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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소녀들의 방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2일, 영화 ‘산양들’이 언론시사회를 성황리에 마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 작품은 팍팍한 입시 제도의 압박을 뒤로한 채 거친 야생으로 뛰어든 외톨이 소녀들의 리얼 생존기를 담았다.
‘산양들’은 정해진 미래도, 뚜렷한 목표도 없던 면접반 네 친구가 똘똘 뭉쳐 벌이는 야생 우정 어드벤처 영화다. 전작 ‘라임크라임'(2020)을 통해 독보적인 감각을 증명했던 유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경쟁 사회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청춘들의 초상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소녀들의 무모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도약은 해방감과 위로를 동시에 건넬 예정이다.
톡톡 튀는 활기로 무장한 ‘산양들’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산양들’은 소녀들의 뜻밖의 일탈이 소동극으로 이어지며 서사를 쌓아간다. 이야기는 진학 조사란을 당당히 비워둔 채 면접반으로 밀려난 고등학교 3학년 인혜(박혜진 분), 서희(이승연 분), 정애(박효은 분), 수민(최수인 분)의 만남으로 포문을 연다. 뚜렷한 꿈도 없이 방황하던 네 친구는 조류 인플루엔자로 살처분 위기에 놓인 학교 사육장의 동물들을 발견하고, 이들을 지키기 위해 구출 작전에 돌입한다. 오로지 입시만 강요받던 소녀들은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사회에 저항하며 쾌감을 전한다.
유재욱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소녀 모험극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며 “외톨이 소녀 네 명이 자신과 동물들을 위한 안식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영화의 제목인 ‘산양들’에 관해 그는 “이 아이들은 길을 잃은 존재가 아니라 산양처럼 어디든 갈 수 있는 존재들”이라며, 어른들의 무관심과 차가운 시스템을 벗어나 스스로 삶의 주체로 일어서는 ‘산양들’ 속 소녀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강조했다.
충무로가 주목하는 차세대 배우들의 캐릭터 앙상블은 ‘산양들’에 청량함을 더했다. 소녀들의 모험을 주도하는 인혜 역은 박혜진이 맡았다. ‘경아의 딸’과 ‘태어나길 잘했어’ 등으로 섬세한 내면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직진하는 용기가 돋보이는 인혜를 단단하게 구축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이번 역할이 여태 맡았던 캐릭터 중 실제 성격과 가장 닮았다며 애정을 보인 박혜진은 “친구들과 친한 선생님에게 제 말투와 태도를 물어볼 정도로 실제 모습을 입히려고 노력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행동력 넘치는 서희 역은 이승연이 연기했다. 단편영화와 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찬란한 너의 계절에’ 등을 오가며 연기력을 증명한 그는 강한 생존력을 가진 서희로 변신해 모험에 활기를 더했다. 이승연은 다목적 칼을 들고 다니는 캐릭터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는 습관을 제시하는 등 디테일한 연기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소화해 냈다. 그는 “처음에는 특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라는 점이 점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서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효은은 엉뚱한 분위기 메이커 정애를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뿜어냈다.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와 드라마 ‘살롱 드 홈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박효은은 ‘산양들’을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정애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대본에 없는 전사까지 감독님과 함께 고민하며 캐릭터를 준비했다”라고 작업 과정을 돌아봤다. 현장에서 막내라 걱정이 많았다는 박효은은 “대기 시간마다 이야기를 나누고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팀워크가 생겼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최수인은 수민 역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수민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거리를 두다 점차 가까워지는 캐릭터로, 최수인은 그 과정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극을 풍성하게 했다. 최수인은 “의상 피팅부터 리딩까지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며 각자의 캐릭터를 맞춰갔다”라고 ‘산양들’ 팀의 호흡을 소개했다. 이어 “퍼즐 조각을 맞추듯 생각을 공유했던 시간이 자연스럽게 영화 속 앙상블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배우들의 케미를 기대하게 했다.

‘산양들’은 영화제를 통해 먼저 입소문을 탔다. 완성도 높은 연출과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 메시지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찬사를 이끌어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정성일 평론가는 계절의 변화를 포착한 장면을 언급하며, 자연 안에서 낙원을 세워나가는 듯한 치유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산양들’을 극찬했다. 무주산골영화제에서 김소희 평론가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관한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리면서도 코믹하고 가벼운 톤을 유지하며, 종국에는 실현 가능한 모험을 추동한다”라고 호평했다. 또한,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배우들의 조화와 에너지를 향한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산양들’은 입시 경쟁이라는 익숙한 풍경에서 벗어나 소녀들의 독특한 성장기를 담으며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려 했다. 수능 대신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탈주하는 소녀들의 발걸음은 엉뚱해서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나 어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직접 미래를 개척하고 행복을 찾으려는 그들의 여정은 어딘가 애잔해 보여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산양들’은 상반된 감정을 맛보게 하며 청춘을 위로하고, 또 응원하게 하는 영화다.

동물과 자신의 자유를 위해 모험을 떠나는 소녀들의 이야기 ‘산양들’은 오는 29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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