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STREET] 코로나19와 한류열풍이 일본에서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바로 ‘도한놀이’다.
도한놀이(渡韓ごっこ)란 ‘건널 도(渡)+한국 한(韓)+흉내내는 놀이(ごっこ)’의 합성어로 한국에 건너 간 것처럼, 한국 여행을 간 것처럼 논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한국여행을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일본 Z세대(1996~2010년 출생)들이 일본에서 한국 여행 기분을 내는 것을 말한다.
지난 2일 일본 TV아사히 프로그램 ‘하토리 신이치 모닝 쇼’에서도 “Z세대 사이에서 도한놀이가 유행”이라는 내용을 방송했다. 방송 이후 ‘도한놀이’ 트렌드는 SNS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일본 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도한놀이를 즐기는 일본 Z세대들은 한국 식당, 가게 등이 모여있는 도쿄 신오쿠보 등을 찾거나 호텔방을 빌려 (가짜) 한국 여행을 인증한다.
귀여운 잠옷을 친구끼리 맞춰입고 한국 프랜차이즈 치킨을 배달시키거나 불닭볶음면, 김밥 등 한국 음식을 준비한다. 봉봉 등 한국 음료수도 빠지지 않는다. 후식으로는 허니버터칩, 새우깡 같은 한국 과자가 필수다. 호텔방 한 쪽 벽면의 빔프로젝터나 TV에 한국 드라마나 K팝 아이돌의 영상을 재생시키면 한국 여행을 온 기분은 더욱 커진다.
이 놀이의 목적은 한국 여행에 갔던 날 호텔에서 보낸 밤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굳이 호텔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참이슬과 삼겹살 구이를 먹으며 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역시 “도한놀이(渡韓ごっこ)가 일본 MZ세대의 인기 SNS 활동”이라며 트렌드를 활용한 관광 시장 활성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는 후쿠오카 번화가에 ‘터치더케이’라는 한국 서울의 핫플레이스를 옮겨놓은 듯한 공간을 꾸며 일본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일본 일각에서는 “이런 트렌드는 들어 본 적 없다”, “SNS에 관련 게시물도 적다”, “일부에서 즐기는 문화지 전국적 유행인 것은 아니다”라며 도한놀이에 대해 보도한 TV아사히의 날조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에디터 HWA dla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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