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벌써 11년째 막돼먹었다. 그럼에도 사랑 받았다. ‘막영애’ 김현숙의 이야기다.
김현숙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한설희 극본, 정형건 연출, 이하 막영애16)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막영애’는 2007년부터 방송된 후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는 tvN 장수 시즌제 드라마. 이번 시즌에서는 주인공 이영애(김현숙)가 10년 만에 노처녀 딱지를 떼고, 이승준(이승준)과 결혼식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현숙도 종영 소감이 남다를 터.
“벌써 11년이 됐는데 종영하니까 시원섭섭한 마음이 커요. 이번 시즌에서는 결혼과 임신이라는 큰 이슈가 있었잖아요. 시청자들이 오래 기다려준 일이기도 했고, 오랫동안 못 봤던 원년 멤버도 많이 출연해서 좋았어요. 눈물 나오더라고요. 결말에도 만족해요. 다른 시즌에 비해서 뿌듯하기도 했어요.”
‘막영애16’은 임신과 결혼이라는 영애의 숙원사업을 한 방에 해냈다. 10년 만에 맞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영애는 처음이지만, 김현숙은 실제로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영애의 임신과 결혼을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실제로 임신과 육아를 경험해봤으니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김현숙의 임신과 영애의 임신은 또 다르더라고요. 생각한 것보다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작가들과 의견 충돌도 있었고요. 저는 임신 했을 때 정말 즐거웠는데, 영애는 아니었잖아요. 노처녀의 아이콘이었던 영애가 혼전임신 했으니까요. 그런 부분 때문에 초반에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어요. 고민도 많았고요. 그래도 직접 경험을 해봐서 연기에 도움은 많이 됐어요.”
특히 김현숙은 막돼먹은 영애씨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시즌16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김현숙의 힘이 컸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막돼먹은 영애씨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다. 이번 시즌에서는 임신 때문에 더욱 그랬다.
“‘막영애’가 어떻게 진행될지 너무 잘 알아요. 그래서 시작 전에는 무서운 마음이 커요. 영애는 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극을 주도하기 때문에 분량도 많고, 망가지는 것도 많거든요. 물에 빠지는 일도 자주 있었고, 몸으로 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이번에는 임신을 하는 바람에 예전보다 육체적으로는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는 좀 더 힘들었고요. 임신한 상황이 되니까 작가들도 마음대로 못한 거 같아요.”
막돼먹은 캐릭터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수민(이수민)이 대신했다. 이수민은 이영애 동료로 외모와 몸매에 욱하는 성질까지 다 가진 캐릭터. 꽉 찬 돌직구를 날리는 센 언니로 불리기도 했다. 차세대 막돼먹은 캐릭터가 된 셈.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당연한 순리인 거 같아요. 나이 먹으면서 몸을 사리게 되는 건 당연하잖아요.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즌이 계속 흘러가는데 새로운 인물의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영애가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서 변해가니까, 그런 것을 채워줘야 하는 캐릭터가 필요했죠. ‘막돼먹은 수민씨 아니냐’ ‘영애 주니어 같다’ 등의 말도 해주세요. 그런 부분은 불가피한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제작진의 선택이었는데 이수민이 잘 해줬어요. 섭섭한 것도 있지만, 이수민이 기특하고 고맙고 그런 마음이 들어요.”
영애를 이야기할 때 김현숙의 눈빛은 반짝였다. 시즌17을 기대하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김현숙이 없는 ‘막영애’는 생각할 수 없기에 당연한 것 아닐까. 다음 시즌이 빨리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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