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김혜자, 9년 만의 스크린 복귀…비극의 시대를 관통해 건네는 아련한 위로 ‘여전히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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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국민 배우 김혜자가 모처럼 스크린으로 관객과 만난다.
대한민국 대중문화를 관통해 온 배우 김혜자가 영화 ‘길'(2017)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이한 대배우는 송일곤 감독의 신작 ‘여전히 찬란하게’에서 또 한 번 빛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캐스팅 소식부터 큰 화제가 됐다. 출연을 고사하던 김혜자에게 송일곤 감독은 정성 어린 손 편지를 전달하며 작품의 가치와 진심을 전했다. 이에 김혜자는 출연을 결심했고, 찬란한 순간을 빚어냈다. 김혜자는 “꿈을 갖고 살아가야 할 어린 소녀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가슴 아프게 표현했다”라고 영화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개봉에 앞서 ‘여전히 찬란하게’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며 울림 있는 메시지를 던진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연기 인생 65년의 깊이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김혜자의 대체 불가한 존재감은 ‘여전히 찬란하게’의 핵심 관람포인트로 꼽힌다. 김혜자는 어린 시절의 찬란했던 기억을 품은 채, 60년 만에 단짝 친구 정임(차미경 분)을 다시 만난 순옥 역을 맡았다. 순옥은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정임을 바라보며 회한과 그리움을 느끼는 캐릭터다.

김혜자는 깊은 눈빛 연기로 인물의 한평생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지탱했다. 송일곤 감독은 “모든 움직임 하나하나에 진정성이 있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압도적으로 놀라운 경지의 연기에, 매 순간 감동을 받았다”라고 현장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그리고 손녀로 호흡을 맞춘 이세영은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면서 감정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라고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여기에 차미경이 기억을 잃어가는 현재의 정임 역을 맡아 울림을 더했다. 차미경은 꿈 많던 어린 시절과 달리,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정임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이밖에도 이세영이 순옥의 손녀 지안으로 분해 김혜자와 각별한 유대감을 그려냈고, 어린 시절 순옥과 정임을 연기한 박서경·최주은과 소년 두영 역의 문성현은 극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칸과 베니스에서 일찍이 주목받았던 송일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단편 ‘소풍’으로 칸국제영화제 단편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장편 데뷔작 ‘꽃섬’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감독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1940년대의 역사적 아픔을 소화하면서도 자신만의 시선을 더해 따뜻한 서사를 펼쳐 보였다.

송일곤 감독은 과거의 직접적인 재현보다 역경 속에서도 꿈과 우정을 잃지 않았던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포착하려 했다. 6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를 유연하게 교차시키는 서사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두 소녀가 함께 웃고 꿈꾸던 순간의 온기를 온전히 체감하게 만든다.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감성적이고 세밀한 결을 더한 연출은 보편적인 우정과 사랑의 가치를 스크린 위에 아련하게 펼쳐낸다.
이번 작품은 가장 힘든 시절에도 미래를 꿈꾸던 두 소녀의 순수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뮤지컬이라는 파격적인 표현 방식을 채택했다.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감독 박칼린과 신선호 안무가가 의기투합한 뮤지컬 씬은 모던한 음악과 감각적인 동선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문다. 인물들이 잔혹한 현실의 위협을 잊고 자신들의 꿈을 펼쳐내는 환상적인 장면들은 극의 장르적 카타르시스와 서사적 몰입감을 정점으로 끌어올린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두 소녀의 가장 아프고도 눈부셨던 시절을 스크린에 이식한 작품이다. 시대적 비극을 관통하는 이들의 서사는 기억의 가치를 묻는 작품이기도 하다. 송일곤 감독은 “그 기억들이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순간 그게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그리고 그의 바람처럼 ‘여전히 찬란하게’는 김혜자라는 위대한 배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꺼지지 않을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오는 21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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