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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지하철역을 무대로 오싹한 이야기를 전개한 공포 영화가 화제다.
14일, 영화 ‘괴기열차’가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영화 부문 3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 개봉했던 이 영화는 1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씁쓸하게 퇴장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재평가받고 있다.
‘괴기열차’는 공포 크리에이터 다경(주현영 분)이 광림역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의문의 실종 사건이 발생한 광림역을 조사하던 다경은 역장(전배수 분)에게 이곳에 얽힌 괴담을 전해 듣는다. 이후에도 자극적인 이야기에 집착하던 다정은 끔찍한 사건에 얽히며 위기를 맞게 된다.
도시 괴담을 통해 기이한 분위기를 형성한 ‘괴기열차’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살펴봤다.
‘괴기열차’는 2024년 2월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오컬트 영화의 흐름을 바꾼 ‘파묘’ 제작진이 참여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파묘’의 신드롬 덕분에 개봉 전부터 호러 장르 팬들의 이목을 끌었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전통적인 오컬트 공포가 의식·신앙·금기에서 출발했다면, ‘괴기열차’는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현실적인 공포를 탐색한다. 연출을 맡은 탁세웅 감독은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서로를 거의 바라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졌고, 이 단절된 시선 사이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상상하며 섬뜩한 이야기를 구상했다. 그 결과 일상의 이동 수단이었던 지하철은 괴담이 생성되는 무대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작품의 중심에는 조회수 경쟁 속에서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나서는 공포 크리에이터 다경이 있다. 광림역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을 조사하던 그는 괴담을 콘텐츠로 만들며 인기를 얻지만, 취재가 깊어질수록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세계에 발을 들였음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조회수를 향한 욕망 탓에 광림역을 떠나지 못하던 다정은 결국 괴담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이 인물을 연기한 배우 주현영은 공포를 콘텐츠로 소비하던 사람이 점차 그 공포에 잠식되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밝고 유쾌한 모습과는 다른 서늘한 면모를 드러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공간 자체를 이야기의 핵심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광림역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건을 만들어내는 주체로 기능한다. 광림역은 현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지하철역이면서, 동시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어긋나 있는 공간이다. 그 미묘한 어색함 속에서 불안감이 점차 고조되는 걸 목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자살 사건과 실종이 반복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낡은 역장실과 고장 난 CCTV,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철도 구간 등은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로 스산하게 표현됐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지만 어딘가 고장 난 듯한 구조, 그리고 현실과 과거가 뒤섞인 듯한 이미지를 통해 역 자체가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게끔 연출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괴기열차’는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구성하는 사소한 요소들을 공포의 장치로 적극 활용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스크린도어 광고판, 음료 자판기, 흔들리는 손잡이, 술에 취한 승객과 노숙자 등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풍경들이 낯선 존재로 변모하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장소와 사물이기 때문에 그 변화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머리를 반복적으로 벽에 부딪히는 여자, 붕대를 감은 채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인물, 꽃으로 뒤덮인 여인 등 기묘한 캐릭터들이 충격을 더하며 색다른 공포를 느끼게 한다. 정통 호러 속에 미스터리와 다크 판타지, 바디 호러적 장르까지 뒤섞인 ‘괴기 열차’는 다양한 괴담을 빠른 호흡으로 선보이며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처럼 ‘괴기열차’는 낯선 세계가 아닌, 너무 평범해서 미처 의심하지 않았던 일상의 틈 속에서 공포를 길어올렸다.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뒤틀어 새로운 공포를 만들어낸 ‘괴기열차’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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