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가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생애 첫 ‘연기상’을 수상했다.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제82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이 개최된 가운데 무어는 영화 ‘서브스턴스’로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무어는 데뷔 45년차의 베테랑 배우로 ‘사랑과 영혼’ ‘어 퓨 굿 맨’ ‘G.I. 제인’ ‘미녀삼총사’ 등의 히트작에 출연하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톱스타로 주목 받았으나 그가 연기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무어는 ‘스트립티즈’와 ‘G.I. 제인’으로 2년 연속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에 특별함을 더했다.
이날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고 무대에 선 무어는 “45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상을 받는다. 30년 전, 어느 제작자가 나를 ‘팝콘배우’라 칭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내게 이런 상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돈을 많이 버는 영화를 만들 수는 있어도 연기력으로 인정받지는 못할 것이라 믿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내 인생은 이게 전부라 생각했는데 최악의 상황에서 미친 대본을 접했고 그 작품이 바로 ‘서브스턴스’였다. 우주가 내게 ‘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소감을 나타냈다.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논스톱 블러디 스릴러물로 작중 퇴물배우로 전락한 전직 할리우드 스타로 분한 무어는 전라노출까지 불사한 연기투혼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서브스턴스’는 독립 예술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에서만 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이날 무어는 “우리가 스스로 충분히 똑똑하지 않다고, 충분히 예쁘지 않다고, 충분히 날씬하지 않다고, 충분하지 성공하지 못했다고, 그냥 다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순간에 한 여성이 내게 말했다. ‘당신은 앞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거다. 그러나 잣대를 내려놓는 순간 그 가치를 알 수 있을 거다’라고. 그렇기에 오늘 나는 이 상을 내 온전함의 표시이자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축하하는 선물로 삼고 싶다. 내가 이곳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상기시켜준 것에 감사하다”라는 발언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서브스턴스’의 영화사 ‘찬란’, 그리고 배우 소지섭이 투자에 참여한 작품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데미 무어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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