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얼굴, 총명한 눈빛. 신인 배우 우현진의 첫인상은 맑고 밝았다.
tvN ‘구미호뎐1938’을 통해 데뷔한 우현진과 그가 연기한 장여희 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여희는 낮에는 양품점 직원, 밤에는 클럽 파라다이스의 이름 없는 가수로 일하는 ‘반인반어’다.
드라마 종영 이후 만난 우현진은 필모그래피에 새겨질 첫 작품 ‘구미호뎐1938’에 대한 여운을 간직하고 있었다. 극중 장여희는 외유내강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우현진은 약 1년 간 탐구해온 장여희가 자신과 많이 닮았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와 닮은 구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여희와 같은 상황이 되면 여희와 같은 판단, 선택을 할 거 같았죠. 여희라는 캐릭터를 연구하되 나와 닮은 점은 그대로 캐릭터에 묻어나도록 연기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인지 여희와 헤어지는 게 아쉬우면서도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캐릭터로 첫 포문을 열었으니, 앞으로 더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날 거란 기대가 있어요”
우현진은 지난 2020년 ‘구미호뎐’의 인기에 힘입어 이어진 시즌 2 ‘구미호뎐1938’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지인들에게 출연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부모님까지 그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소식을 몰랐다는 후문이다.
“평소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랬던 거 같아요.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자체로 기쁜 마음을 갖기보다 이 과정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방송이 시작된 이후 몇몇 지인들이 저인지 긴가민가해서 물어본다며 연락을 해왔어요. 그리고 부모님은 ‘구미호뎐1938’에 출연한다고 뒤늦게 알렸을 때 엑스트라 정도로 생각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 놀랐다고 하셨어요.(웃음)”
우현진은 머리속에 수없이 그렸던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던 첫날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매순간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의 시간은 우현진의 정신을 더 맑게 만들었다.
“처음으로 현장을 경험하면서 스스로의 몫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아무리 좋은 현장, 스태프를 만나도 제 역할은 제 몫이라는 의미에요. 어느 한 명이 노력하지 않으면 모두의 수고가 물거품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한 작품을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뭉클했어요. 이 마음을 오래 간직할 거예요”
우현진은 ‘구미호뎐1938’에 출연하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팬이 생긴 것이다. 그는 요즘 팬들이 표현하는 ‘무해한 사랑’에 푹 빠졌다. 팬들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우현진의 큰 눈망울이 더 반짝거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포에버 현진’이라는 계정이 생겼어요.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계정이라고 해요. 참 신기했어요. 제 이름이 언급된 기사를 저보다 더 빨리 읽고 스크랩해 주시는 정성에 감동했어요. 아무런 목적 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과연 어떤 것일까 생각해 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팬들과 삼겹살 파티라도 하고 싶어요. 보내주시는 사랑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팬의 사랑을 확인한 우현진의 최대 고민은 ‘사인’이다. 오랜 시간 배우를 꿈꿨지만, 그동안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사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총 4가지 후보를 두고 고민하고 있어요. 최근 한 식당에서 사인을 요청받았는데 이름 석 자를 적고 나왔어요. 너무 죄송해서 ‘다음에 사인이 생기면 꼭 찾아와서 다시 해드리겠다’고 약속한 뒤 가게 약도까지 받았어요. 이 약속은 꼭 지킬 거예요”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민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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