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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2라이프’ 홍진기 밝힌 #코믹 연기 #월드스타 비 #평범한 외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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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최근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에서 ‘귀요미’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배우 홍진기(24). 그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홍진기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에 김래원이 구해준 아르바이트생으로 등장해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그는 영화 ‘봉오동 전투’를 거쳐 ‘웰컴2라이프’에 출연했다.

연이은 작품 활동으로 갑자기 떠오른 배우 같지만, 홍진기에게는 약 4년의 담금질의 시간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실제 만나 본 홍진기는 나이에 비해 성숙했다. 

특히 여기에는 ‘애어른’스러운 생각과 입담이 큰 역할을 했다. 홍진기는 실제로 나이 많은 분들과 얘기가 잘 통하며, 잘 지낸다고 웃으며 말했다. 

# ‘웰컴2라이프’ 사투리와 코믹 연기 

‘웰컴2라이프’는 평행세계를 소재로 한 작품. 문지호 역을 맡은 홍진기는 ‘언어’로 차별점을 뒀다. 문지호는 현실세계에서는 경찰 출신 법률 사무원이었고, 평행 세계에서는 천재 해커 출신의 수사관이었다. 홍진기는 현실세계에서는 정장을 입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강조한 반면, 평행 세계에서는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캐주얼한 의상을 입었다.

홍진기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전라도 광주에서 자랐다. 때문에 전라도 사투리는 익숙했지만 충청도 사투리는 낯설었다. 마침 소속사 대표의 지인 중에 충남 서산에 사는 사람이 있었고, 홍진기는 대표와 함께 그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고. 홍진기는 원래 평행 세계에서만 사투리를 썼는데, 이후에는 현실세계에서도 썼다.

“원세계로 돌아온 후에 작가님이 평행세계에서 사투리를 쓰는 문지호를 계속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당황하거나 감정적으로 고조됐을 때 사투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후반부가 되어서는 입에 사투리가 배어서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사투리를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걱정보다는 장면 장면에 대해 더욱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홍진기는 ‘웰컴2라이프’에서 귀여움과 웃음을 담당했다. 그는 코믹 연기에 대해 “막상 멍석을 깔아주는 느낌이니깐, 부담스러웠던 것도 있었다”면서, 대본 연구를 많이 하고 애드리브를 추가하고는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홍진기는 양고운 형사 역의 임성재와 티격태격하면서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특히 극중 홍진기와 임성재는 트와이스로 대동단결하는데, 여기에도 애드리브가 있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원래 대본에는 지호(홍진기 분)가 트와이스 ‘TT’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고 있으면, 고운 형사(임성재 분)가 ‘트와이스 팬이에요?’라고 묻고, 서로 최애 멤버를 말하는 정도로 써있었어요. 대본을 받은 후 어떻게 하면 이 장면을 살릴 수 있을까 싶었죠. 그래서 트와이스 팬클럽을 찾아봤는데, ‘TT’에서 간주 나올 때 구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성재 형한테 해보면 어떨까해서 하게 됐어요. 최애 멤버는 저는 대본에 써있는대로 나연이라고 했고, 성재 형은 사나로 바꿔 말했어요.(웃음)”

# 월드스타 비까지, 사랑받는 막내

홍진기가 ‘웰컴2라이프’에서 가장 빛난 것은 9회였다. 이날 극중 이재상(정지훈 분)은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문지호는 멘탈붕괴에 빠진 이재상이 현실을 자각할 때 옆에 있어주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홍진기의 분량도 많고 존재감도 과시됐다. 홍진기는 “정지훈 선배님 옆에 있던 덕인 것 같다”면서 웃었다.

“작가님이 넌지시 문지호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얘기를 해주셨던 것 같아요. 처음에 작가님의 사무실을 찾아가서 대본리딩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작가님이 뒤에 내용과 분량을 보장해주겠다면서, 잘 부탁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9부 대본을 받고 분량이 많다 보니깐 그래서 그때 그런 말씀을 하셨구나 느꼈어요.” 

홍진기는 현장에서 연기를 할 때 김근홍 감독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카리스마 있고 무섭다고 유명한 감독이지만, 홍진기는 ‘천사’ 같았다고 표현했다. 

“저는 그렇게 무서운 줄 모르겠더라고요. 정말 착하시고 엄청 섬세하게 배우들을 잘 챙겨주시는 분이세요. 촬영 중에 어머니가 허리디스크로 입원을 하셨는데, 감독님이 어머니 갖다드리라고 편지를 써주셨어요. 되게 감동 받았죠. 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요. 촬영이 끝나면 기본적으로 30분은 전화통화를 하고, 소통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또한 홍진기는 촬영장의 막내로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정지훈과 가장 많이 호흡하고 함께하는 시간도 많았던 홍진기. 그는 정지훈이 자신을 ‘진기진기 홍진기’라고 부르면서 잘챙겨줬다고 고마워했다. 무엇보다 ‘월드스타’는 달랐다.

“선배님은 항상 파이팅이 넘치셨어요. NG가 나거나, 제가 ‘감독님 다시 한번 해도 될까요’ 할 때, ‘그럼 그럼, 10번 해도 돼’ 하면서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또 촬영을 많이 하셨으니깐 현장 돌아가는 방법들을 잘 아시더라고요. 그래서 스태프분들도 좋아하셨고, 나중에 TV로 보면 선배님이 연기를 정말 잘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감탄을 많이 했어요.

저한테 친근하게 해주시고 같이 생활하다 보니깐 형님 같고 그런데, 사실 월드스타시잖아요. 선배님이 출연한 ‘MBC스페셜’, ‘무릎팍도사’ 이런 것을 일부러 찾아봤어요. 선배님이 정말 대단하시구나 느꼈어요. 이런 얘기를 하면 선배님이 웃으시면서 좋아하시죠. 나중에 제가 군대에 가면 면회 오신다고 해주셨어요.”

# 군 입대 생각했는데, 연이은 캐스팅

홍진기는 21살 때 서울로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나이는 먹어가고 군대도 가야 했기 때문에 그의 불안감은 커졌다. 홍진기는 친구들을 보면서 군대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모두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지난해 그에게 채널A ‘열두밤’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회상신에 등장하는 신현수의 아역으로, 대사도 없었다. 그런데 제작진은 ‘삭발’을 원했다. 홍진기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그 장면을 위해서 머리를 밀었다. 독하게 하자는 마음을 먹었고, 안 되면 군대에 가자는 심경이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삭발’은 홍진기의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시원하게 머리를 밀은 것처럼, 고속도로가 뚫리듯 길이 열렸다. 바로 영화 ‘봉오동전투’,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 드라마 ‘해치’ 등에 연이어 캐스팅 된 것. 

“그때 깨달은 게 많았어요. 제가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평범하게 생겨서 개성이 없어 보이는데, 머리를 밀면서 개성이 생긴 것 같아요. 스쳐지나가듯이 지나갔을 수도 있는데, 외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고, 짧은 머리가 제작진분들이 원하는 캐릭터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제일 힘든 때였는데, 사람은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를 느꼈습니다.”

특히 홍진기는 고민하던 시기 만난 소속사 선배 지창욱이 큰 힘이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지창욱은 홍진기의 고민에 매우 공감하며 선배로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머리를 밀고 힘들어할 때, 회사 테라스에 한참 앉아있었어요. 마침 창욱이 형님이 휴가를 나오셨는데, 저를 보고 과자,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오시더니 고민을 얘기해보라고 하셨어요. ‘머리를 밀었는데 앞으로 오디션도 없고 작품도 못 들어갈 것 같다, 군대를 가야하나 고민이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형님이 ‘머리를 밀고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말라’면서, ‘군대는 충분히 활동 하고 나중에 가도 좋고, 지금 가는 것도 좋다’고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어요. 창욱 형님은 정말 환상 속의 동물인 유니콘 같이 멋있는 분입니다!”

# 뜻밖에 배우의 길

대화를 나눠보니 홍진기는 학창시절 공부 열심히 한 모범생이었을 것 같다. 그는 어떻게 배우가 됐을까. 홍진기는 사실 배우가 꿈이 아니었다고 반전의 고백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시험기간이라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방에 들어오셨어요. 그리고 저를 연기 학원으로 끌고 가셨어요. 아버지가 중풍으로 몸의 반이 마비가 됐었는데, 기적적으로 나으셨어요. 그 이후로 아버지가 바뀌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내성적인데 외향적으로 바뀌고, 미래 보다 현실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사고 싶은 것도 바로 사고, 여행도 가고 싶으면 가고… 한번뿐인 인생,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깨달으셔서 저도 하고 싶은 것을 찾아주고 싶으셨나봐요. 연기학원에 데려갔지만 못한다고 할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만약에 연기가 재미없다고 했었다면, 다른 것을 접하게 하셨을 것 같아요.”

홍진기는 예상치 못하게 어느날 갑자기 연기를 배우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되면서 느낀 바가 컸다. 이와 관련 그는 어록을 남겼다. “어떤 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기도 하지만, 어쩌다 시작한 일이 빼놓을 수 없는 큰일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주변에 도전을 꺼려하시는 분들한테 말하고 싶더라고요. 대단한 동기가 없다고 걱정하지 말고, 작은 호기심이나 용기가 있다면 일단 과감하게 시작해보라고요! 해보고 안 되면 다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되니깐요.”

홍진기는 롤모델은 없다고 했다. 모든 배우들이 대단해보인다고 존경심을 표하며, 같이 연기했던 배우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닮은꼴 배우로 언급되는 최우식과 박정민도 언젠가 만나고 싶다. 특히 홍진기는 “이번 ‘웰컴2라이프’ 현장에서 최우식 선배님을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면서 “FD 형님들이 우식이가 나랑 작품 했었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홍진기는 스스로 자신의 외모가 ‘평범’하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무기라고도 생각한다. 반면, 홍진기의 연기는 평범하지 않다. 아직은 파릇파릇한 배우지만, 그는 앞으로 무서운 질주를 할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어떤 한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으려고 해요. 다양한 이미지를 구사하려고 합니다. 유리병 안에 포도 주스를 담으면 포도 주스가 되고, 오렌지 주스를 담으면 오렌지 주스가 되잖아요. 유리병 안에 뭘 입히냐에 따라 다른 주스가 되듯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청자분들한테 사랑받고 관심 받는 배우가 되는 것도 행복하고 좋은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현장에 계시는 스태프, 감독님들께 ‘다음에도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인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보면 좋은 배우가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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