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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원정대’ 최시원X장기하, 40시간 함께하며 절친 등극…진구X송호준, 룸메지만 이름 몰라 ‘충격’ [종합]

김은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최시원과 장기하가 함께 생활하며 한층 가까워졌다.

31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에서는 제주도를 거쳐 태평양으로 향하는 진구, 최시원, 장기하, 송호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장기하는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막기 위해 남은 김칫국을 활용한 라면 끌이기에 돌입했다. 보조는 “음식은 못하지만 보조는 기가막히게 한다”는 최시원이 나섰다.

장기하는 출항 D-2 짐을 싸면서 “선장님 책을 읽어보니 항해를 하면서 새싹 채소를 키워드셨더라. 그래서 콩나물 콩, 새싹 씨, 바질 화분을 샀다. 망망대해에서 싱싱한 바질을 활용한 음식을 하면 새로울 것 같다”면서 남다른 준비성을 보였다.

최시원은 장기하가 가져온 바질 화분에 ‘장기와 바둑’이라고 이름을 지어주며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하게 했다. 또 라면의 풍미를 살려줄 체다치즈를 준비, 진구의 눈을 커지게 했다. 출항 후 줄곧 심한 뱃멀미에 시달리던 최시원은 배에 완벽 적응한 모습으로 폭풍 먹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식사 시간 동안 네 남자는 뱃멀미 이야기를 하며 ‘오리배로 세계일주’라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김승진 선장은 송호준을 세계일주를 할 수 있는 선원으로 꼽았다. 김 선장은 “세계일주를 하려면 기계를 고치는 능력이 필요하고,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장기하는 “나는 혼자 있는 것은 익숙한데 기계와는 친하지 않다. 호준이 형이 간다면 다음에 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석양으로 빨갛게 물든 하늘을 보며 장기하는 배 위에서 감상에 젖었다.

깜깜한 밤이 되자 순서대로 워칭을 준비했다. 1주자 송호준은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김 선장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고, 진구는 어두운 방에서 핸드폰 불빛을 비춰 가족 사진을 바라봤다. 진구는 가족에 대해 “하루하루 버텨야하는 이유이자 위로다. 내 자랑이자 전부”라고 표현했다.

장기하와 송호준은 출항 전 느낀 오묘한 느낌에 대해 털어놨다. 송호준은 “막연하게 눈물이 났다. 여자친구, 가족과 당분간 못 본다고 하고 신변정리를 했다”면서 “죽으러 가는 건 아닌데 괜히 많은 준비를 하게 됐다. ‘왜 그랬을까’는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멀리 가야한다는 게 죽을 각오로, 요트를 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3주면 긴 시간은 아니다. 몇 년 씩 외국 다녀오는 게 아니잖나. 그런데 정리를 하게 되더라. 말다툼했던 사람과도 만나서 풀게되고 그랬다. 저는 약간의 착잡함 때문에 정리를 시작했는데, 오기 전에 속이 시원했다. 해결해야 할 것을 한 느낌”이라고 속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호준은 “3주 여행간다면 느끼지 못했을 감각”이라고 기하의 기분에 공감했다. 장기하는 “‘괜히 간다고 했나’도 생각도 했다. 바다가 두려운 건 아닌데 뭔가 착잡했다”면서 “두려움도 있었고, 새로운 자연으로 향한다는 벅차고 셀레는 마음도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날 진구와 최시원이 뱃멀미를 하는 것을 보고 걱정했다는 송호준은 “아까 샤워하는 걸 보고 안심했다”면서 동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선장은 “이렇게 빨리 적응할 줄 몰랐다. 더 재미있어 질거다. 육지에 다녀오면 예비군에서 돌아온 느낌 일 것”이라고 말해 공감을 자아냈다.

거제도 출항한 이들은 약 40시간을 달려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도에 간 이유는 출국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 대부분 장거리 여행은 비행기로 이동했던 대원들은 육지에서 출국 신고를 하는 생소한 경험에 설렘과 긴장감을 드러냈다.

장기하는 “혼자 멀리 가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느냐?”고 물었고, 송호준은 “항상 한다”고 답했다. 이에 장기하는 “나는 없다. 사람들과 어우러져 있는 것이 좋다”고 자신의 성향을 드러냈다. 송호준은 “설치작가로 활동하면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작품으로 전달을 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느꼈던 고충을 털어놨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까만 밤, 최시원은 진구에게 소원을 물었다. 진구는 “무사귀환”이라고 답했다. 진구는 멀미가 심했던 시원의 컨디션을 체크하며 살뜰하게 챙겼다. 최시원은 “많이 좋아졌다. 신기하게 하루 사이에 변했다”면서 짧은 시간에 서로 걱정하고 의지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새벽 불침번으로 요트를 지키게 된 최시원은 고요하고 컴컴한 바다에서 강한 불빛과 마주하게 됐다. 불빛의 정체는 바로 커다란 어선이었다. 최시원은 “정말 긴장했다. 어느 순간 배가 앞에 와 있더라. 생각보다 밤바다는 더 예측하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시원은 “한 시간 정도 시간이 있나 했는데 속도가 확 붙어서 바로 눈 앞에 와 있더라. ‘선장님을 불러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최시원은 출항 후 처음 쉬고 있는 김 선장을 깨웠고, 올바른 판단이었다. 김 선장은 “정지한 어선이다. 우리만 피하면 된다”면서 항로를 바꿨다.

제주도 도두항 입항을 20분 앞두고 장기하는 “몇 시간 후 흔들리지 않는 땅을 밟을 수 있다면 즐겁게 일 할 수 있다”면서 즐거워했다. 선원들은 땅을 밟을 수 있다는 설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김 선장은 그런 선원들을 보며 “자기 역학을 해낼 수 있는 기량은 모두 습득했다. 입항 출항은 가능한 정도”라며 칭찬했다.

약 40시간 만에 땅을 밟은 네 사람. 송준호는 “느낌이 달랐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태평양 가는데 한 박자 쉬고 가는 느낌이었다. 괜찮은 루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원들이 편하게 쉬는 동안 김 선장은 약 25미터 높이의 마스트에 올라 문제 있던 돛을 수리했다.

제노아 로프가 꼬여 2개의 돛 중 하나가 제대로 펴지지 않았던 것. 김 선장은 “예상보다 2시간 정도 더 걸렸는데, 제주도 안 들렸으면 큰 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송호준은 “우리만의 깃발을 만들어보자”라고 아티스트다운 아이디어를 냈다. 대원들은 “참 멋있다. 의미는 있다”면서 깃발 만들기에 찬성했다. 호준은 진구의 이름을 순간 까먹어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 그림을 미루던 선원들. 그때 장기하가 거침없이 펜을 잡고 김 선장의 상징인 수염을 그렸으나 송호준을 닮아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깃발은 매듭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깃발에는 매듭 끝에 각 선원의 이름을 적어 모두가 연결됐다. 장기하는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매듭처럼 단단히 엮여서 같이 호흡을 하며 항해를 해간다는 뜻이다. 부등호 모양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태평양 출항을 앞두고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김 선장은 “어쨌든 이제 출항하면 돌아오기 전까지는 땅에 발을 디딜 수 없다. 뭘 특별히 뭘 한다기 보다 ‘자기만의 바다를 충분히 즐겼으면 한다. 행복한 항해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잘 따라오는 요트원정대를 보며 “사실 누가 돌아갈까봐 걱정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최시원은 “반대로 우리는 선장님이 저희를 버릴까봐 걱정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태평양으로 향하는 첫 시작은 진구가 맡았다. 방파제 사이 지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진구는 침착하게 배를 운전했다. 김 선장은 “대부분의 배 사고는 항구 주변에서 일어난다. 진구는 센스있게 운전을 하더라. 맡겨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선장에게 “아주 좋다”고 칭찬받은 진구는 “신나고 설렜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어려운 작업이구나. 충분한 숙련치가 있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땅에서 다시 배로 돌아온 최시원은 “군대 휴가 나왔다가 복귀하는 기분”이라면서도 “나 이제 배가 더 편하다. 신기하다”며 배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제대한지 20년 됐다”는 진구는 군기 바짝든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태평양으로 향하는 배안도 평화롭지 않았다. 김 선장이 최시원에게 잘못 묶은 펜더 매듭을 알려주는 동안, 요트에는 해경으로부터 무전이 와서 김 선장을 찾기 바빴다. 제주 해경 경비 함정은 곧 어두워질 것에 대비해 요트원정대 배를 에스코트 해줬다.

모든 선원들이 이에 환호했지만, 특히 진구는 “내가 굉장한 사람 된 기분이었다. 해경 여러분께 감사했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최시원은 “해경에서 가장 큰 521 함정이 에스코트 해준다는 자체가 감사했고, 멋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영토 안에 있을 때 선원들은 각자 소중한 사람들과 마지막 전화 통화를 했다. 최시원은 사랑스런 조카와 진구는 사랑하는 아이와 아내와 통화했다. 진구는 ‘아빠 힘내세요’ 노래에 뭉클해하며 눈물을 보였다. 

식사 담당이 된 장기하는 “부담이 많이 됐다. 5명 분을 해본 적이 없었다. 힘든 데 맛 없는 걸 먹이고 싶지 않았다. 그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충을 이야기했다. 이런 기하를 보조한 건 최시원.

최시원은 “기하 형이랑 방도 같이 쓰고 요리도 같이해서 더 가까워 진 것 같다. 기하 형이 재미있다. 시니컬하고 스윗함을 오가는 매력이다”라며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이에 장기하는 “시원이가 저한테 관심을 가져준 것 같다. 고립된 우리들만의 사회였던 건데, 시원이 적분에 사회에 적응하는 시간이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간둥이 최시원은 ‘해요비’ 진행하며 썰렁한 배에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장기하는 오랜시간 고민해 두부김치를 만들어 선원들에게 선사했다. 식사 후 선원들은 통아저씨 게임으로 워칭 순서를 정하며 배 생활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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