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이 뜨겁다. 제71회 칸영화제 경쟁작인 ‘버닝’은 지난 16일 공개 직후 “쇼킹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버닝’의 유아인은 18일 프랑스 칸 마제스틱 비치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수상 가능성에 대해 묻자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에게 물어보는 걸로”라며 웃었다.
‘버닝’은 영국 매체 스크린인터내셔널에서 역대 스크린 최고 신기록인 3.8점(4점 만점)을 기록했다. ‘버닝’ 이전 최고 기록은 ‘토니 에드만'(2016)의 3.7점이었다. ‘버닝’은 평론가 10명 가운데 8명에게 만점을 받았다.
“좋은 평가를 많이 받으니 당연히 기분 좋죠. 하지만 수상은 심사위원 마음이잖아요. 저도 그들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오고 싶어요.(웃음) 이창동 감독님의 ‘버닝’이라는 영화에 좋은 순간이 만들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순간을 기분 좋게 즐기고 있어요. 물론 평점이 좋으니 좋죠. 역대 최고, 이런 것 좋아하잖아요. 감독님의 팬으로서 감독님이 오랜만에 칸에 오셔서 좋은 평가받고 환대 받으시니 저 역시 기분 좋아요.”
유아인은 ‘버닝’에서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를 연기했다. 종수는 오랜만에 재회한 어렸을 적 친구 해미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해미를 통해 알게 된 정체불명의 남자 벤을 만나면서 일상이 무너진다.
“종수는 누구와도 편하지 않은 인물이에요. 걷는 것도 꾸부정하잖아요. 유일하게 편한 순간이 소 앞에서 노래 부를 때예요. 영화에서는 삭제됐는데 종수가 혼자 게임을 하거나 SNS를 하는 장면도 있어요. 이 시대 청춘의 장면이기도 하죠. 감독님이 청춘에 정말 깊게 고민하신 흐적이 느껴졌어요. 한편으론 청춘의 세계를 그려주셨던 사실에 감사하죠. 감독님은 누구보다 뜨겁고, 젊으신 분이에요.”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유아인은 이제 조심스럽게 걷고 싶다고 했다. 커리어 관리라는 1차원적 이유가 아닌, 관객에 대한 예의 때문이란다.
“지금까진 정말 힘차게 달려왔다면 이젠 조심스럽게 가고 싶어요. 커리어 관리 때문이 아니라, 관객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그래요. 예전엔 유아인이라는 이미지를 깊게 펼쳤기 때문에 그 잔상을 지우려고 굉장히 노력했어요. 저에 대한 피드백을 깨고, 판타지를 깨고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극단적 다름을 보여주고 싶었달까요. 이번엔 ‘버닝’이라는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요.”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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