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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어스 앤 이어스 “韓 팬들, 우리 삶 속속들이 이해해줘…특별한 교감” [인터뷰]

이어스 앤 이어스 “韓 팬들, 우리 삶 속속들이 이해해줘…특별한 교감” [인터뷰]

김풀잎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풀잎 기자] ‘이어스 앤 이어스가 놓아둔…럭키 이스케이프(Lucky Escape)’

‘가사와 멜로디가 극과 극이라고?’ 이 팀에 ‘꽂힌’ 결정적인 이유다. 마치 원투펀치를 날리는듯했다. ‘괜찮아’라고 안심시키더니, 곧이어 ‘사실은 아니야’라고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정체가 뭘까?’ 리드미컬하고 화려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인지도를 굳힌, 신스팝 겸 일레트로니카 밴드 이어스 앤 이어스(Years & Years)를 그렇게 알게 됐다. 이어스 앤 이어스는 보컬 올리 알렉산더(Olly Alexander), 베이스 마이키 골즈워시(Mikey Goldsworthy), 신디사이저 엠리 터크만(Emre Türkmen)으로 구성돼있다.

이미 대단한 팀이었다. ‘I Wish I Knew’를 발표하며 2012년 본격 데뷔했고, 입소문을 타며 팬을 모으다 3인조로 재정비를 거쳤다. 팝 록에 가까웠던 스타일이 재정비를 거쳐 일렉트로닉 팝 스타일로 변모한 시간이었다. 세계적인 밴드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한 시기이기도 했다. 

2015년, 드디어 잠재력이 바깥으로 터져 나왔다. 첫 스튜디오 앨범 ‘Communion’을 발표하자마자 영국 앨범 차트에서 플래티넘 기록을 달성했고, 전 세계적으로 15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자랑했다. ‘비비씨 사운드 오브 2015(BBC Sound of 2015)’ 우승에 이어 웸블리 아레나(Wembley Arena)에서 펼쳐진 단독공연을 전석 매진시켰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앨범 ‘Palo Santo’로는 음악적 역량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밴드 중 하나이자, 국내 팬들에게 일명 ‘년앤년’ ‘년년이들’로 통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어스 앤 이어스’를 지난주 서울에서 만났다.(지난 10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The Palo Santo’ 투어를 진행했다)

실제로 만난 그들은, 반전이 없는 게 반전이었다. 자신들의 음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질문과 답이 설명을 대신하겠지만, ‘남과는’ 진짜로 달랐고 그래서 ‘특별’해보였다. 유쾌하면서 진지했다. 적극적이고 스윗한 태도 역시, 그들이 추구한다는 ‘커뮤니온(Communion)’에 닿아 있는 것임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엠리 터크만의 경우,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이번 투어에 함께하지 못했다.) 처음에 느낀 이어스 앤 이어스의 펀치가, 음악적 호기심으로 들린(Ears) 순간을 공유한다.

Q. 단독 공연으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이에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한국을 다시 찾았어요. 소감이 어떨까요?

A. 굉장히 기쁘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보면, 저희를 특별히 더 아껴주는 곳을 느끼게 돼요. 한국은 그중에서 최고에요. 공항만 놓고 봐도, 30~40명의 팬들이 저희를 반겨줬어요. 사실 그런 곳이 없거든요.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또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이번에도 한국 팬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 팬들은 특별해요. 아티스트의 창의성을 알아봐주고, 또 존중해줘요. 저희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올리, 마이키) 

Q. 확실히 한국에는 ‘이어스 앤 이어스’의 굳건한 팬층이 있어요. 제가 듣기로는 독특한 선물도 꽤 받으셨다던데, 자랑할 게 있다면요? 말하자면 ‘크리에이티브’한 밴드와 어울리는, ‘크리에이티브’한 선물일 것 같아서요. 

A. 일단 케이크요! 3단 케이크도 있어요. 진짜 멋지거든요.(마이키)

아, 저는 스티커를 받았어요. 지난해 공연에 입었던 의상 네 벌을 모티브로 떠서 만든 스티커가 인상 깊었어요. 어디든 불일 수 있어요!(올리)

Q. ‘이어스 앤 이어스’가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이유는 또 있어요. 아시겠지만, 아이돌그룹 ‘샤이니’ 키 덕분인데요. 두 팀은 ‘If you’re over me’라는 곡을 함께 불렀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한데요. 자세한 작업 비화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K-POP 씬에 항상 관심이 있었어요. 협업 방법에 대해 생각하곤 했죠. 그때 키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고, 일정을 조율할 수가 있었어요. 각자 바빠서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요. 지구 반대편에서 작업을 해서 이루어진 결과물이죠! 저에게는 행운 같아요. 가끔씩 SNS를 통해 서로 안부를 주고받곤 해요. 지금은 키가 군복무중인 걸로 알고 있어요.(올리)

Q. ‘If you’re over me’는 두 가지 버전이 있잖아요. 한국어 구절은 누가 제안한건가요?

A. 컬래버레이션이잖아요! 양쪽 문화를 한 곳으로 가져오는 거예요. 키가 영어와 한국어 버전 두 가지를 들려줬어요. 저는 당연히 한국어가 섞인 버전이 좋았어요. 제 귀에 무척 아름답게 들렸거든요.(올리)

Q. 장난스러운 질문 하나 할게요. 저번 투어 때, ‘If you’re over me’의 한국어 구절을 부르고 싶다고 했었는데요. 이번 공연에서 기대해 봐도 될까요?

A. 오, 이런… 아직은… 하하하! 정말 죄송해요! 진짜로 더 노력해볼게요!(올리) 

Q. 이어스 앤 이어스 대부분의 곡은 올리가 쓰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올리는 개인적인 경험담을 곡으로 녹여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충분히 부담감이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을 너무 많이 노출시킨다는 불안함이나 두려움은 없었나요?

A. 결국은 균형의 문제 같아요. 아티스트마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말씀하신 그대로예요. 사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노래를 만들어요. 그렇지만 그 부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에요. 제가 원하는 모든 주제를 담을 수 있죠. 현재까지는 거의 사적인 경험담이었지만요. 

저에겐 이 질문이 정말 흥미로운데요.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했어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게 바로 이어스 앤 이어스의 음악이에요. 팬들과 가까이 교감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죠. 앞으로도 (사적인 경험, 생각 등)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을까, 균형이 중요할 것 같아요.(올리) 

Q. 저는 이어스 앤 이어스가 곡을 만드는 방법이 흥미로웠어요. 때로는, 가사와 멜로디가 뚜렷하게 상반되잖아요. 그런 테크닉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A. 말씀하신대로, 저희의 많은 곡이 그런 형식을 따르고 있어요. 빠른 템포의 환희를 불러일으키는 넘버가 많지만, 가사를 들여다보면 정서적으로 슬프다거나 하는 내용이 있어요. 팝 뮤직의 매력 같기도 해요.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게 느껴지거든요!(올리, 마이키)

Q. 이어스 앤 이어스를 가장 잘 대표하는 곡 중 하나가, ‘Sanctify’라고 생각해요. 퀴어적인 요소와 영적인 테마의 묘한 조합 같거든요.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가 특히 돋보이는데요. 노래의 뜻과는 사실 별 상관이 없어 보이거든요. 뮤직비디오의 해석을 청중에게 맡겼었는데, 약간의 힌트를 주실 수 있나요?

A. (사람이)안드로이드 세계에 가서 오디션을 보는 그림이잖아요. 당신이 얼마나 깊이 빠져들고 싶은지에 대한 문제 같아요. ‘Sanctify’는 개인적인 경험인 동시에, ‘의미’에 대한 탐구이기도 해요. 이 주제를 사이파이(Sci-fi)의 세상에서 다루고 싶었어요. 사람과 안드로이드의 교감의 시작점에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도 싶었어요. 섹슈얼리티, 젠더 이슈 등의 주제를 흥미롭게 다루려 한거죠. 무엇이 진짜이고 아닌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거예요. 저는 판타지나 사이파이를 좋아해서, 소재로 넣고 싶기도 했어요. 정말 여러 가지 주제가 합쳐져서 완성됐네요.(올리)

Q. 전부는 아닐 수도 있지만, 이어스 앤 이어스의 음악에는 자신들만의 유토피아가 담겨있는 것 같네요.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분명해보여요. 두 분의 생각이 모두 궁금합니다. 

A. 오! 메시지요? 저희의 음악을 들으면서, 안전한 곳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도피, 탈피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그 순간만큼은, 모두 같은 공간에 있는 거예요.(마이키)

하하하. ‘네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일종의 도피가 맞다고 생각해요. 살아가면서, 어떤 정형화된 틀 안에 스스로를 맞춰야할 때가 많잖아요. 일하러 갈 때는 특정한 옷을 입어야 하고… 행동 규칙이 있죠. 우리 음악 안에서는 그런 일련의 것들을 벗어났으면 해요. 그냥 자기 자신이 되길 바라요.(올리)

Q. 이어스 앤 이어스가 지키고 있는, 당신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청중들을 위한 안전한 장소가 되고 싶다는 뜻이 맞나요? 각자 (도망치고 싶은)특정한 무엇으로부터요, 그게 무엇이든.

A. 그런 거죠! Pretty Much!(올리)

Q. 조금은 이른 질문일 수 있는데요. 이어스 앤 이어스는 1집에서 자신들을 충분히 내보였고, 2집은 그것의 심화버전이었어요. 조심스럽지만, 다음 앨범의 방향은 어디로 향할지 대답해 주실 수 있나요?

A. 와우. ‘이스케이프(Escape)’ 주제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하하하! 물론 정한 것은 아니에요. 확실히 이르긴 한데, 재미있는 아이디어 같아요. 지금도 앨범의 타이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이스케이프’ 너무 좋은데요?

지난 앨범에는 이어스 앤 이어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었어요. 저희의 특징적인 멜로디, 댄싱 등 포인트는 계속 갖고 갈 거예요. 의상은 더욱 화려해질테고요!(올리, 마이키)

Q. 새 앨범을 기다리면서, 가장 최근에 나온 ‘Play’(잭스 존스(Jax Jones)와 콜라보레이션 싱글)를 듣고 있으면 되겠네요. 잠깐 소개 좀 해주신다면요?

A. 같은 레이블에 있는 잭스 존스와 컬래버레이션 한 노래예요. 댄스에 포커스를 맞춘 곡이에요. 잭스 존스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재미있게 작업했어요.(올리)

Q. 마지막 질문인데요. 제가 만나본 그 어느 밴드보다 한국 팬 사랑이 강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한국 팬들만의 특별한 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한국에서는 K-POP 씬이 굉장히 크잖아요. 그럼에도 팝 뮤직을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저희를, 또 저희 음악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선물은, 한국 팬이 줬다는 걸 즉각 알 수 있을 정도로요. 저희의 삶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이해를 받는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줘요. 밴드와 미학적인 관점에서도 큰 공감대를 갖고 있는 기분이죠.(올리)

다른 나라 팬들과 그냥 달라요. 하나의 레벨(?)이 다른 것 처럼요.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달라진 공기를 느껴요. 다른 나라에서 받아보지 못하는 애정과 환대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특별할 수밖에!(마이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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