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세계 최대 음악 유통사 중 하나인 유니버설 뮤직의 직배사가 내놓은 밴드라니. 뭐가 달라도 다를 것 같은 두 남자였다. 지난해 데뷔한 1415 이야기다.
1415는 보컬 주성근, 기타 오지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7살의 크다면 큰 나이차를 자랑하는 두 사람이 만난 계기는 어쩌면 운명적이다. 한약(한의학)대를 재학 중이던 주성근이 어릴 적 꿈을 찾아 음악 학원에서 보컬 트레이너 일을 할 당시, 패션 분야에서 일하다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오지현과 만나게 된 것.
두 사람은 우연히 잼(즉흥연주)을 벌였고, 예상치 못한 ‘케미스트리’를 발견했다. 단 몇 시간 만에 6곡이 탄생했다. ‘운명’임을 느낀 오지현은, 주성근에게 함께 살 것을 제안했다. 주성근도 이를 허투루 듣지 않았다. 서로에게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두 사람은 단숨에 알아차렸다. 그렇게 두 사람만의 작은 역사가 시작됐다.
전설적인 록밴드 퀸을 필두로 지난 4월 하늘의 별이 된 EDM 천재 고(故) 아비치를 비롯해 팝가수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션 멘데스 등이 소속된 다양한 레이블을 지닌 유니버설 뮤직의 안목은 틀리지 않은 듯 보인다.
화려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415는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자신들의 존재감을 굳히고 있다. 여느 인디밴드, 어쿠스틱 그룹과는 다르게 각종 팝 커버와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관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선을 그어 주던가’ ‘이토록 네가 눈부셔’ 등 음악팬들에게 익숙한 멜로디를 넘어, 얼마 전에는 웹 드라마 OST(너도 아프겠지만)에도 참여하며 활동 포지션을 넓혔다.
최근까지 신곡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는 1415 두 멤버와 만나, 그들이 품고 있는 음악관 등을 들어봤다.
Q. 음악 코드인 C코드 F코드, C코드 G코드(즉 1도 4도, 1도 5도)로 끝내는 곡이 많아, 팀명을 ‘1415’로 정했다고 하던데요. 조금은 생소하고 어려울 것도 같은데, 팬들 반응은 어떤가요?
A. 솔직히 처음에는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쉽게 이해를 도와볼게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생각해보세요. 1415는 ‘도파도솔’이라는 의미가 되죠. 외우면 안 까먹어요.(주성근)
Q. 본격적으로 질문을 시작할게요. 얼마 전 발표한 ‘이토록 네가 눈부셔’의 경우, 가사가 유독 현실적으로 와닿는데요. 누군가의 경험담인가요?
A. 네 저예요. 저의 경험을 그대로 썼어요. 실패한 짝사랑도 있고, 혼자 한 외사랑도 있어요. 학생 때는 왜 수줍잖아요. 예쁘거나 멋있으면, 바라만 보게 되잖아요. 지나고 보니, 아름답게 간직되더라고요. 저만의 말로 각색해봤어요. (주성근)
Q. 반응은 어떤가요? 공감하기 좋은 소재라,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더욱 좋았을 것 같아요.
A. 확실히 이전보다는 쉽게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대중성이 곧,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음악으로 표현했을 때, 공감대를 자극할 수 있는지 고려해 봐요. 한 가지 색깔로 굳히기에는 아직 이르죠. 앞으로도 여러 가지 색을 보여드리고 싶어요.(주성근, 오지현)
Q. 함께 음악 작업을 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어떻게 조율하나요?
A. 놀랍게도 취향이 거의 똑같아요. 다만, 신경 쓰이는 부분이 다를 때가 있어요. 서로의 말을 들어줘요. 각자의 의견 중, 공통된 부분을 추린다던가 하죠. 사실 저희는 둘 다 프로듀싱을 하거든요. 당연히 부딪힐 수 있어요. 그럴 때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해요. 다 잘 되자고 하는 일이잖아요. 감정적일 필요가 없죠. 예민하기는 하지만, 한 번도 싸운 적은 없어요.(주성근, 오지현)
Q. 팀을 결정하고, 국내 소속사가 아닌 유니버설 뮤직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둘이서 앨범을 내기로 결정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에 (음악을)보냈고, 1~2년 정도 걸려서 인정받았어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계속해서 보냈죠. 왜 유니버설뮤직이냐고요?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많았고, 회사 로고가 마음에 들었어요! 하하하. 프리미엄도 있어요! 마마스건이라는 밴드랑 협업을 한 적이 있는데, 기억에 남네요.(오지현)
Q. 요즘 즐겨듣는 노래가 있나요?
A. 저는 레드벨벳과 블랙핑크요. 그분들 노래가 나오면, 가던 길도 멈춰요.(오지현) 브라이언 맥나잇, 퀸, 콜드플레이 등의 음악은 항상 좋아요.(주성근)
1415는 지난 12일 새 앨범 ‘SURFER’를 발표하기도 했다. 쉴 새 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중. 이름하여 여름 캐럴이다. 긴긴 여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원한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서브 기타, 신스 기타 후렴 등 디테일에 집중해서 들으면 재미는 배가 된다고 한다.
Q. 쉼이 없네요. ‘나만 아는 가수’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신예가 되어가고 있어요. 팬들이 서운해 하진 않나요?
A. 팬층이 정말 다양해요. 10대에서 40대까지요. 물론 서운해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래도 더 잘 되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요즘은 남성 팬도 늘었어요. 정말 감사하죠.(주성근, 오지현)
Q. 끝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어요?
A. 음악을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이요. 노래만 들어도 그 시절이, 시간이 떠오르는 때가 있잖아요. 사진과 같을 수도 있죠. 어쩌면 시간 예술 같아요.(주성근) 계속 감동을 주고 싶어요. 감동이 없으면 안 되다고 생각해요. 정의로움 그런 것 말이에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오지현)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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