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는 카메라 앞에 설 때 굉장히 외로워요. 그런데, 주혁이 형과 함께 할 땐 그렇지 않았어요.”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의 정우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든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작자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야욕에 눈이 먼 권력가들로부터 나날이 피폐해져 가던 조선 후기 시대상을 반영해 역사와 영화적 상상력을 반영했다.
정우는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를 연기했다. 조혁을 만난 후 썩어 빠진 시대에 대한 절망과 개탄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일으킬 글을 위해 붓을 들게 되는 인물.
이날 정우는 “흥부가 괴짜 같은 인물로 그려진 점이 신선했다. 흔히 흥부하면 자칫 심심하고 착하기만 한 전형적인 느낌이 있진 않나. 그 지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 새로웠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지난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혁의 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주혁은 ‘흥부’에서 힘든 백성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인 조혁 역을 맡았다.
전날(5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정우는 “오늘따라 형이 더 보고싶고 그립다”라며 울먹거려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작품에서 김주혁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정우이기에 그리움은 남다를 터. 실제로 정우는 이날 인터뷰 초반 시종 눈시울이 붉혀진 채로 답변했다. 그는 김주혁에 대해 “감정을 추스리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흥부’는 처음 참여했을 때 의미보다 촬영 끝나고 나서 더 큰 의미를 가진 작품이 됐어요. 그 중심에는 김주혁 선배님이 있죠. 제 마음 속에 있는 주혁이 형에 대한 추억이 몇마디 말로써 꺼내면서 조금씩 타버릴까 봐 그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요. 두려워요. 그래서 말을 아끼게 되죠. 선배님, 진짜 좋으세요. 정말 좋으세요. 알고 지낸지 꽤 됐어요. 이번 작품하면서 더 친밀해졌죠.”
‘흥부’는 영화 ‘봄,’ ’26년’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힘쎈여자 도봉순’의 백미경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 2월 14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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