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이준익 감독이 ‘욘더’를 향한 시청자의 반응에 답했다.
18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의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준익 감독은 ‘욘더’를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충과 비하인드를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원작 소설을 시나리오로 옮기며 중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준익 감독은 “2011년 원작이 나왔고 몇년 후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원작 소설을 SF처럼 사이즈가 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쓰다가 때를 못 벗었다. 준비도 덜 되고 능력도 안 돼서 포기하고 덮었었다”며 “다시 들추고 싶더라. 6~7년 후 제가 미니멀해졌다. 이야기도 컴팩트하게, 하지만 깊숙하게 방향을 바꾸어 쓰기 시작했고, 원작이 가진 핵심 요소를 버리지 않고, 간결하게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시간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다루려 했다. 사람의 죽음을 다루는 이야기이지 않나. 한 사람의 영혼을 살리고, 소멸시키는 이야기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주로 과거의 이야기를 다뤘던 감독, ‘욘더’에서는 미래를 얘기했다. 감독은 “어차피 둘 다 현재가 아니다”며 “사극이라고 해서 과거라 판단하지만 사실 사극은 엄밀히 말하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다. 그리고 실제 그때는 그렇지 않았을 거다. 과거와 미래는 시간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정의했다.
‘욘더’는 심오한 이야기, 특히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얘기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다. 호기심을 향하고 있는 이기심이다. 그렇게 염원하던 아이와 함께 죽는 것, 그것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고 이를 맞이하는 순간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죽음 이후를 선택하겠다’고 한 것이다”며 “만개의 천국인 줄 알았는데 각자의 고립이다. 이기심 때문”이라고 주인공의 선택을 설명했다.
첫 OTT 작업에 도전한 이준익 감독, 다름을 체감했다고 한다. 감독은 “영화는 2시간 안에 넣어야 했다. 그래서 압축의 미가 발전했다”고 영화의 장점을 전하면서도, 드라마에 ‘침착함’을 더 담을 수 있다고 차이점을 전했다. 감독은 “재현의 내면을 침착하고 묵직하게 끌고 가는 것은 드라마에 있었다. 영화에서 그렇게 하면 투자사에서 다 잘린다”고 말하며, ‘욘더’라는 작품에는 시리즈가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욘더’. 감독은 “드라마를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수백 명으로 꽉 찼는데 숨소리 하나 안 들리더라. ‘굉장히 몰입하시는구나’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회당 30분 분량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은 “새로운 시도였다. 러닝타임이 줄어드는 추세이기도 하다”면서 “아웃풋은 OTT에서 결정하는 것이긴 한데 제가 30분 분량으로 설계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야기의 크기만큼 관객의 편리한 관람을 위해 배열되는데, 꼭 30분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가 스테이지를 건너가는 구조이다. 한 번에 쭉 봐도 되지만 쪼개서 봐도 하나하나가 가진 디테일을 보고 여지를 생각하며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한 반응을 찾아봤는지 묻는 질문에 감독은 “영화를 할 때는 디데이를 정해 놓고 몰고 가지 않나. 빌드업의 과정이 있는데 이건 그냥 공개다. 영화와 비교했을 때 체감상 밋밋하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담론화해 깊이 들어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너무 좋았고, 너무 지루하다는 반응도 이해한다”고 말한 감독은 “개인차가 존재하지 않나. 세대차가 큰 작품이다. 20~30대가 죽음을 일상에서 잘 생각하지 않지 않나. 타인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도 그렇고. 죽음에 대한 산 사람의 심리와 감정이 (60대인) 저에게는 현실이다. 젊은 층에게는 몰입도가 덜할 수 있다. 지루하게 느끼셨다면 사과한다”고 전했다.
상하 좌우 대칭을 보여주는 ‘욘더’의 타이틀도 인상적이다. 감독은 “두 개의 세계를 담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다”며 “오프라인에서 전혀 다른 공간이지만 온라인에서 만나고 싶지 않나. 도시가 있고, 쪼개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그 사이사이 ‘욘더’라는 세계가 이미지로 들어온다. 같은 도시 안에도 계기판에 주파수가 흐르듯 디지털 기호화된 것, ‘욘더’는 하나의 서버이다. 인간의 기억이 디지털라이즈돼 서버에 아바타로, 이미지로, 픽셀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을 유기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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