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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회식無, 악플無, 무해하게 어느 순간 200회 [리폿@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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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2018년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한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200회를 맞았다. 편성 이동이라는 나름의 위기(?)를 여러 차례 겪으면서도 햇수로 5년째 프로그램을 끌어온 원동력을 MC, 그리고 제작진이 직접 전했다.

지난 18일 오후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200회 기념 기자 간담회가 서울 서대문구 한 루프탑 카페에서 진행됐다. MC 송은이, 김숙, 김종국, 민경훈, 이세희 CP, 김진 PD가 참석했고 강성규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정형돈은 건강 상의 이유로 간담회에 불참했다.

5년째 롱런 중인 ‘옥탑방의 문제아들’, 오늘 10월 26일 방송이 벌써 200회다. 오랫동안 KBS2 저녁 시간을 책임져온 MC들이 자축하는 자리에서 이세희CP는 “처음 멤버들과 시작할 때 그냥 방송 보시는 분만 편하면 우리도 편하겠다 생각으로 시작했다. 200회를 맞아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목소리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탁성 PD’ 김진 PD는 “엊그제 시작한 것 같다. 작은 옥탑방에서 시작해 햇수로 5년차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감회를 밝혔다.

MC들도 모두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은이는 “이걸 하며 나이 앞자리가 4에서 5로 바뀌었다. 방송한 지 30년 되는 해인데 오랫동안 끈기있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기자간담회라 더 특별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숙은 “어릴때 친한 친구들과 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지 않나. 횟수를 새지 않았는데 훅 시간이 지났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았는데 편하게 봐주시며 4년이 지났다. 기쁜 날이다”라고 더했다. 중간 투입된 김종국도 “내가 낄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시청자로서 저는 축하를 드리는 입장이다. 김용만 형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OTT 홍수, 수많은 케이블 방송사, 장수 예능이 생기기 쉽지 않은 방송 환경에서 200회를 맞이한 것은 이례적인 일. 이들이 생각하는 롱런의 비결은 “주목 받지 않아서”다.

송은이는 “편성부터 지금까지 그렇다. 주목을 안 해줘서 오래 간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떠는 한편, 여러 차례 편성 이동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그는 “개편 때마다 새 예능이 들어오는데 저희는 그 자리를 비워줬다. ‘저희는 어디로 가나요?’ 하면서 바다에 떠있는 부표처럼 이리저리 오갔지만 어느 하나 ‘왜 그러냐’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유연하게 받아들인 멤버들, 그리고 좋은 제작진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숙 역시 “누구 하나 까탈스럽지 않고 무던하고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더했다. 중간 투입된 김종국은 “고생을 그렇게 하는 프로그램도 없어지는데 저렇게 날로 먹어도 오래 갈까 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며 “편안하게 해준 게 비결 같다”고 덧붙였다.

민경훈이 꼽은 장수 비결은 ‘무회식’. “회식 안 하는 게 너무 좋다. 한 번 했다. 너무 좋다”고 말하자 김숙도 강하게 동의했다. 김숙은 “회식이 없고 단톡방이 없다. 불만이 있어도 쓸 데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진 PD는 “옥탑방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을 포인트로 꼽으며 “게스트도 오면 부담없는 프로그램이고, 편안해 하신다. 그게 시청자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나온 대답은 의외였다. 송은이는 “반응이 미지근하다. 주목되는 것도, ‘MC 꺼져라’ 하는 악플도 없다”고, 민경훈은 “우리 프로그램 이름을 헷갈려 하신다. ‘옥탑방의 나쁜놈들’ ‘양아치들’ 그런 걸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숙은 배우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랑하며 “우리는 뭘 시키는 것보다 우리가 하는 걸 좋아한다. 배우들한테 소문이 나서 영화, 드라마 쪽 출연자가 온다”고 말했다. 

목소리만으로 ‘옥문아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옥문아들’의 제6의 멤버 ‘탁성PD’의 존재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김진 PD는 자신이 문제를 내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PD 보다 그나마 또렷하게 말한 덕이라고. 그는 “배우들이 제 목소리를 특이하다 생각하시더라. 배우 게스트가 꼭 저를 찾으신다. 얼굴이 궁금하다고”라고 은근한 자랑을 하기도. 그러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잡아준 정형돈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코 좀 뚫어라, 코 좀 풀고 얘기해라”라는 악플을 받기도 했지만 “정겹게 들어주시는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이들이 꼽은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는 김숙과 민경훈의 어색 케미다. 기자간담회에서 민경훈을 ‘경훈씨’라 장난스레 부른 김숙은 이 자리에서도 함께 캠핑을 가자고 강하게 어필하기도. 김숙은 “올해 안에 간다. 민경훈과 캠핑 갈 거다. 가자”고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민경훈은 “이 자리에서 대답은 하지 않겠다”고 더 강력하게 철벽을 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야외 예능을 오랫동안 해온 김종국, 앉아서 토크를 하는 프로그램이 답답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활동적인 걸 많이 해왔지만 카페에 앉아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 성향이 옥탑방에 더 잘 맞는다. 야외 프로그램에서 힘 쓰는 것을 많이 하다보니 (‘옥문아들’에) 더 애정이 간다. 쉬어가고 힐링하고 간다”고 ‘옥문아들’에 함께하는 데 만족감을 드러냈고, 송은이는 “힘 쓰는 것만큼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힘 센 노홍철”이라고 김종국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중간 투입됐지만 멤버들 모두 친분이 있던 터라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김종국은 “부담이 되긴 했지만 열심히 안할 수는 없지 않나”며 “처음에는 성향대로 말도 많았다. 열정이 과했다. 신기해서 그랬다. 이제는 조금 튄다 싶으면 조절하고 자연스럽게 맞춰갔다”고 옥탑방 적응기를 전했다. MC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역시 멤버들과의 친분. 그는 “전부 예전부터 보던 사람들이다. 멤버들이 너무 좋았고 모난 사람 없이 전부 훌륭하다”고 멤버 구성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숙은 “김종국의 장점은 에너지와 지구력”이라며 “게스트가 말할 때 끝까지 얘기를 듣고 호응을 해서 오신 분들도 마음 편히 얘기하는 게 김종국 덕분이다”라고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김종국이 얘기를 많이 할 때는 왼쪽 귀에 이명이 들렸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김종국의 말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뜻밖의 상식을 얻어가는 시청자도 많다. 보는 이를 잡학다식하게 만드는 문제도 이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 김진 PD는 “작가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몇천개 문제를 찾고 회의를 거쳐 선정한다. 게스트 맞춤형 문제도 많이 발굴한다. 모든 것을 고려해 작가들이 10개 문제를 내기 위해 고생하고 있다”고 작가진의 노고를 전했다.

26일 방송될 200회에는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을까? 이세희 CP는 “종교 유튜버 중 두 분을 모신다. 홀리(거룩)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200회라고 해서 특별히 게스트를 모시기도 그렇고, 항상 내던 문제를 똑같이 내면 특별할 게 없다. 가끔은 색다른 분들을 모시는데 그런 특징을 살린 게스트”라고 귀띔했다.

200회까지 끌어오는 동안 변화를 시도한 적도 있었다. 문제에 돈도 걸고, 먹을 것도 걸었다. 하지만 편안하게 앉아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라는 ‘본질’을 지켰다. 송은이는 “제작진이 (변화에 대한) 고민을 안 하는 게 아니다”며 “유래 없이 완벽한 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일등공신, 제작진과 멤버들은 이 프로그램을 지켜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이를 묻자 입을 모아 ‘정형돈’을 꼽았다. 아쉽게도 건강 문제로 현장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존재감은 막강했다.

송은이는 “우리 다 형돈이라고 생각한다. 오시는 게스트 중 정형돈을 보러 많이 온다”며 “알게 모르게 완급 조절도 잘해준다”고 정형돈을 칭찬했다. 민경훈도 “형돈이 형이 프로그램을 위해 망가져 주고 웃음을 주려 노력하는 게 앞에서 다 보인다. 멋있고, 고맙다”고 말했다. 김종국은 “송은이도 중심을 잘 지켜 준다. 은이 누나의 진행에 의지를 많이 한다”고 공을 돌렸다.

나문희, 고두심, 그리고 최근 송새벽까지. 예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들이 부담 없이 출연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그램 ‘옥문아들’. 그들이 꼭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을까?

김숙은 김혜수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친분이 전혀 없는데 그냥 뵙고 싶다. 멋있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민경훈은 “저는 서태지 씨, 보기 정말 어렵지 않나. 궁금하다”고, 김종국은 할리우드 스타 드웨인 존슨과 운동 얘기를 하고 싶다고 바랐다, 송은이는 중도 하차한 김용만과 유재석의 출연을 원한다며 “(김용만은) 편성이 겹쳐서 못 나와 아쉽다. ‘유퀴즈’도 같은 시간대인데 유재석도 모시고 싶다. 수다가 끊이지 않는 스타일이다. 시원하게 본인 얘기 하고 갔으면 좋겠다. ‘유퀴즈’ 쉴 때 나와주면 좋겠다”고 절친을 소환했다.

김진PD 역시 유재석을 언급하며 “’유퀴즈’에서는 문제를 내시지만 여기서는 본인 얘기를 하고 문제 푸는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용히, 그리고 꽤 길게 편안한 저녁 시간 시청자와 함께 문제를 풀어온 ‘옥탑방의 문제아들’, 마지막으로 이세희 CP는 “변하지 않는 모토는 생존”이라며 “좋은 프로로 계속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진 PD는 “많은 예능 가운데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기적이다. 앞으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버티며 재미를 드리겠다”고 잔잔한 포부를 전했다.

민경훈은 “예능을 두 개 하는데 오래 지속돼서 다행이다. 제 특성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못하는데 좋은 형 누나 동료 제작진이 만나서 편안하게 촬영하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김종국은 “자극적이지 않고 착한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은이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제가 여러 이유로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이 프로그램은 계속 됐으면 좋겠다. 가능한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래 가는 좋은 프로그램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한다”고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더 오래 지속되기를 소원했다.

김숙은 “해가 되지 않는 방송이다. 그래서 꾸준히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다. 이 정도 사랑이 너무 좋다. 우리 우정도 변치 않고, 이 정도 선선한 관계이길 바란다. 다들 변치 않고, 아프지 않길 바란다”고 바랐다.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매주 수요일 8시 30분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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