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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대한민국 안방극장이 다시 한번 오컬트의 서늘한 기운에 휩싸였다. 극장가에서 ‘파묘’가 일으켰던 민속 공포의 열풍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옮겨붙으며 대만발 공포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 순위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대만 영화 ‘흙으로 빚은 아이'(‘Mudborn’)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서비스 시작 단 하루 만에 대한민국 ‘오늘의 톱10 영화’ 7위에 안착하며 무서운 기세로 안방극장을 점령 중이다.

‘흙으로 빚은 아이’는 시작부터 강렬하다. 공포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주인공 ‘쉬추안’이 어느 흉가에서 기괴하게 망가진 진흙 인형을 발견해 집으로 가져오면서 비극이 싹튼다. 문화재 복원가이자 임신 중인 그의 아내 ‘무화’는 이 인형에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이며 복원에 매달리게 되고, 이후 집안 곳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벌어진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19금) 판정을 받은 이 영화는 흙이라는 소재가 주는 특유의 눅눅하고 서늘한 질감을 기괴하게 비틀어내며 관객의 숨통을 조인다.

▲ 동양적 오컬트의 정점, 왜 ‘대만 공포’에 열광하는가
최근 대만 공포 영화는 아시아 전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대만 특유의 독창적인 민속 신앙과 결합한 공포를 꼽는다. 도교와 불교, 토착 신앙이 깊게 뿌리내린 대만 사회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부적, 제사, 금기, 주술 같은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이는 서구권 공포물과는 결이 다른, 한국인에게도 친숙하면서도 기묘한 동양적 공포의 극치를 선사한다.
또한, 대만 공포 영화의 강점은 ‘생활 밀착형 분위기’에 있다. 화려한 세트장 대신 우리가 실제로 거주하는 낡은 아파트, 습기 찬 골목, 학교 등 일상적인 공간을 기괴하게 뒤틀어버린다. 단순히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하는 기법에 의존하지 않고, 공간 자체가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흙으로 빚은 아이’ 역시 이러한 대만 공포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며, 뒤틀린 가족애와 인간의 탐욕이라는 묵직한 서사를 공포라는 외피 속에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2025년 대만 개봉 당시 약 1억 신대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저력은 바로 이 탄탄한 구성에서 나온다.

▲ 대만 톱배우 양우녕과 실력파 제작진의 만남
작품의 몰입감을 완성하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과 검증된 제작진의 힘이다.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대만의 톱배우 양우녕이 주인공 ‘쉬추안’ 역을 맡아 극 전체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양우녕은 인형을 가져온 후 변해가는 아내를 보며 혼란과 공포에 질려가는 남성의 내면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채사운, 장헌예, 곽설부 등 현재 대만에서 가장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들이 대거 가세해 빈틈없는 연기 시너지를 발휘한다.
연출을 맡은 사맹여 감독의 이력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대만 공포 열풍을 주도했던 ‘주(呪)’와 ‘반교’ 등 명작들을 직접 편집했던 실력파다. 공포의 리듬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흙’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시각적 공포의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저주와 의식 장면에서 보여주는 기괴한 비주얼과 특수 효과는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대만 민속 공포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를 연출력으로 증명해낸 셈이다.

▲ 상반기 넷플릭스 최고의 화제작, ‘오컬트’ 갈증 해소한다
‘흙으로 빚은 아이’는 단순히 무서운 영화를 넘어, 한국의 ‘파묘’를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흥미를 느낄 만한 민속학적 요소가 가득하다. 넷플릭스 7위로 첫발을 뗀 이 영화의 순위는 입소문을 타고 주말을 기점으로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금 등급에 걸맞은 강도 높은 묘사와 기이한 분위기는 성인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주(呪)’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대만 오컬트의 저력을 다시금 증명한 이 작품은 2026년 상반기 넷플릭스 공포 장르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뒤틀린 인형이 가져온 저주,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흙으로 빚은 아이’는 오컬트 장르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에게 피할 수 없는 강렬한 선택지가 될 것. 기괴한 비주얼과 탄탄한 서사가 만난 이 영화가 한국 넷플릭스 순위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장원 기자 / 사진= ‘흙으로 빚은 아이’ 공식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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