.3%로 내려앉았다. 설정은 갖췄는데 시청자 반응이 즉각 붙지는 못한 모양새다. 2회 말미에는 BS푸드 기획3팀 팀장 박윤성(박서함)이 등장해 현진의 이력서를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장면이 더해지며 ‘과거 인연’ 떡밥도 깔렸다.

▼ 배인혁, 까칠함 속 부드러움…’감정 디테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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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줄게’에서 배인혁은 선태형을 통해 뾰족한 현실 남자의 얼굴과, 그 안쪽에 숨어 있던 연약함을 동시에 꺼낸다. 태형은 겉으로는 냉정하고 자기 중심적인 듯 보이지만, 현진과 우주를 사이에 두고 흔들리는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캐릭터의 결이 살아난다. 과거 떠난 우진을 떠올리고,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감정이 요동치는 장면들은 태형의 ‘차가움’이 사실은 방어기제였음을 암시한다. 현진에게서 “우주를 포기하겠다”는 문자를 받고 곧장 달려가는 장면 또한, 말보다 행동으로 진심을 드러내는 인물의 성향을 설득력 있게 쌓는다.

육아 장면에서도 배인혁의 조절이 눈에 띈다. AI 비서로 아기 음식을 묻는 장면에서는 과잉이 아닌 ‘서툰 신중함’을 보여주고, 집이 난장판이 되는 순간에는 당황·분노·난처함이 동시에 터지는 복합 감정을 단숨에 끌어올린다. ‘혐관’에서 시작해 공감으로 이동해야 하는 장르 특성상, 초반에 캐릭터가 단순하게 보이면 로맨스도 설득력을 잃기 쉽다. 배인혁은 태형을 ‘싫을 수 있는 남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남자’로 옮겨놓는 디테일로 초반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 최규리, ‘백반장’ 캐릭터가 만든 드라마 속 ‘쉼표’

초반 전개가 무겁게 흐를 수 있는 구조에서, 최규리가 연기하는 백세연은 드라마의 쉴 틈을 만들어준다. 세연은 현진에게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는 ‘백반장’ 같은 존재로, 위로와 실무를 동시에 해내며 캐릭터의 기능을 또렷하게 각인시킨다. 빈소에서 현진을 와락 안아주는 장면은 인물의 관계를 단숨에 설명했고, 팔을 다친 현진을 찾아와 머리를 감겨주는 장면에서는 의리와 섬세함이 한 번에 전달됐다.

특히 세연은 동거 서사를 강제로 밀어붙이는 작가의 장치를 ‘말’로 정리해주는 역할도 한다. “와이낫? 육아랑 집안일 반띵하면 되잖아”, “네 안의 흥선대원군을 버려, 눈앞의 이익만 봐” 같은 직진 멘트는 시청자가 고개를 갸웃할 지점을 캐릭터의 쿨함으로 덮어버린다. 결과적으로 극의 리듬이 살아나고, 현진이 동거를 받아들이는 과정도 현실적인 계산으로 보이게 만든다. 최규리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극 전체 톤을 끌어올리는 셈이다.

‘우주를 줄게’는 첫 주 성적만 보면 분명 고전이다. 그러나 2회에서 동거 계약까지 도달하며 이야기의 골격을 완성했고, 배인혁의 감정선과 최규리의 활력은 초반을 버티는 힘이 되고 있다. 이제 관건은 드라마 속 ‘설정’이 아니라 ‘관계’다. 계약으로 묶인 두 사람이 어떤 순간에 진짜 가족이 되고,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구원할지. 1%대의 벽을 넘을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tvN ‘우주를 줄게’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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