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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 박창근X김성주, 가부장父 애증→그리움…위로의 노래 [종합]

김은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은정 기자] 박창근과 김성주가 아버지를 추억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국가가 부른다’에서는 동갑내기 박창근과 김성주가 친구가 됐다.

‘국가단’의 맏형 박창근과 MC 김성주는 72년생 동갑내기다. 이날 김성주는 박창근의 13평 투룸 집을 방문해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박창근은 “2013년 상경 후 8년 만에 동갑내기 친구가 집에 찾아왔다”면서 “아침부터 너무 설렜다. 김성주가 집에 오는 걸 상상도 못했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김성주는 ‘내일은 국민가수’와 ‘국가가 부른다’를 진행하며 동갑인 박창근에게 말을 놓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고 밝히며 “경연할 때 ‘힘들지 않아?’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괜찮습니다’라고 존댓말이 돌아오더라. 말을 놓기 싫은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놀란 박창근은 “김성주는 TV만 틀면 나오는 사람이잖냐. 팬의 입장에서 봤다. 이렇게 친구를 되는 것도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편하게 말을 편하게 놓자. 친구가 되려면 술을 세게 먹던가 같이 목욕탕을 가야한다”는 김성주의 말에 박창근은 “누가 트로트 하라고 꼬시면서 준 술”이라며 산삼주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가볍게 산삼주를 한잔씩 나눈 두 사람은 각자의 상경기를 꺼내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성주는 “나는 스무살에 서울에 왔다. 가족, 친구들이 다 없으니까 서울에 오기 싫었는데 대학에 합격해서 왔다. 너무 힘들어서 그때만 생각하면 되게 우울하다”면서 5년 간 아나운서 시험에 낙방하며 느꼈던 좌절과 갑자기 고향에 내려가자 놀라던 부모님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성주는 “난 5년도 힘들었는데 넌..”이라며 포크 외길 인생 23년인 박창근의 끈기와 인내에 감탄했다. 박창근은 “난 운전 면허 시험도 9번을 봤다. 정말 멍청하구나 그때 깨달았다”며 웃었다.

대학시절 노래패 선배 권유로 노래 시작했다는 박창근. 김성주는 ‘내일은 국민가수’ ‘국가가 부른다’ MC석에서 그의 노래를 부르며 몇 번이고 눈물을 흘린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좀처럼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박창근 미니콘서트 때 나 좀 데려가지 그랬어 라는 말을 하더라”며 박창근의 목소리와 노래가 가진 공감대와 힘을 극찬했다.

동시대를 살아온 두 사람은 신승훈, 심신, 강수지, 서태지의 아이들로 대표할 수 있는 90년대 초반 가요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추억에 잠겼다.

과거 버스킹, 소극장 공연 등을 펼친 박창근은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면 객석에 5~6명 앉아 있는 날도 있었다. 그 사람들이 다 내가 아는 사람만 있을 때도 있었는데, 그 때는 멘탈이 흔들렸다. 관객보다 스태프가 더 많으면 부끄럽고 미치겠더라. 자괴감을 느낀 적도 있다”면서 “그런 걸 겪으면서 관객이 없이도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다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눈물이 많은 김성주는 “갱년기인가봐. 눈물이 많아졌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다른 건 잘 안 우는데 부모님 얘기가 나오면 참지 못하겠더라”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가부장적 아버지 아래서 자란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창근은 “아버지와는 애증의 관계였다. 아버지의 사업이 잘 안될 때는 집에 와 큰 소리를 치시니까, 밖에서 발 소리만 들리면 심장이 막 뛰었다. 애증의 감정이다. 너무 미웠는데 가실 때는 화해 같은 것을 했다. 이제야 나를 받아주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김성주는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강인한 모습의 아버지의 약한 모습을 떠올렸다. 뒤늦게 알게 된 아버지의 파킨슨 병. 그는 “척추가 굳어가 식사를 못하고 말도 못하게 되더라. 목을 뚫으면 치료하긴 편하지만, 의사가 ‘그건 자식들을 위한 거지 환자를 위한 건 아니’라고 했다”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돌아가시기 전날 아버지를 찾아 병원에 간 김성주는 “그날 따라 이상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싶었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과자랑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첫째 민국이가 ‘할아버지도 드세요’ 하면서 아이스크림을 내미는데 아버지는 눈만 깜빡이고 계셨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다음날 아침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게 된 김성주는 “출근 시간이라 차가 너무 막혔다. 어젯밤 병원에서 잘 걸 후회했다”면서 “도착하니 ‘방금 전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민국이는 할아버지 몸을 만지고 깜짝 놀라했다. 몸이 차가우니까 어제 자기가 드린 아이스크림 때문에 차갑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면서 “관 위에 내 이름을 쓰는데 민국이가 자기도 뭘 쓰고 싶다며 왔다. ‘할아버지 춥지 마세요’ 라는 글을 쓰더라”며 순수함에 더 슬펐던 기억을 털어놨다.

한편 이날 ‘국가가 부른다’ 본무대에서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주제로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가수 김수희와 허각이 등장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허각은 김동현과 ‘하늘을 달리다’를 열창하며 특별 듀엣 무대를 꾸몄다.

박창근은 김수희와 ‘가요톱10’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을 이긴 노래 ‘애모’를 불러 애틋한 감성을 선사했다. 김수희는 “박창근 목소리를 들으니 거친 파도에 예쁘게 다듬어진 조약돌 같다. 청아하고 노래가 좋더라”면서 “박창근의 ‘엄마 라는 곡 듣고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들이 울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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