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사람은 균형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게 무너지면, 탈이 나기 마련. 하나의 욕구를 너무 억제해서 다른 쪽으로 쏠린 모양이다. 그 탓에 다른 욕구를 자제하지 못했는지, 사고를 냈다.
김생민은 지난해,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처음 전성기를 맞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대중에게 소비욕을 억누르라고 종용했다. 그래야 돈을 모을 수 있고, 자신처럼 초호화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 덕에 김생민은 리스펙받는 인물로 추앙됐다. 각종 예능프로그램 러브콜을 받았고, 광고 모델이 됐다. 김생민 브랜드를 기반으로 제품도 출시됐다.
하지만 김생민의 행복은 2018년 3월부로 멈추겠다. 늦은 유명세를 탄 김생민이 한 방에 무너질 판이다. 2008년 함께 근무했던 방송 스태프를 성희롱한 사실이 발각됐다. 김생민은 당시 피해자를 10년 만에 다시 만나 용서를 구했단다. 현장에는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함께 했고, 보도를 통해 김생민의 과거 만행이 드러났다. 김생민 역시 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생민 열풍이 일어난 사이 그를 향한 불편한 시각이 아예 없는 건 아녔다. 김생민은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다. 김생민은 값비싼 음료와 식사는 남이 사줄 때 먹는 거라 강조했다. 내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남의 돈을 쓰게해야 한다는 이기심으로 훈계했다.
김생민처럼 살고 싶다고 한들, 결코 현실은 그럴 수 없다. 매번 남이 사주는 것만 얻어 먹을 수 있는 사회생활은 어렵다. 택시를 타지 않아도 신속히 데려다주는 매니저가 없다. 아무리 평균 연봉이 올라도 유명 연예인만큼 수익이 되지 못한다. 아끼고 또 아낀다고 해도 김생민처럼 타워팰리스를 내집으로 마련하는 건 까마득하다.
얼마 전까지 김생민은 자린고비 생활 덕에 지금의 성공을 맞았다고 도취됐을 수 있겠다. 시청자들이 자신을 본보기로 삼도록 연신 ‘스튜핏’과 ‘그뤠잇’을 외쳤다. 10년 전 자신의 성욕을 억제하지 못했던 기억은 정작 지운 채.
삶의 만족도와 행복은 스스로 정하는 게 맞다. 누군가의 잣대에 따라 맹목적일 필요가 없다. 각자 수익에 맞춘 소비욕구는 발현될 필요가 있다. 통제 강도가 너무 강해지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김생민에게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 무조건 절약은 궁상이 될 수도 있다. 소비욕을 채워주지 못하면, 성욕을 애먼 곳에 분출할 수도 있으니.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김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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