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유재석이 2년 연속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생방송으로 열린 ‘2021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이 18번째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날 대상의 영광은 이변없이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그는 “제가 이번에도 분에 넘치는 상을 받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가장 먼저 “아들 지호, 딸 나은이. 고맙고 사랑하고 아끼는 나경은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기쁨을 나눴다. 이어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를 함께한 김태호PD를 언급하며 “김태호PD가 없는 ‘놀면 뭐하니’가 걱정도 되지만, 함께한 추억이 많이 생각이 난다. 김태호PD가 새로운 결정을 한 만큼 늘 응원하고 승승장구 하기를 바란다. 고마웠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에 새롭게 합류한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에게 “혼자 하기 버거운 시기에 힘든 길 함께해준 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소감 중간에 “너무 늦은 시간까지 TV를 보는 시청자 여러분. 너무 소감을 길게 얘기하면 내일 하시는 일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된다”면서도 프로그램 초반에 힘써준 김종민, 이영지, 데프콘 등에게도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한해 동안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움을 드리려고 노력했다”는 유재석은 “동료, 선후배 여러분께 고생 많았다고 말 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만 그럴 때일수록 예능인들이 해야할 일이 확실해지지 않을까를 느끼는 한해한해가 아닌가 생각한다. 동료들과 건강한 모습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서 큰 상을 받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제 몸이 다하는 그 날까지 대한민국의 개그맨으로서 동료들과 함께 많은 웃음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재석은 최근 세상을 떠난 故 김철민의 죽음을 애도하며 “마지막으로 얼마 전 개그맨 故 김철민 형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거리에서 수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주시다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다. 하늘나라에서도 많은 분들께 웃음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매수간 고민과 결정의 순간이 올 때마다 최고의 선택을 할수는 없지만 최선의 선택으로 많은 분들께 웃음을 드리도록 하겠다”면서 감사 인사를 했다.
한편 대상 시상자로는 유재석과 이효리가 나섰다. 유재석은 오랜만에 본 이효리를 보고 무심코 90도 인사를 했다고 밝혀 폭소케 했다. “제주도에서 7시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이효리는 “(무대에) 12시에 올라간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1시가 다 되어간다. 너무 길다. 시간을 줄이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라고 사이다 발언을 던졌다. 유재석 또한 “12시 10분에 끝난다고 해서 하루 안에 끝나는 시상식을 기대했다”면서 이효리의 의견에 동의했다. 지금까지 대상만 17번, MBC에서만 8번 받았다는 유재석은 “그만 받을 때 되지 않았냐. 후배들 위해서 자리를 비켜주셔야 하지 않냐”는 이효리의 공격에도 “주시면 받아야죠. 저에게도 딸린 식구들이 많다. 아직은 해야할 일이 많다”며 여유있게 대응했다.
이날 최우수상은 안정환-기안84(남자), 신봉선(여자), 장성규(라디오 부문)가 수상했다.
안정환은 “제가 방송을 하면서 원래 시상식은 참석하지 않았다. 운동 선수이기도 했고 예능인들이 참석하는 자리라서 안 왔는데 오늘은 시상하러 왔다가 ‘안싸우면 다행이야’ 팀을 위해 자리했다”면서 제작진에 대한 큰 사랑을 전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붐과 최용수, 허재, 김병현 등을 언급했다. 그는 “축구하면서 집을 많이 비웠는데 이제는 방송을 하면서 집을 많이 비우게 되었다”면서 “아내 혜원이, 리원이, 리환이 사랑하고 고맙다”고 가족을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안정환은 “방송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해 방송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기안84는 “자꾸 생방송에 나와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욕을 많이 먹어서 매년 시상식 올 때는 소감을 준비했었다”고 밝히며 “‘나 혼자 산다’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매주 꿈꾸는 것 같았다. 하다보니 오래하게 됐다”고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그는 “요즘 사실은 시청률도 조금 휘청거리고 해서 나와 현무형, 나래가 좀 빠져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전현무가 나갈 생각이 없다고 밝히자 기안84는 “저는 나갈 때 형을 꼭 데리고 나갈 거”라는 의지를 드러내 폭소케 했다.
‘나혼산’에 새롭게 합류한 이들은 언급한 그는 “전에는 너무 철딱서니 없이 행동한 것 같은데 어느새 나이가 많은 편이 됐더라. 잘 이끌어서 시청률도 높이고 싶고 현무형 장가도 보내고 싶다. 나래랑도 우리 시집가면서 나가자고 했다. 만약 장가를 못가면 형 틀니 맞추러 가는 에피소드까지 찍고 싶다”고 말했다. “눈물은 안나는데 잘 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는 그는 어머니에게 사랑을 전한 후 뜬금없이 “얼마 전 결혼한 이시언 형. 행복하게 잘 살고 혼자 돌아오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마지막으로 기안84는 “감사하다. 나 혼자 좋자고 받는 상이 죄송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봉선는 “내심 우수상 후보에도 이름이 없어서 뚜껑이 날아갈 뻔했다. 최우수상 후보는 너무 쟁쟁해서 올해도 그냥 돌아갈 수도 있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상받는 동료들에게 박수쳐주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생각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복면가왕’과 ‘놀면 뭐하니’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데뷔 후 넘어질 때도 있었고 그걸 털어내고 일어서는데 혼자 외로울 뻔했다. 신인 때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았다. 한번 넘어졌는데 ‘봉선아 네가 정말 웃기니까 의심하지 말고 너대로 네 모습을 보여주라고 말씀하신 송은이 대표님 겸 선배님. 늘 저에게 그늘이 되어주고 같은 연기자이자 대표로서 먼저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 안영미, 김신영에게도 고맙다. 상 이렇게 받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깐부라서 감사하다”고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
장성규는 “제가 DJ된지 2년 조금 넘었다. 그런데 분수에 넘치는 큰 상을 주셨다. 어려운 결정 해주신 라디오국의 어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늘 그래왔듯 고생은 제작진이 다 하고 영광은 제가 다 누린다.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지인분들께는 직접 인사드려도 이해해드릴 거라고 믿는다. 이 자리에서는 그 누구보다 청취자 여러분과 기쁨을 나눠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지만 소주한 제 마음을 드리겠다. 오늘 아침 7시 제가 하는 방송 오늘부터 열흘동안 매일 100분의 청취자분들, 총 1000분께 제 마음을 담은 커피를 한잔씩 드리겠다. 제 사비로 하겠다”고 파격적인 약속을 했다. 이어 “제 인생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특별한 순간들이 자주 찾아와 준다. 세상은 저에게 왜 이런 순간을 가져다줄까 그에 대한 답을 찾아내고 그 답대로 찾아가는 DJ가 되겠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에는 ‘놀면 뭐하니’가 호명됐다. 무대에 오른 김태호PD는 “올해도 ‘놀면 뭐하니?’가 많은 일들을 했다. 올봄에는 러브유, 위드유로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며 소소한 감동을 전했다. 여름에는 MSG워너비 멤버들이 한여름의 발라드 열풍을 불러왔고 그 중심에는 톱100귀가 있었다. JMT 유본부장과 무한도전의 정과장의 만남은 ‘놀면 뭐하니’와 ‘무한도전’의 연결된 세계관을 완성했다. 가을부터는 유재석 옆에 든든한 가족이 생겼다.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가 패밀리십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퇴사를 앞둔 김태호PD는 “사실 저는 2001년 1월 1일 입사해서 올해..”라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며 “되게 신날 줄 알았다”고 복잡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상당히 MBC를 좋아했다. 한번만 더 잡으면 남으려고 했는데 안 잡더라. 서로 운명이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중에 15년을 토요일 저녁을 위해 일을 했다. 그 시간에 항상 유재석님이 함께 해줘서 버틸 수 있었고 힘낼 수 있었다.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김태호PD는 “어머니 꿈은 제가 MBC 사장이 되는 거였다. 그 꿈은 못 이뤘지만 지난 가을에 ‘놀면 뭐하니’로 발령난 박창훈PD의 꿈이 MBC 사장”이라면서 새로운 연출진이 꾸려갈 프로그램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21년 동안 MBC에서 근무한 그는 “운좋게 매해 연예대상에 참석하고 있다. 그동안 제가 상을 좀 받아왔는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시상식은 마지막인 것 같아서 아내와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꾹 참았다.
이하 ‘2021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대상=유재석(놀면 뭐하니?)
▶올해의 예능인상=김구라-김성주-박나래-유재석-이영자-전현무
▶남자 최우수상=안정환(안싸우면 다행이야)-기안84(나 혼자 산다)
▶여자 최우수상=신봉선(놀면 뭐하니?, 복면가왕)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장성규(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놀면 뭐하니?
▶남자 우수상=장동민(버라이어티 부문)-유세윤(뮤직·토크 부문)
▶여자 우수상=홍현희(전지적 참견 시점)
▶라디오 부문 우수상=문천식(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뮤지 안영미(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
▶PD상=나 혼자 산다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양세형(구해줘! 홈즈·전지적 참견시점)-유병재(선을 넘는 녀석들·전지적 참견 시점)
▶베스트 캐릭터상=정준하-하하(놀면 뭐하니?)
▶베스트 커플상=유재석-이미주-하하(놀면 뭐하니?)
▶베스트 팀워크상=MSG워너비(놀면 뭐하니?)
▶인기상=김종민(놀면 뭐하니?, 선을 넘는 녀석들)-산다라박(복면가왕, 나 혼자 산다)-키 (나 혼자 산다)
▶공로상=하춘화
▶남자 MC상=붐(구해줘! 홈즈, 안싸우면 다행이야)
▶여자 MC상=박선영(아무튼 출근!)
▶특별상=권유리-아이키-옥주현-전소연(방과후 설렘)
▶라디오 부문 공헌상=NC유니버스
▶라디오 부문 올해의 작가상=박세훈(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라디오 부문 특별상=염민주(57분 교통정보)-허일후 (정치인싸)
▶시사·교양부문 올해의 작가상=간민주(PD 수첩)
▶시사·교양부문 특별상=강다솜(탐나는 TV)=오은영(다큐 플렉스)-정준희(100분 토론)
▶디지털 콘텐츠상=바꿔줘! 홈즈
▶올해의 작가상=박현정(라디오스타)
▶남자 신인상=박재정(놀면 뭐하니?, 나 혼자 산다)
▶여자 신인상=이미주(놀면 뭐하니?)
▶라디오 부문 신인상=정준하·신지(정준하, 신지의 싱글벙글쇼)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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