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이혜리가 죽은 자를 위한 히어로로 돌아왔다.
19일 오후 MBC 새 드라마 ‘일당백집사’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심소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혜리, 이준영, 이규한, 송덕호가 참석해 드라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당백집사'(연출 심소연·박선영, 극본 이선혜, 제작 아이윌미디어)는 고인의 청을 들어주는 장례지도사 백동주(이혜리 분)와 생활 서비스 업체 일당백 김집사(이준영 분)의 생사초월 상부상조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죽은 자와 산 자를 넘나들며 ‘무엇이든’ 들어주고 도와주는 두 집사의 팀플레이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오싹하지만 따스하고, 얄궂지만 가슴 저릿한 의뢰들이 진한 공감을 선사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후 1년 만에 MBC에서 수목극이 부활했다. 심소연 감독은 “수목극이 사라진다고 했을 때 속상했는데 1년 만에 부활한다고 해 기뻤다. 저희 작품이 첫 작품이 될 줄은 몰랐다.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좋은 이야기는 오래 기억되는 법이니 부담을 내려놓고 저의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죽기 전 딱 한 가지 소원’에서 시작한 드라마라고 ‘일당백집사’를 소개한 감독은 “죽음을 영원한 이별처럼 슬프게 다루지 않으려 했다. 슬플 수 있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유쾌하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장례지도사를 연기하게 된 이혜리는 “장례지도사로서 고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주변 분들에게 제일 많이 한 질문이 ‘어느 날 준비도 없이 죽으면 소원이 무엇이냐’였는데, 하나는 사랑하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또 하나는 이럴 거면 돈 많이 쓸 걸 두 가지로 갈리더라. 다 남은 사람을 걱정하더라. 그 시각으로 동주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백동주 캐릭터에 대해 이혜리는 “굉장히 평범한 인물인데 이 직업을 택하고 미션들을 수행하며 누군가에게 히어로적 면모가 생긴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미션에 굉장히 고군분투하는 게 우리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2년에 한 번씩 MBC 드라마에 출연 중이라는 이준영, ‘MBC 2년 주기설’의 주인공이 된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며 “2년 주기로 성장해 있어서 돌아보면 신기하다. 제안 주셨을 때 감사했고, 대본 봤을 때 따뜻해서 ‘꼭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MBC 컴백 소감을 전했다.
고시촌 출신 심부름센터 CEO 빈센트를 연기하게 된 이규한은 똑단발 헤어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제안을 받고 시놉을 봤는데 이름만 보고 하겠다고 했다. 독특한 이름이라면 뭔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근데 뭔가가 없다. 그냥 이름이 빈센트다”고 너스레를 떨며 “빈센트라는 이름을 가진 ‘일당백’의 CEO는 우리네 동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네 형 같은 사람, 동네 술자리에 은근슬쩍 끼고 경조사에 늘 참여하는, 그런데 누구에게 물어봐도 정체를 아는 사람이 없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백동주 바라기’ 경찰 서해안 역의 송덕호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혈남”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남도 사투리를 자연스레 구사하는 그의 고향은 의외로 미국이라고. 그는 “감독님과 얘기하다가도 이 얘기가 나와서 빵 터졌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친구에게 사투리 연기 도움을 받았다는 그는 “전라도 친구 두 명을 대본 받을 때마다 새벽에도 전화하고 괴롭혔다.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드라마에서 로맨스 연기를 하게 된 이혜리는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드라마다. 생각보다 로맨스가 뒤로 갈수록 분량도 많아지고 재미있는 요소가 된다”면서 “중후반부터 로맨스 케미를 잘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혜리가 전개를 이야기하며 조심스러워하자 이규한은 “매회 스포가 있어서 배우들이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 꼭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시청을 독려, 웃음을 자아냈다.
각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캐스팅된 이유는 ‘밝은 기운’이었다. 심소연 감독은 “이혜리는 특유의 건강하고 밝은 힘이 없었다면 동주를 그릴 수 없었을 거다. 생일 아침에 이혜리가 함께한다는 연락을 받아서 너무 큰 생일선물이었다”고, “이준영은 최근 했던 작품이 강했다 보니 저 혼자 긴장했는데 얼마 안 가 ‘순딩이’가 됐다. 편하고 좋고 매력이 많은 사람, 예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이규한에 대해 감독은 “4년 전 첫 연출을 했을 때 같이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촬영장 안팎에서 가장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배우이자 선배여서 간곡하게 연락을 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덕호에 대해서는 “당연히 전라도가 고향인 줄 알고 깜짝 놀랐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만난 지 5분 만에 확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강렬했다. 만나자마자 서해안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밝혔다.
이혜리가 감독을 본 첫 인상은 “젊고 자그마하다”였다고. 그는 “저희 드라마가 처음엔 판타지 같은데 읽을수록 현실에 맞닿아있고, 그게 융화가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감독님을 만나고 좀 더 젊은 느낌으로 풀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신뢰가 갔다”고 전했다. 이준영은 “에너지가 넘치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있으시고 똑똑하시다.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 하나도 막힘없이 와다다 설명을 해주셔서 ‘꼭 같이 하고 싶다’ 생각했다”고 첫 인상을 전했다.
이규한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에 감탄한다. 조만간 대한민국에 한 획을 긋는 훌륭한 감독님이 될 것 같으니 잘 해놔야겠다 했다”며 “(전작인) ‘부잣집아들’때 짜증 한 번 안 내고 잘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송덕호는 “첫 오디션, 미팅 때 너무 편안해서 경거망동하면 안 되는데 ‘왠지 느낌이 좋은데’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확정이 됐다. 운명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입관실과 분장실이 등장한다는 것이 독특하다. 심소연 감독은 “대본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보기만 해도 따뜻한 공간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과 사의 경계인 공간 같았다. 수개월 간 수십 번의 도면을 주고받으며 나온 게 지금의 분장실이다”고 이 공간에 특별히 공을 들였음을 알렸다. 이어 “숨겨놓은 의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이혜리는 “열심히 촬영했고, 많은 마음을 가득 담아 찍었다.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이야기에 힘이 있으면 봐주실 거라 생각한다. 본방사수 해주시고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준영은 “촬영하다 먹먹해지는 순간이 많았는데 시청자분들도 느끼시길 바란다”고, 이규한은 “2022년 ‘일당백집사’ 같은 장르는 유일할 것 같다. 많은 사랑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송덕호는 “매 작품 그랬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더 열심히 했다. 모두가 울고 웃고 땀 흘리며 고생했다. 정말 정말 재미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MBC 새 수목드라마 ‘일당백집사’는 19일부터 매주 수, 목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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