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내년 봄에는 꼭 ‘서재페(서울재즈페스티벌)’ 가야지!” 타고나다시피 한 건망증 때문에 예매를 깜빡 잊어 재즈페스티벌을 몇 년 째 놓친 에디터 LEE는 2019년 연말 비장하게 다짐했다. 2020년에는 까먹지 말고 반드시 가야겠다고. 하지만 코로나에 봄을 빼앗겨 버렸고 ‘서재페’는 몇 번이고 연기되다가 결국 최종적으로 개최 취소되었다. 재즈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음악회들도 속속 연기되거나 내년을 기약하겠다는 공지를 냈다.
2020년은 정말 무작정 버티는 한 해가 될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반쯤 체념하고 있을 무렵 들려오기 시작한 ‘언택트 공연’ 소식들은 답답한 마음에 작은 창을 내 주었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더 멋이 깊어지는 재즈 공연들이 온라인으로 열리거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막을 열기 시작했다.Show must go on! 가을이 깊어가는 9~10월,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국내외 재즈페스티벌들을 모아보았다.
‘제13회 대구국제재즈축제’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대구국제재즈축제가 온라인 개최를 발표했다.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사전녹화영상 방영 형태로 진행되며 총 14개 팀 137명에 달하는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공식 홈페이지, 대구컬러풀TV,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및 대구 내 각 구청 홈페이지에서 시청할 수 있다. 20여 년 간 꾸준히 한국에서 연주활동 중인 미국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의 공연이 개막 당일(24일) 예정되어 있으니 브랜튼의 팬이라면 대구국제재즈축제 영상도 꼭 보아야겠다.
2020. 09. 24~26
‘HYDE PARK JAZZ FESTIVAL 2020’
2007년 9월부터 매년 미국 시카고 남쪽 하이드 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하이드 파크 재즈페스티벌은 시카고의 명물행사이기도 하다. 첫 해에 거의 5000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모여들어 12시간 동안이나 음악을 즐겼다고. 무료 공연이지만 시카고 전역의 실력 있는 재즈 뮤지션들이 모여들어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는 9월 26~27일 양일간 진행되며 온라인으로도 무료 생중계 된다. 공연 첫 날은 미국 시간으로 26일 저녁이므로 시차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일요일 아침에 볼 수 있겠다.
2020. 09. 26~27
‘스미다 스트리트 재즈 페스티벌’
이웃나라 일본도 재즈문화가 상당히 발달된 곳이다. 도쿄 재즈페스티벌, 이케부쿠로 재즈페스티벌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재즈 페스티벌이 자주 열리기도 한다. 최근 한일관계에 찬바람이 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닥쳐오면서 일본에 재즈여행 간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지만 온라인 페스티벌은 제한 없이 구경할 수 있다.
올해로 10살이 된 스미다 스트리트 재즈 페스티벌은 도쿄도 스미다 구에서 매년 가을 열리는 길거리 재즈페스티벌로, ‘스트리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유롭고 흥이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는 온라인 축제로 전환해 각 뮤지션들의 연주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관객 투표를 통해 인기 밴드를 뽑는 식으로 진행된다. 보컬 있는 밴드, 드럼이 있는 밴드, 드럼이 없는 밴드 등 듣는 사람이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분야를 나누어 놓아 듣는 재미도 있다. 10월 28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는 무관중 공연을 열고 온라인 생중계도 열 예정.
2020. 09. 01~10. 31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우리나라 재즈페스티벌 하면 딱 떠오르는 양대산맥, 서울재즈페스티벌과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다. ‘서재페’는 아쉽게도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지만 자라섬은 기간을 길게 늘려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유튜브와 네이버 TV로 무료 시청할 수 있으며, 개막일인 9일(금요일)외에는 토/일요일 저녁시간 위주로 공연이 진행되므로 10월 내내 매 주 주말 저녁을 정상급 재즈 뮤지션들의 연주와 함께 보낼 수 있겠다. 행사일정표와 참여 뮤지션 목록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 10. 9~25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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