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고준이 미(美)친 임팩트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고준(황철범 역)이 마침내 베일을 벗은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연출 이명우/제작 삼화네트웍스)에서 180도 달라진 연기 결로 또 한 번 안방극장에 명불허전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극 중 악의 카르텔의 중심에 선 황철범으로 변신, 남다른 포스로 시선을 장악했다. 겉으로는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사람 좋은 척 봉사 활동을 행하고 그 이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협박마저 서슴지 않는 잔혹한 악(惡)으로 돌변한 것. 넉살 좋게 웃다가도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킨 고준의 텐션은 단숨에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무엇보다 살벌한 단어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대사를 맛깔나는 사투리로 소화, 빠른 호흡에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귀에 쏙쏙 박히게 만드는 고준의 리드미컬한 대사톤이 캐릭터를 살아 숨 쉬는 인물로 탄생시켰다.
열혈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과 첫 만남부터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동네 깡패냐는 그의 말에 “깡패요? 나요? 여기 깡패처럼 생긴 사람이 어딨다고?”라며 어른남자다운 여유로움과 능글미로 기싸움을 벌여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자신의 부하에게 죄를 많이 지으면 지옥에 갈지 물으며 “지옥에 가도 가서 대빵 묵으면 되겄지. 안그냐?”라며 자문자답한 그의 대사는 욕망을 숨긴 캐릭터 본성을 관통했다. 이후 카르텔들의 목적에 방해가 되던 구담 성당의 이신부(정동환 분)가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자 이를 보던 황철범의 눈빛은 고요하게 가라앉아 긴장감을 서리게 했다. 탁월한 완급조절로 극을 쥐락펴락하는 고준의 연기 내공이 빛난 대목이었다.
4회 말미 구담 성당을 접수하려는 계획에 잡음이 생기자 황철범은 자신을 타박하는 권력층에 “이번엔 제 목숨 내놓고 하겄습니다”라며 심상치 않은 의지를 불태워 앞으로 더한 악행을 저지를 그의 잔혹성을 엿보이게 했다. 과연 그가 또 어떤 악행으로 사제 김해일, 형사 구대영(김성균 분)과 얽히고설키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SBS ‘열혈사제’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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