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휩쓴 거장과 배우의 재회…첩보물의 틀을 깨고 진한 여운 전한 ‘와일드 호스 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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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배우와 감독이 다시 호흡을 맞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마틴 맥도나 감독이 신작 미스터리 첩보 스릴러 ‘와일드 호스 나인’으로 극장가를 찾아온다. 1973년 칠레 쿠데타 직전의 정치적 격변기를 배경으로, 외딴 이스터섬으로 파견된 두 CIA 요원의 숨겨진 임무를 다룬 이 작품은 앞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며 압도적인 찬사를 이끌어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은 단편 ‘식스 슈터’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쓰리 빌보드’와 ‘이니셰린의 밴시’로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2회 수상하며 재능을 입증했다. 또한, ‘쓰리 빌보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 남우조연상(샘 록웰)을 배출해 내는 경사를 맞은 바 있다.
마틴 맥도나의 감각이 돋보이는 ‘와일드 호스 나인’의 핵심 관람 포인트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와일드 호스 나인’의 첫 번째 관람 포인트는 공간이 자아내는 신비로운 아우라다. 약 13년 전 이스터섬의 매력에 매료되었던 마틴 맥도나 감독은 1970년대 칠레 쿠데타와 미국의 개입을 비판한 펑크 록 밴드 더 클래시의 ‘Washington Bullets’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이야기를 완성했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외딴섬의 풍광은 인물들이 마주한 고립감과 의심을 극대화하는 가장 완벽한 무대가 된다.
사방이 트인 초원과 고대 유적 사이에서 은퇴를 앞둔 베테랑 요원 크리스(존 말코비치 분)와 복잡한 속내를 품은 리(샘 록웰 분)가 이스터섬에서 전개하는 기묘한 이야기는 전형적인 첩보물의 틀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이 비밀스러운 임무는 칠레 본토의 긴장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 지점에서 인간의 내면과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마틴 맥도나 특유의 연출력은 관객을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서스펜스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두 배우의 앙상블은 이번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베니스국제영화제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존 말코비치와 오스카 수상자 샘 록웰은 환상적인 연기 호흡으로 시선을 뗄 수 없게 한다. 존 말코비치는 은퇴를 앞두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베테랑 크리스로 분해 유머와 슬픔의 감정을 넘나들며 커리어 정점에 달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샘 록웰은 크리스의 오랜 파트너 리 역을 맡아 존 말코비치와 완벽한 리듬을 만들어 냈다. 자신의 정체성을 향한 회의감을 가진 리를 능청스럽게 표현해 내며 감정선에 깊이를 더했다. 샘 록웰과 세 번째로 작업한 마틴 맥도나 감독은 “샘 록웰은 존 말코비치와 완벽하게 연기를 주고받는 테니스 파트너 같은 존재다”라고 말하며 두 배우와의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은 “이 두 남자가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 바로 그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라고 이 작품을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수십 년간 수많은 임무를 함께해 온 크리스와 리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끈끈한 감정을 조금씩 내비치며 유머와 묵직한 여운을 동시에 자아낸다.
마지막 관람 포인트는 이스터섬의 압도적인 자연 풍광이다. 제작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이스터섬에서 약 3개월간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다. 덕분에 초원과 태평양, 그리고 야생마가 어우러진 신비로운 비주얼을 스크린에 온전히 담아낼 수 있었다. 영화에서 자연은 단순히 배경에 머물지 않고, 크리스와 교감을 나누는 대상인데 이를 살아 숨 쉬는 인물처럼 다룬 연출이 돋보인다.
‘와일드 호스 나인’은 마틴 맥도나 감독의 독보적인 스토리텔링 위에 존 말코비치와 샘 록웰의 시너지, 그리고 이국적인 로케이션이 빚어낸 아날로그 미학이 만나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장르적 쾌감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동시에 품은 이 매혹적인 여정은 올가을 극장가에 진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전 세계 영화계를 뒤흔들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와일드 호스 나인’은 다음 달 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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