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정상훈이 딸바보 꿈과 조단∙백구와 우정을 이루며 ‘완벽 결말’을 맞이했다.
MBC 2부작 단편드라마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가 7월 6일 방송된 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2회는 사라진 카사노바 견 백구를 찾는 정자왕(정상훈 분)과 옹화마을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이장직을 지키려는 정자왕과 뺏으려는 덕삼(이중옥 분)은 ‘백구를 먼저 찾는 사람이 차기 이장이 된다’는 공약을 걸고 경쟁을 펼쳤다. 그 와중에 백구는 새끼들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백구가 아직 마을에 있다고 확신했다. 백구를 유인하기 위해 백구가 좋아하는 음식인 돈가스가 동원됐다. 사람들은 돈가스 튀김 냄새에 질려 “백구 잡기 전에 우리부터 잡겄슈”라며 질색팔색했다.
마을이 난리인 가운데, 백구를 숨겨주고 있는 범인의 정체가 드러났다. 복철(조단 분)이었다. 복철은 자기 밥을 챙겨가며 백구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지만, 결국 정자왕에게 발각됐다. 복철은 중성화수술을 할 백구가 안쓰러워 어린 마음에 숨겨줬던 것이었다. “개가 얼마나 아프겄어유. 말도 못하는디”라는 복철의 동심에, 정자왕은 백구 찾기를 그만두기로 했다. 두 사람은 정관수술, 포경수술을 하며 동지애를 쌓은 데 이어, 백구를 숨기는 비밀까지 공유하며 더 가까워졌다.
이런 가운데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헛구역질을 하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던 아내 임신애(전혜빈 분)가 여섯째를 임신했다. 정자왕은 “난 분명 묶었는디”라며 멘붕이 왔다. 임신 소동의 전말은 정자왕의 몸 속에 남아있던 정자 때문으로, 간호사의 안내 문자를 보지 못한 정자왕의 실수였다. 계획엔 없는 임신이었지만 정자왕은 기쁜 소식을 들었다. 아들 다섯에 드디어 염원했던 딸을 갖게 된 것이다.
이에 임신 축하 마을 잔치가 벌어진 가운데, 흑구로 둔갑한 백구가 발견됐다. 앞서 복철이 할머니의 염색약으로 백구를 흑구로 변신시켰고, 이를 덕삼이 찾아낸 것. 덕삼은 흑구가 백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름을 부르고 좋아하는 돈가스를 들이밀었지만, 백구는 배우 뺨치는 연기를 펼치며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백구 대신 정자왕은 진짜 정력왕으로 ‘세상에 그런 일이’에 출연, 정력에 좋은 옹화 마를 먹고 6남매 아빠가 됐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정자왕은 “지지고 볶고 다 했는디 정자가 살았어유. 이게 보통 일이유?”라며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
방송 말미 공개된 쿠키 영상에서는 돈가스를 먹으면 안된다고 백구를 훈련시키며 완전 범죄(?)를 꿈꾸는 복철의 귀여운 모습과, 그런 복철의 마음을 알고 애견샵에서 염색약을 사는 춘심의 빅픽처 설계가 반전으로 밝혀지며 감동을 더했다.
유쾌한 웃음 뒤 따뜻한 감동을 남긴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는 짧지만 굵게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이며 MBC 극본공모전 단편 최우수작의 가치를 입증했다. 정관수술로 시작해 방심할 틈 없이 웃음을 주던 이야기는 아이와 어른, 사람과 동물 사이 나눌 수 있는 정을 그려내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사진 제공 = MBC ‘나는 돈가스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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