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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해당 리뷰 기사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념으로 희생을 택한 이의 마지막은 얼마나 찬란한가. 은혜롭지만 조금은 불친절한 영화 ‘신의악단'(김형협 감독·CJ CGV)이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신의악단’은 대북 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2억 달러의 지원을 얻기 위해 보위부에 명을 내려 북한 최초의 가짜 찬양단을 만들라는 임무를 내리며 생기는 일을 담은 작품이다.
앞서 배우 박시후는 영화 ‘신의악단’을 통한 10년 만의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모두 거짓된 내용인 만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이후 주변의 권유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며 황당한 논란임을 강조한 바 있다.
법적인 절차를 통해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밝힌 박시후는 극 중 가짜 찬양단을 조직하는 보위부 장교 박교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악단을 감시하는 보위부 대위 김태성 역으로는 2AM 멤버이자 배우인 정진운이 분해 함께 호흡을 맞췄다.
박시후와 정진운 외에도 태항호, 장지건, 한정완, 고혜진, 문경민, 최선자, 남태훈 등 다양한 배우가 연기와 음악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특정한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닌 ‘신의악단’ 제작 과정에서 실제로 자문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를 도와준 북한 보위부 출신의 ‘선생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 흥미로운 소재와 아름다운 음악…다양한 방식의 감동
‘신의악단’은 북한군과 ‘가짜 찬양단’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아름다운 음악과 광활한 자연을 바탕으로 단단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북한이라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를 스크린 속에 그대로 옮겨 시작된 이야기는 일명 ‘예수쟁이’라 불리고 있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을 체포하고 처벌하고 있는 보위부 박교순(박시후)이 가짜 찬양단 작전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며 시작된다.
중심에 벗어나 활동하고 있는 ‘승리악단’을 영입하며 시작된 작전은 광활한 자연 속 동떨어진 곳에서 본격적인 부흥회 준비에 착수한다. 몽골 로케이션을 통해 촬영된 영화는 약간의 개그와 찬양(CCM)을 통해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고 은혜로운 전개를 이어간다.
박시후와 정진운을 비롯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이야기의 전개 역시 종교적 소재를 고려했을 때도 이해하기 쉬운 직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영화의 중심이 되는 음악은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준다.

▲ 종교적 공감대에서 생긴 ‘조금의’ 불친절함…뜨거운 깊이의 차이
‘신의악단’은 종교적, 특히 기독교적 지식이 없다면 조금 불친절하게 느껴질 부분이 많은 영화다.
가장 먼저 박교순이 신앙적으로 회심하는 부분이다. 영화는 그의 유년 시절 있었던 아픈 기억과 함께 당에 충성하는 길을 택한 박교순이 가족까지 냉정하게 고문하고 처벌한 부분을 비춘다. 이후 북한 내 기독교인들을 앞장서 배척하고 체포하는 일을 해온 박교순은 연인과의 이별을 계기로 천천히 자신 안에 들어온 신앙을 직면한다.
신앙과 믿음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기승전결의 구조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 공감대를 공유하는 관객은 박교순의 회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 있으나 공감대가 약한 대중의 경우 그의 감정선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두 번째의 비유에 대한 부분이다. 태항호가 연기한 지휘자 김성철은 박교순에게 ‘사도 바울’에 관해 이야기한다. 1세기 그리스도교 신학의 기초를 닦은 주요 신학자인 바울은 과거 그리스도교(크리스트교)를 박해하던 이였으나 회심한 후 신앙을 알리는 일에 삶을 바치고 순교한 신학자이다.
영화 속에서도 김성철의 입을 통해 이를 설명하지만 모든 작품이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만큼 신학적 지식이 있는 관객과 이런 비유나 배경지식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 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엔딩 부분이 주는 감동의 깊이 차이다.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은혜로운 음악, 단단한 감동은 작품의 강렬한 종교적 색채를 이해하는 관객에게 훨씬 깊고 뜨겁게 와닿을 듯하다.

▲ 종교를 넘어선 자유와 사랑, 희생에 대한 찬란함
분명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작품이지만 ‘신의악단’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종교를 넘어선 감동이 함께한다.
정진운은 인터뷰를 통해 “종교적인 소재가 있지만 그보다는 억압받던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가는 영화다.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억압이나 틀을 얼마나 깰 수 있을지 서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좋다”며 작품의 주제를 설명한 바 있다.
영화 속에서 메인 테마곡으로 사용되는 ‘광야를 지나며’를 정진운이 부르는 장면에서는 광활한 눈밭을 거니는 모습이 함께한다. 정진운은 해당 장면에 관해 “걸으면 걸을수록 아무것도 없고 온통 하얀 초원뿐이었다. 서 있으면서 내가 정말 초라해지고 작아지는 느낌을 확 받았다. 광야에 서 있으면서 주마등처럼 힘든 일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더라. 이 노래가 단순히 종교적인 곡이 아니라 정말 힘들어하고, 나의 틀을 깨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바쳐야 하는 곡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주연 배우의 이야기처럼 같은 종교적 공감대가 없더라도 억압 속에서 틀을 깨고자 하는 이들과, 신념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희생을 택한 이의 이야기는 꽉 찬 감동이 있다.

흥미로운 소재, 충분한 개연성, 따뜻하고 감미로운 음악, 박시후와 정진운을 비롯한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과 몽골 로케이션을 통해 탄생한 ‘신의악단’은 종교적 공감대가 없으면 조금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충분히 재미있고 탄탄한 영화다.
신념을 위해 삶을 바칠 수 있는 이들이 선사하는 감동과 은혜는 어쩌면 존재 자체로 극장의 누군가를 회심시킬 수도 있을 듯하다.
자유에 대한 갈망, 사랑과 신념, 희생하는 이의 찬란함 속에 유쾌한 감성과 묵직한 감동을 함께 담은 영화 ‘신의악단’은 지금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2월 31일 개봉. 러닝타임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
마지막 한마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했던 영화.
강지호 기자 khj2@tvreport.co.kr / 사진= 영화 ‘신의악단’


















댓글1
이은경
완성도가 높은 기독교 영화여서 더욱 공감하며 보고 특히 북한에서의 참혹한 현실들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타인을 위한 희생이 어리석다고 느껴지는 이기적인 사회에 화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