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 달러’ 역대 최고가→아카데미 ‘3전 3승’ 하더니…5년 만에 돌아오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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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에게 노래로 마음을 전한 영화가 전 세계를 울렸다.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녀가 가수를 꿈꾸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코다(CODA)’는 선댄스영화제 4관왕을 시작으로 당시 역대 최고 판매액인 2,5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350억 원)를 기록했고, 이듬해 아카데미에서는 후보에 오른 3개 부문을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수많은 기록을 남긴 ‘코다’가 5년 만에 다시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들리지 않는 가족, 노래를 꿈꾸는 딸…울림 속의 진정성
‘코다’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일곱 살 소녀 루비(에밀리아 존스)가 노래에 재능을 발견하면서 가족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4년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미국 배경으로 옮긴 리메이크작으로, 제목 ‘CODA’는 ‘Child of Deaf Adults’의 약자다.
주인공 루비는 부모와 오빠가 모두 농인인 가족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부모의 통역을 돕고 아버지와 오빠의 어선 일을 거들며 가족과 세상을 연결해온 그의 일상은 학교 합창단에 들어가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노래에 재능을 발견하고 음악 대학 진학을 꿈꾸지만, 가족에게는 여전히 루비의 도움이 필요했다.
션 헤이더 감독은 농인 가족을 실제 농인 배우들로 구성했다. 아버지 프랭크 역의 트로이 코처와 어머니 재키 역의 말리 매틀린, 오빠 리오 역의 대니얼 듀런트가 모두 실제 농인 배우다.
캐스팅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제작 단계에서는 농인 캐릭터에 유명한 청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당시 재키 역으로 참여하고 있던 말리 매틀린은 농인 캐릭터를 실제 농인 배우가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작품에서 빠지겠다는 뜻까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매틀린은 1987년 ‘작은 신의 아이들’로 농인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배우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캐스팅은 작품의 연출 방식과도 맞물렸다. ‘코다’는 음악 영화지만 오히려 소리가 사라지는 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루비의 합창 공연이다. 무대에서 루비가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소리가 사라지고 시점은 객석의 부모에게 옮겨간다. 관객 역시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되면서 부모의 시선으로 공연을 경험한다. 공연이 끝난 뒤 아버지 프랭크는 루비의 목에 손을 올려 진동으로 딸의 노래를 느낀다.
영화 후반부 음대 오디션에서는 루비가 조니 미첼의 ‘보스 사이즈 나우(Both Sides Now)’를 부르며 가족에게 수어로 노랫말을 전한다. 에밀리아 존스 역시 촬영을 위해 미국수어(ASL)와 노래를 익혔고, 작품 속 노래도 직접 소화했다.


▲선댄스 4관왕→역대 최고 판매액→아카데미 ‘3전 3승’까지
작품을 향한 호평은 곧바로 기록으로 이어졌다. ‘코다’는 2021년 선댄스영화제 미국 극영화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 특별심사위원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한 작품이 해당 경쟁 부문의 주요 4개상을 모두 차지한 것은 선댄스영화제 역사상 처음이었다.
영화제가 끝나기도 전 배급권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종적으로 애플이 전 세계 배급권을 2,500만 달러에 사들이면서 당시 선댄스영화제 역대 최고 판매액 기록을 새로 썼다. 제작비가 약 1,000만 달러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배급권 가격만 제작비의 약 2.5배에 달했다.
본격적인 수상 레이스에서도 기세는 이어졌다. 2022년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는 영화 부문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했고, 트로이 코처는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는 코처가 남우조연상, 션 헤이더 감독이 각색상을 차지했다.
정점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다. ‘코다’가 받은 후보는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각색상 단 3개였지만 결과는 ‘3전 3승’이었다. 트로이 코처가 남우조연상을, 션 헤이더 감독이 각색상을 받은 데 이어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차지했다.
특히 코처는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농인 남성 배우가 됐다. 1987년 말리 매틀린에 이어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두 번째 농인 배우이기도 하다. ‘코다’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두 배우가 35년의 시차를 두고 아카데미의 역사를 쓴 셈이다. 여기에 작품상 수상으로 애플TV+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 가운데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배출했다.

‘코다’가 남긴 성과는 화려한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실제 농인 배우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우고 소리와 침묵을 오가는 방식으로 가족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려내며 익숙한 성장 영화에 자신만의 색을 입혔다.
공개된 지 5년이 흐른 ‘코다’는 재개봉을 통해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소리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이야기의 일부로 활용했던 작품인 만큼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코다’가 5년 전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9월 16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재개봉.
강지호 기자 / 사진= 영화 ‘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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