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2020년 연초 가장 핫한 드라마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언급되는 SBS ‘스토브리그’와 tvN ‘사랑의 불시착’.
엄밀히 말하면, 금토(‘스토브리그’)와 토일(‘사랑의 불시착’)드라마라서 동시간대 경쟁작은 아니다. 그러나 첫방 및 막방 시점이 비슷하고, 일부 방영 시간이 겹치고 있다. 그 때문에 시청률 등 객관적인 지표부터 드라마 속 다양한 요소들이 비교되면서 자연스레 라이벌 구도로 발전했다.
대중에게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관점에서 두 작품을 비교해봤다.
# 시청률 상승폭 : 꾸준히 1% 이상 유지한 ‘스토브리그’ 勝
각각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기 때문에 단순히 최고시청률이 아닌 시청률 상승폭을 분석해봤다. 해당 분야에선 ‘스토브리그’가 우세하다.
첫방송 당시 5.5%로 SBS 금토드라마 첫방 시청률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한 ‘스토브리그’. 4회 만에 두 자리 수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달 방영된 10회 기준으로 최고시청률 17%를 달성했다.
3분할 쪼개기 편성 및 설 연휴 결방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10회까지 ‘스토브리그’의 상승폭은 꾸준히 1.1~1.8%를 유지했다. ‘사랑의 불시착’과 겹치는 토요일 방영분에서도 거의 밀린 적이 없었다.
현재까지 두 차례 결방한 ‘사랑의 불시착’의 최고 시청률은 12회 기준 15.9%다. ‘스토브리그’에 비해 정체 현상이 비교적 적었다.
그러나 토요일 방영분(홀수 회차)의 경우, ‘스토브리그’와 일부 방영시간이 겹치는 여파로 상승폭이 0.2~0.9 포인트 사이를 기록했다. 일요일 방영분인 10회차 2.9 포인트 수직상승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 화제성 : 현빈X손예진 치트키 ‘사랑의 불시착’ 勝
다음은 두 작품간 화제성 비교다. 드라마와 출연자 화제성 모두 종합했을 때, ‘사랑의 불시착’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랑의 불시착’은 1주차부터 정상을 차지하며 ‘스토브리그’보다 앞섰다. 4~5주차에 ‘스토브리그’에게 잠시 선두를 내줬으나, 6주차에 1위 자리로 복귀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 2일 방송분을 집계한 8주차에서도 ‘사랑의 불시착’은 1위다.
출연자 화제성의 경우, ‘사랑의 불시착’ 주연배우들이 선두권을 장악하고 있다. 손예진과 현빈이 방영 첫 주부터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이후 단 한 번도 뺏기지 않았다.
‘스토브리그’는 남궁민이 3위(3회)를 기록한 것이 역대 최고 순위다. 그 외 조한선(최고순위 4위)과 박은빈(최고순위 5위)이 2회씩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 클립 조회수 대결 : 절대적인 ‘둘리커플’…’사랑의 불시착’ 勝
드라마 인기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는 드라마 영상 클립 조회 수. 메인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공식 채널 기준으로 ‘사랑의 불시착’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 중이다.
네이버 TV 영상 클립에서 ‘사랑의 불시착’은 누적 조회수 8268만 건(이하 6일 오후 2시 기준)을 넘어섰다. 그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건 리정혁(현빈 분)과 그의 5중대원들의 서울적응기를 미리 공개한 11회 예고편으로 220만 2717건이었다.
‘스토브리그’의 경우, 총 조회수 2007만 건으로 ‘사랑의 불시착’의 1/4 수준이었다. 이 중 백승수(남궁민 분)와 임동규(조한선 분)의 재회를 예고한 12회 예고편으로 44만 2264건이다.
카카오 TV에서도 ‘사랑의 불시착’이 평균 2~3배 이상 높은 조회수를 나타내며 강세가 드러났다. 네이버 TV와 다른 점이 있다면, 특별출연으로 주목받았던 김수현의 에필로그신이 35만 2711건으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10화 예고(34만 941건), 11화 예고(33만 6395건) 순이었다.
카카오 TV 기준 ‘스토브리그’ 영상 클립 중 최다 조회 수는 8회에서 이세영(박은빈 분)이 서영주(차엽 분)에게 일침을 가하는 장면으로 17만 7682건이었다. 2위는 백승수가 무표정으로 임동규의 욕설을 재현하는 클립으로 16만 1070건, 3위는 이세영의 명대사 “선은 니가 넘었어!”가 탄생한 장면으로 12만 4037건이다.
# 작가 대결 : ‘괴물 신인’ 이신화 작가의 ‘스토브리그’ 勝
두 작품 모두 출연진 못지않게 집필을 맡은 작가 또한 주목받고 있다. 이 대결에서는 ‘스토브리그’로 데뷔한 이신화 작가가 우세해보인다.
이신화 작가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드라마 소재로 사용하기 힘든 야구팀 이야기를 직장 생활처럼 쉽게 녹여냈다. 그 결과 드림즈 단장 백승수부터 낙하산 별명이 붙은 운영팀원 한재희(조병규 분)까지 등장인물들의 서사의 공감대를 높였다.
여기에 야구팬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전문적인 내용을 매회 주요 에피소드로 사용했다. 템퍼링부터 스카우트 비리, 약물 파동까지 골고루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야구 관계자 18인을 자문위원으로 두며 고증에 힘을 줬다. 그 때문에 업계에선 “이신화가 누구냐”며 놀라는 분위기다.
‘사랑의 불시착’은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등을 쓴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북한군을 주요 소재로 썼다는 점과 윤세리(손예진 분)가 북한으로 넘어가면서 벌어지는 일 등 일부 비현실적인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다행히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극 중 캐릭터들의 다양한 활약상이 돋보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서고 있다. 또 디테일한 북한 사회 고증으로 인정 받았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SBS, tvN, 그래픽=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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