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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영화 ‘오디세이’의 주역들이 마침내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오랫동안 내한을 기다려 왔다 밝힌 놀란 감독부터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맷 데이먼까지, 이들은 ‘오디세이’를 극장에서 함께 경험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영화 ‘오디세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 배우 맷 데이먼과 샤를리즈 테론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들의 분노와 맞서는 여정을 그린 대서사시다.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체 촬영분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완성해 화제를 모은 작품은 지난달 17일 북미 개봉 이후 글로벌 흥행 수익 6억 3,960만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아이맥스 글로벌 오프닝 2위에 해당하는 기록도 세웠다.
이날 놀란 감독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국 방문에 벅찬 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말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다. 특히 ‘인터스텔라’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며 “한국 관객들이 내 영화를 정말 좋아해줬고 극장에서 오랫동안 상영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이 내가 만든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신기하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며 “직접 찾아가 영화를 보여드리고, 관객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밝혔다.
앞서 ‘테넷’ 개봉 당시에도 한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됐다고. 놀란 감독은 “이번에야말로 한국 관객들을 직접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에 이어 놀란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맷 데이먼은 주인공 오디세우스를 연기했다.
1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맷 데이먼은 “벌써 10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지난 방문 당시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오디세이’와 함께 돌아오게 돼 더욱 기쁘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오디세우스를 섬에 붙잡아두며 귀향을 방해하는 신비로운 여신 칼립소 역의 샤를리즈 테론은 불과 몇 달 전에도 딸과 함께 한국을 여행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샤를리즈 테론은 “한국 문화를 정말 사랑하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며 “이번에는 ‘오디세이’로 다시 오게 돼 더욱 기쁘다. 친구들도 만나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 스킨케어에도 신경을 썼다. 한국의 기술 덕분”이라고 재치 있게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감독의 아내이자 프로듀서로 30여년 간 그와 함께 작업해 온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 역시 이번 일정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는 짧은 일정 동안 한국 문화에 흠뻑 빠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한국 전통 장신구인 노리개를 착용하고 등장한 그는 “한국의 전통 장신구라는 설명을 들었다. 특히 ‘오디세이’의 주제와도 잘 맞아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을 따라 걸었는데 자연경관이 정말 아름다웠다. 새들도 많았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며 “놀란 감독을 데리고 올리브영에도 갔다. 감독은 조금 힘들어했지만 나는 정말 재미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계 미국인인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한국에서 해야 할 일들을 추천받았다고 밝힌 그는 “덕분에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즐겁게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어떤 질문을 품고 돌아가길 바라느냐는 물음에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체험을 강조했다.
놀란 감독은 “영화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체험과 답을 떠올리는 매체라고 생각한다”며 “원작을 잘 모르는 관객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흥미로운 모험 이야기로 만들었다. 우선 재미있게 경험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맷 데이먼은 “감독님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 영화를 선보이게 돼 떨리고 설렌다. 관객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고 밝혔다.
또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그렇듯 자신의 인생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따라 작품이 주는 울림도 달라질 것”이라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많은 관객이 각기 다른 지점에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놀란 감독은 관객들이 ‘오디세이’를 극장에서 경험해야 하는 이유도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영화의 가장 큰 가치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낯선 이들과 동시에 공유하는 데 있었다.
놀란 감독은 “영화는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경험하면서도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집단적으로 나누는 매체”라며 “책을 통해서도 통찰을 얻을 수 있지만 극장에서는 주변 관객들과 감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집단적인 경험은 책이나 TV가 아닌 영화관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영화를 접하는 방식도 존중하지만, 작품이 세상에 처음 나오는 순간만큼은 극장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놀란 감독은 “‘오디세이’를 만들 때 관객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한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오디세우스와 함께 배의 갑판 위에 서고, 산을 오르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여정의 일부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 경험을 다른 관객들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전했다.
샤를리즈 테론 역시 극장에서 영화를 본 뒤 시작되는 변화와 대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나는 극장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영화를 보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극장을 나선 뒤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일부러 예고편도 보지 않는다. 아무것도 모른 채 바로 여정을 시작하는 느낌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라며 “‘오디세이’가 관객들에게 좋은 경험이자 다양한 대화를 촉발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자신이 맡은 칼립소를 두고 관객들의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샤를리즈 테론은 “칼립소가 어떤 인물인지에 관해 정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듣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고 설렌다”며 “꼭 극장에서 작품을 본 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놀란 감독과 처음으로 작업한 그는 거대한 규모의 작품이었음에도 촬영장 안에는 친밀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샤를리즈 테론은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친밀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감동받았다”며 “이렇게 장대한 규모의 영화를 이토록 가까운 분위기에서 작업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엠마 토마스는 작품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로 연결과 유대감을 꼽았다. 그는 “영화와 극장은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고 공감하며 유대감을 경험하는 집단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의 많은 관객이 ‘오디세이’를 통해 그런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에는 다양한 주제가 담겼지만 그중에서도 연결과 유대가 중요하다. 이는 3000년 전에도 통했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감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디세이’가 유독 특별했던 이유도 공개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은 긴 촬영이 끝났지만 배우와 스태프 누구도 쉽게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는 것.
엠마 토마스는 “촬영 과정이 워낙 치열해 모두가 지쳐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샴페인을 터뜨린 뒤에도 아무도 현장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며 “마치 발이 묶인 사람들처럼 몇 시간 동안 모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 놀랍고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한국에서 받은 뜨거운 환대에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엠마 토마스는 “한국에 와서 정말 기쁘고 ‘오디세이’와 함께 올 수 있어 더욱 좋다. 가능하다면 2주 정도 더 머물고 싶다”며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반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맷 데이먼 역시 “다시 한국에 와서 정말 즐겁고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디세이’로 방문하게 돼 더욱 뜻깊다. 한국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보고 느끼실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다시 극장을 찾는 문화가 살아나고 있다고 들었다”며 “많은 관객이 극장에서 ‘오디세이’의 여정을 함께 경험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북미 개봉과 동시에 호평을 이어가며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오디세이’는 오는 5일 개봉한다.
강지호 기자 /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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