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다시 본다…’1200만’ 감독 저력→개봉 2년 만에 넷플릭스 씹어 먹은 韓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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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2024년 극장가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영화 ‘행복의 나라’가 넷플릭스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넷플릭스 공식 순위 집계 사이트 투둠(Tudum)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영화 부문 톱10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직전 주간인 5일부터 11일까지는 8위에 올라, 4주 연속 톱10을 지키게 됐다. 고(故) 이선균과 조정석, 유재명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개봉 2년여 만에 안방에서 재평가받는 모양새다.


▲ 손익분기점 270만에 71만…극장 대신 OTT서 재발견
2024년 8월 14일 개봉한 ‘행복의 나라’는 주연 배우들의 조합과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이 약 270만 명이었던 데 비해 최종 누적 관객은 약 71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의 30%에도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같은 날 ‘에이리언: 로물루스’, ‘트위스터스’, ‘빅토리’ 등이 개봉했고,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도 흥행을 이어가던 여름 성수기 막바지였다.
흥행과 별개로 연기는 인정받았다. 유재명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5월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남자 조연상을 받으며 “저희는 ‘행복의 나라’가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고인이 된 이선균을 추억했다. 극장 상영 이후 IPTV와 VOD를 거쳐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극장에서 작품을 놓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 10·26 재판 둘러싼 권력과 신념…이선균·조정석·유재명의 대립
작품은 1979년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그에 따른 재판을 소재로 한 정치·법정 드라마다. 실제 역사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권력의 개입으로 흔들리는 재판을 그렸다. 이선균이 연기한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 박태주는 상관의 명령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군인으로, 박흥주 육군 대령을 모티브로 했다. 조정석은 그를 변호하는 정인후로 분했다. 승리를 우선시하던 변호사였지만 법정 밖 권력이 재판에 개입하는 현실을 마주하며 신념을 되돌아보는 가상의 인물이다.
유재명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바탕으로 한 합동수사본부장 전상두를 맡아 재판을 감시하고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박태주를 살리려는 정인후와 이를 가로막는 전상두의 대립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원종이 육군참모총장 정진우를, 전배수와 송영규가 정인후의 변호인단을, 최원영이 검찰관 백승기를 연기했고 우현, 강말금, 진기주, 유성주 등도 힘을 보탰다.


▲ ‘광해’ 추창민 감독 “그 시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연출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232만 관객을 동원한 추창민 감독이 맡았다. ‘마파도’, ‘그대를 사랑합니다’, ‘7년의 밤’ 등을 선보인 그는 ‘광해’로 대종상 영화제와 백상예술대상 감독상을 휩쓸었다. 추 감독은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사건보다는 그 시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며 실제 재판 기록과 다큐멘터리를 참고해 법정 장면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12월 27일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에게 이 작품은 유작 가운데 하나다. 추 감독은 이선균이 조정석과 함께 연기하고 싶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가 동료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 놀라웠다는 회상이다.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의 주역이 됐던 이선균은 ‘나의 아저씨’, ‘끝까지 간다’ 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다.
조정석은 “다른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이선균 배우의 묵직하고도 진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박태주를 변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엑시트’로 942만, ‘파일럿’으로 400만 관객을 모은 흥행 배우의 진중한 변신이었다. 유재명은 전상두를 위해 머리카락 일부를 짧게 자르거나 미는 등 외형 변화도 감수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행복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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