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윤지오가 고(故) 장자연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29일 방송된 KBS1 ‘거리의 만찬’에는 고(故) 장자연 사건 목격자이자 유일한 증언자인 윤지오가 출연했다.
윤지오는 이날 고인에 대해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지는 사람이다. 밝다. 언니가 누굴 험담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소속사에) 유일하게 신인이 언니와 나밖에 없었다. 언니는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나는 부모님이 (한국에) 안 계시니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외롭기도 했다. 내가 철이 없기도 해서 언니한테 많이 배웠다”라고 떠올렸다.
고인과 함께 한 끔찍했던 술자리에 대한 기억도 떠올렸다. 술자리는 강압적이었다. 윤지오는 “계속 술자리를 강요했다”고 힘줘 말했다.
윤지오는 “거의 저희는 세트처럼 항상 같이 다녔다. 대신 저는 엄마가 있으니까 (술자리에 있다가) 9시 전에 가고. 언니(장자연)는 성격이 그렇다 보니 무슨 일이 있었다고 얘길 안 했다. 나도 물어보지 않았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윤지오는 “여기에서 처음 말하고 싶은 건, 언니(장자연)는 술을 잘 못 마신다. 술 취한 상태에서 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때 생각해보면 술이 아닌 무언가가 있었던 걸 마셨던 것 같다. 술 취해서 하는 행동이라기 보다 몸을 가누지 못했다. 말도 어눌했다. 나는 (언니가) 술을 못 마시니까 그런 줄 알았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윤지오는 고 장자연 사건을 폭로한 뒤 10년째 평범한 일상을 포기했다. 미행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손을 떨기도 했다. 집 복도에는 여전히 CCTV가 있고, 친구와 평범한 외출도 쉽지 않은 상황. 탈모, 불면증도 겪고 있다고.
윤지오는 “미행이 있었다. 누가 미행했는지도 안다. 차량에 회사명이 붙어 있었다. 경찰차를 타고 이동하는 데도 미행이 붙더라. 추격전처럼 신호를 무시하고 가는 데도 따라오더라. 경찰이 정차해서 왜 따라오냐고 했더니 취재 중이라고 하더라. 취재는 하는데 기사는 안 쓰더라”라고 고(故) 장자연 죽음과 관련된 증언 이후 미행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윤지오는 “가족도 불안하니까 주택에 사는데 복도에 CCTV가 있다. 누가 출입한 흔적도 기록하게 돼 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 캐나다에서도 몇 차례 이사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윤지오는 “나는 자살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 내가 죽으면 절대 자살이 아니라고 계속 말씀드린다. 어제도 병원에 가서 자살도가 없다는 검사를 받았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받았다”라며 손을 떨었다.
윤지오는 “언니가 내게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때 무슨 얘길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전 매니저분에 ‘지오야 이거 보면 빨리 전화 줘’라고 해서 무슨 일인가 해서 전화했더니 ‘놀라지 말고 들어’라고 하더라. 가슴이 막 뛰었다. 주저앉아서 엄청 울었다. 바로 장례식 가서 계속 있었다”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윤지오가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온 이유가 있다. 윤지오는 “(가해자들이) 죄책감을 갖고 살길 바란다. 날 보면 내심 불편할 것 아닌가. 유일한 무기는 나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KBS1 ‘거리의 만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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