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살벌 지수는 2배로 높아졌다는데, 과연 원조 배우의 위상을 넘을 수 있을까. 문제는 넘기엔 지나치게 높은 벽, 전지현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조근식 감독)가 15년 만에 관객을 찾는다. 남자주인공 차태현은 그대로, 여주인공만 교체됐다. 에프엑스의 빅토리아가 전지현의 바통을 잇는다. ‘엽기녀=전지현’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또렷한 만큼 빅토리아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대륙 흥행까지 책임져야 한다.
빅토리아도 타이틀롤의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6일 오전 11시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많이 떨린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에프엑스 데뷔 무대 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는 그녀는 “1편이 워낙 성공해서 부담감이 크다. 하지만 차태현 선배와 감독을 믿고 의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현을 톱스타로 만들어 준 ‘엽기적인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당시 대중문화 속 여주인공들 대부분이 청순하고, 조신한 캐릭터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서 남자친구 견우(차태현)의 뺨을 때리고, 하이힐 구두를 신어 달라는 조르는 ‘그녀'(전지현)의 모습은 전에는 볼 수 없는 신선한 것이었다. 걸크러쉬 개념이 전무했던 것은 물론, 기존의 여성성을 깨는 여주인공들이 비호감 영역에 머물러있던 시절, 전지현은 완전히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영화는 견우가 1편에 등장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첫사랑인 ‘그녀'(빅토리아)와 재회하면서 시작된다. 견우는 매일 밤 힘든 미션을 주문하는 ‘그녀’에게 시달리는 남편으로 등장, 애환 섞인 웃음을 전달할 예정이다. 차태현과 빅토리아의 코믹스럽고도 엽기적인 신혼 생활이 웃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속편의 특성상 빅토리아의 캐릭터는 전지현 보다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여주인공의 엽기적인 행각만으로 흥행을 보장할 수는 없다. 15년 사이 대중문화 속 여성 캐릭터는 매우 다양해졌다. 1편에서 보여 준 전지현의 캐릭터가 이미 많은 작품에서 반복돼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숙제도 있다.
흥행의 관건은 결코 빅토리아에게만 달려 있지 않다. 전지현과는 다른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또 장르의 특수성에 걸맞게 코메디 요소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신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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