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1990년대 ‘유혹’과 ‘대단한 너’로 인기를 끌었으나, 어느날부터 볼 수 없었던 가수 이재영(51). 그녀가 SBS ‘불타는 청춘’으로 돌아왔다. 무려 21년만이었다.
‘불타는 청춘’에 출연한 이재영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고, 소녀처럼 순수했다. 감정이 교차해 눈물도 여러번 흘렸다. 그러한 이재영은 더욱 반가움을 샀다.
“가수 이재영으로 살지 않은 지 오래됐고, 대중분들이 저를 잊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이쪽을 다 내려놓고 있었고…. 그래서 민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어요. 나이라는 것이 숫자에 불과하지만 방송을 한다는 것은 두려웠거든요. 그런데 방송이 나가고, 부족한 저를 기다려주시고 반겨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용기가 생기고 정말 많은 힘을 얻었어요. 그래서 그냥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항상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가는 것이 없어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재영은 왜 2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을까. 그녀는 7년 전부터 각종 방송에서 섭외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긴 공백기를 깬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꼭 해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불타는 청춘’도 처음 시작하던 때인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섭외 연락을 해왔으나, 이재영은 거절했다. 그녀가 마침내 섭외에 응한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이재영은 방송에서 아버지가 뇌경색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아빠가 아프신 것도 있지만, 초기에 잡아서 심각하게 아프지는 않아요. 약을 평생 먹어야 하고 신경써야 하기는 해야하지만요. 아빠 얘기를 하다가 운 것은 아빠가 아파서 운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자식으로서 고맙고 미안한 것이 있어서 눈물이 난 거예요.
아빠가 제가 결혼도 안 하고 걱정되니까 활발히 활동해서 저만의 삶을 만들라고 하셨어요. 아빠의 마음을 이해도 하지만, 생각하지 않은 21년의 시간을 다 내려놓는 거니까 짜증도 나고 철부지 같은 마음도 들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연세가 있으시고 아프신데 나중에 후회하는 일 생기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죠. ‘불타는 청춘’ 팀이 제가 마음 열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해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이재영은 아버지에게 방송 당일에서야 ‘불타는 청춘’ 출연 사실을 밝혔다. 아버지는 방송에 나온 딸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이재영은 “아빠 첫 마디가 ‘잘했다’였어요. 너무 고생하고, 수고했다고 하셨죠. 우리 딸 고맙다고 하는데, 빨리 못 해드린 것이 죄송스러웠어요”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저는 효녀는 아닌 것 같아요. 결혼해서 아이들을 품에 안겨드려야 하는데… 제가 무남독녀예요. 젊었을 때는 부모님이 결혼 얘기를 하면 이해를 잘 못 하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 정도 나이가 되다 보니 엄마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다는 못할 거예요. 결혼을 안 해서 부모의 마음을 100% 모르니까요.”
이재영은 부모님에게 최고의 효도는 ‘결혼’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평생의 짝을 찾지 못했다. 혹시 ‘불타는 청춘’에서 만날 수 있지는 않을까. 이재영은 아직까지는 없다면서도, 가능성은 열어뒀다.
“만나는 사람은 없어요. 비혼도 아니고 독신도 아니고 결혼하고 싶어요. 가정을 이뤄서 살고 싶은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꼭 만나고 결혼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불타는 청춘’ 멤버 중 이상형이나 호감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나간 것이 아니라서요. 멤버들이 다 매력적이고, 누구에게나 인기있는 남자분들이잖아요. 앞으로 ‘불타는 청춘’ 출연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 같이 여행하고 재밌을 것 같아요. 많이 배우고 있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이재영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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