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봉인했던 27년…’등급 보류 두 번’ 19금 문제작, ‘무삭제 완전판’으로 스크린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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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장선우 감독의 영화 ‘거짓말’이 27년 만에 무삭제 완전판으로 국내 극장에 돌아온다. 2000년 개봉 당시 심의 과정에서 삭제됐던 장면까지 복원한 버전으로, 당시 관객이 볼 수 없었던 원형이 처음으로 국내 스크린에 걸린다.
29일 배급사 영화로운 형제에 따르면 ‘거짓말: 4K 무삭제 완전판’은 오는 11월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번 상영본은 한국영상자료원이 4K로 복원한 소스를 바탕으로 만든 해외 배급용 판본이다.

▲ 4K 복원에 삭제 장면까지…112분 완전판
이번 판본은 장선우 감독이 완성했던 장면을 모두 담은 112분 버전이다. 2000년 국내 개봉 당시 심의 과정에서 빠졌던 장면까지 포함됐다. 프랑스에서는 같은 복원본으로 블루레이가 먼저 출시된 바 있다. 국내에서 삭제 없이 완성된 형태가 극장에 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극장판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 포함되면서 27년 만에 감독이 의도한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거짓말’은 장정일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장선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이상현, 김태연, 전혜진이 출연했다. 제작은 신철과 김형준이 맡았으며 신씨네가 제작했다. 작품은 199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국제 영화계의 관심을 받았다.

▲ 등급 보류 두 번·원작자 구속…논란의 이력
국내에서는 개봉 전부터 성적 묘사와 표현 수위를 둘러싼 논란이 거셌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두 차례 등급 보류 판정을 내렸고, 제작진은 일부 장면을 삭제한 뒤에야 2000년 1월 작품을 극장에 걸 수 있었다.
논란은 영화화 이전부터 시작됐다. 원작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1996년 금서로 지정됐고, 장정일은 이듬해인 1997년 법정 구속됐다. 이후 영화가 개봉하자 시민단체가 상영 극장주 100여 명을 고발하며 파장이 커졌다. 유엔 인권위원회가 상영 중단을 권고하고 바티칸도 규탄에 나서면서 표현의 자유와 검열을 둘러싼 논쟁은 국제 사회로까지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은 영화 한 편을 넘어 당시 한국 사회의 표현의 자유와 심의 기준을 둘러싼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과 국내외의 거센 비판이 동시에 이어지며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원작자 구속과 영화 심의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창작물의 표현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영화계와 사회 전반에서 논쟁이 이어졌다.


▲ “봉인된 27년”…논쟁 다시 소환
새로 공개된 1차 포스터 역시 작품이 지나온 논란의 역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스터에는 “베니스가 상찬하고 한국이 봉인했던 27년이다”, “가위질 한번 없는 112분, 가장 불쾌한 명작이다”, “2차례 등급 보류, 원작자 구속, 유엔인권위 권고였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배급사는 당시 작품을 둘러싼 심의와 사회적 충돌을 이번 재개봉의 주요 배경으로 내세웠다.
영화는 조각가 제이와 대학생 와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금기를 그린다. 친구 우리를 통해 제이를 알게 된 와이는 전화 통화 끝에 그에게 이끌리고, 두 사람은 점차 사도마조히즘적 관계에 빠져든다.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관계가 이어지던 중 와이의 오빠가 개입하면서 균열이 생기고, 제이는 파리로 떠난다. 이후 파리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하룻밤을 보낸 뒤 각자의 길을 택한다. 와이는 브라질로 향하고, 남겨진 제이는 아내의 추궁 앞에서 진실과 기만 사이에 놓인다.
이번 재개봉은 2000년 당시 삭제본으로만 공개됐던 ‘거짓말’을 감독이 완성한 형태 그대로 다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7년 전 심의 과정에서 빠졌던 장면들이 4K 복원을 거쳐 국내 관객에게 공개되는 가운데, 과거 논쟁의 중심에 섰던 작품이 현재 관객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모인다. 당시에는 삭제를 거쳐야 했던 장면들이 2020년대의 심의 환경과 관객의 시선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주목된다. 27년이라는 시간의 간극만큼 작품을 둘러싼 평가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관심사다. 영화 ‘거짓말’은 오는 11월 11일 다시금 관객과 만난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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