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7일의 왕비’ 박민영이 연우진의 밀실을 발견했다. 이제 판도라 상자는 열리고 말았다.
6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연출 이정섭/제작 몬스터 유니온) 12회에서는 신채경(박민영 분)과 이역(연우진 분)의 잔혹한 생존로맨스가 그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혼인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둘러싼 운명은 더 잔혹해졌다. 서로를 자꾸 의심하고 속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날 방송은 사랑, 의심, 집착으로 얼룩진 역경커플의 혼례식으로 시작됐다. 신채경은 혼례 도중 이역의 팔에서 흘러내린 붉은 피를 발견했다. 신채경이 이역을 감시하겠다고 한 것은, 이융(이동건 분)의 마음에 이역에 대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역의 부상은 여러 의미로 신채경에게 큰 아픔이었다. 무엇보다 이역을 사랑하기에 더욱 아팠다.
신채경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은 또 벌어졌다. 혼례 직후 이역이 급히 집을 비운 사이, 이융이 신채경을 찾아온 것. 그는 신채경에게 약상자를 건네며 앞으로도 이역이 다칠 일이 많을 것이라는 말을 해 불안감을 조성했다. 나아가 전당포가 수상하다며 살펴본 후 자신에게 보고하라 명령했다. 이런 상황들은 이역을 향한 신채경의 마음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더욱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신채경이 처한 상황과 마음을 알고 있는 이역이기에, 그 역시 신채경을 속여야만 하는 상황이 힘겨웠다. 늦은 밤 신혼집에 돌아온 이역은 신채경이 걱정할까 다친 팔을 숨기려고 했다. 하지만 금세 들키고 말았다. 신채경을 사랑하는 이역이기에 그녀를 품에 꼭 안고 잠이 들었지만 신채경이 자신으로 인해 힘겨워한다는 생각에 그 역시 고통스러웠다.
이렇게 신채경과 이역의 애틋하고 불안한, 그래서 더 치명적인 생존로맨스는 깊어지고 있었다. 결국 신채경은 전당포로 향했고, 이역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전당포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자 했다. 하지만 이내 이역을 믿지 못하고 의심한 자신을 채근하며 눈물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역은 말없이 채경을 안아줬다. 커지는 사랑만큼, 서로 속여야만 하는 두 사람의 생존로맨스가 매우 아프게 느껴진 장면이다.
역경커플이 슬픈 운명에 힘겨워하고 있는 사이, 밀지를 둘러싼 비밀도 풀리기 시작했다. 서노(황찬성 분) 아비가 이역에게 밀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 그러나 서노의 뒤를 쫓던 임사홍(강신일 분) 일행은 서노아비를 붙잡아 이융에게 데려왔다. 이융은 서노아비로부터 여인의 몸에 밀지와 관련된 내용이 새겨져 있음을 확인한 후, 서노아비를 죽였다.
아비의 시신을 발견한 서노와 이역, 우렁각시들은 오열했다. 같은 시각, 신채경은 다시 전당포를 찾았다. 그리고 결국 그곳에서 이역의 밀실을 찾고 말았다. 밀실 안에는 신채경의 마음을 와르르 무너뜨릴 것이 있었다. 벽 한 켠에 현 조정의 조직도가 있었던 것. 이역의 거사를 위해 제거해야 할 인물들의 이름은 붉은 색으로 쓰여 있었다. 왕 이융도. 신채경의 아버지인 신수근(장현성 분)도.
그토록 믿었던 이역의 마음 속 역심. 그 역심의 칼날이 이융은 물론 아버지의 목까지 겨눌 수 있다는 불안감. 이 모든 것들이 신채경의 마음을 강하게 뒤흔들었다. 이제 판도라 상자는 열렸다. 신채경은 커지는 사랑과 함께 의심과 불안감까지 품은 채 이역을 바라봐야만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역경커플의 생존로맨스가 얼마나 더 큰 폭풍으로 휘몰아칠지 벌써부터 가슴이 시리다.
강렬한 엔딩이었다. ‘7일의 왕비’ 12회는 60분 동안 신채경과 이역의 마음 속 사랑과 불안, 의심 등 감정변화를 촘촘하게 담아냈다. 이를 따라가던 시청자는 고조되는 감정과 함께, 극강의 몰입도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상황과 감정을 극으로 끌어올리는 장면이 엔딩을 장식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여운을 남기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치솟게 했다. ‘7일의 왕비’ 13회가 미치도록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MBC ‘7일의 왕비’ 방송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