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나는 매일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항상 같은 자리 앉아 있는 그녈 보곤 해”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 우주필름 제작) 속 권력자들은 우아한 듯 경박스럽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껏 차려입고 스테이크를 썰어먹지만 자신의 권력을 보존하는 데 방해되는 자에게는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무자비함을 드러낸다.
공중에선 화려하지만 땅에 떨어지고 나선 한낱 쓰레기에 불과한 깃털 장식의 속성은 권력의 그것과 데칼코마니처럼 맞닿아 있다.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이 펜트하우스 장면에 공들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권력을 향유하는 이들의 가볍고 양아치스러운 모습을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편집,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열연으로 표현한 명장면이다.
특히 정우성과 조인성의 클론 ‘난’, 자자의 ‘버스 안에서’ 칼군무 장면은 예고편 공개 당시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비선실세 한강식 검사가 주책 맞게 ‘버스 안에서’를 열창하는 장면에서 포복절도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
이 장면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90년대 음악 틀어주는 클럽에 가면 양복 부대가 90년대 댄스곡 안무에 맞춰 춤을 추는데 그 모습이 꽤 인상 깊었다. 한강식 검사 정도 되면 김광식의 노래나, 트로트를 부를 것 같은데 ‘버스 안에서’라니. 시나리오 쓰면서도 혼자 어찌나 웃었는지 모른다. ‘버스 안에서’ 가사부터 한강식과 너무 안 어울리지 않나”라고 전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더 킹’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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