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올해로 데뷔 9년 차. ‘오란씨 걸’이라는 수식어를 안긴 CF로 데뷔, 시트콤 ‘하이킥’으로 얼굴을 알린 뒤 ‘상속자들’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김지원. 이후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쌈, 마이웨이’로 뒤늦게 재조명 받으며 20대 대세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로 흥행 연타를 이어가던 김지원은 차기작으로 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조선명탐정3’, 김석윤 감독)을 택했다. 의외의 행보였다. ‘조선명탐정’은 어느 정도 흥행이 보증된 시리즈이지만, 한편으론 여주인공이 연기적으로 보여줄 지점이 많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
“‘태양의 후예’나 ‘쌈, 마이웨이’ 끝나고 생각하시는 것만큼 많은 러브콜을 받진 못했어요.(웃음) 작품이라는 게 인연처럼 다가온다잖아요. 사람처럼 작품도 연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조선명탐정’도 그 중 하나였어요. ‘쌈, 마이웨이’를 찍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배우로서 작품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작품의 시나리오를 읽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조선명탐정’은 시나리오가 술술 읽혔죠.”
우려는 기우였다. 김지원은 이번 작품에서 굵직한 드라마와 감정연기, 반전까지 많은 부분을 도맡아 열연했다. 김명민이 “김지원은 전작들의 한지민, 이연희와 비교 불가할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할 정도로 김지원의 분량과 임팩트는 분명 강렬했다.
“무엇보다 김명민, 오달수 선배님들과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죠. 제가 언제 또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겠어요. 덥석 잡았죠. 게다가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메인 서사에 있는 만큼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조선명탐정3’는 괴마의 출몰과 함께 시작된 연쇄 예고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명탐정 김민과 서필,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김지원은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 월령 역을 맡았다. 아름다우면서도 미스터리한 캐릭터다.
“스태프분들, 선배님들이 정말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첫 등장에 너무 샤랄라하게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더라고요.(웃음) CF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여주인공 첫 등장은 이제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시그니처가 된 것 같아요.”
과거 장진 감독은 김지원에 대해 “제2의 김태희”라고 극찬했던 바.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지원은 한참 고민하더니 “대답하기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며 웃었다.
“특별히 외모가 부각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조선명탐정3’에서는 예쁘게 찍어주시긴 했지만, 그동안 외모 때문에 이목을 받아본 없어요. 이런 걸 망언이라고 하나요?(웃음) 외모보다 늘 캐릭터에 관심을 주셨는데, 감사한 일이죠.”
돌이켜 보면 김지원은 작품 안에서 늘 능동적인 여성을 연기했다. 명분이 있는 캐릭터에 마음이 가 선택한 결과라고 힘줘 말했다.
“작품 안에서 캐릭터는 각자 삶을 살아가잖아요. 그 자체로 주체적이라 할 수 있죠. 중요한 건, 작품에서 그 삶에 대한, 삶에 대한 명분이 그려지냐는 거예요. 전 명분 있는 캐릭터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능동적인 인물들을 연기했던 것 같네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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