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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만 명 분량 코카인 발견돼…검찰”신고하면 이 금액 줍니다”(+마약)

이효경 기자 조회수  

I 울산 온산항 화물선 하부에 코카인 발견

I 따개비 제거하던 잠수부가 확인하고 신고

I 대검찰청 마약류 신고보상금 상향 조정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지난 15일 대구지검은 5일 울산 온산항에 도착한 멕시코에서 건너온 화물선에서 코카인이 발견돼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국제공조를 진행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화물선은 2만 5,000t급의 선박으로 약 94만 명의 인원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다량의 코카인 28.43kg(시가 약 142억 원 규모)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코카인은 배의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돕거나 냉각수 용도로 해수가 유입되는 통로로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부분인 씨체스트(Sea Chest) 안에서 검은색 가방이 발견되었고 그 안에 마약이 숨겨져 있었다.

검찰은 화물선 내부와 외부를 긴급 수색에 나섰고, 탑승하고 있던 다국적 선원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CCTV, 입출항 경로 등과 관련한 세부 증거들을 확보해 분석 중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코카인은 지난해(2023년)에 화물선으로 은닉된 것으로 추정되며 승선한 선원들에 의해 코카인 밀수됐다는 정황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화물선은 아연, 납 광석 등의 원자재를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으로 지난달(3월) 4일 멕시코 만사니요항에서 출항 이후 같은 달 16~19일 캐나다 밴쿠버항을 들린 후 지난 5일 울산 온산항에 들어와 정박했다. 이후에는 일본을 경유한 후 뉴질랜드로 입항할 예정이었다.

울산에 입항한 후 잠수부가 화물선 하부 씨체스트에 붙은 따개비 등 오염물 제거 작업 중 이상 물체를 발견하고 즉각 신고해 관할 기관인 대구본부세관에서 간이시약 검사를 시행한 결과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와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수사를 하면서, 코카인 밀수 배경과 관련자를 특정하기 위해 심층적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한국에서 최근 급증한 마약범죄에 대해 대검찰청(이하 대검)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바 지난 14일 효과적인 대응과 추가 범죄를 차단하고자 마약 관련 범죄를 신고하거나 범인을 검거한 이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을 1억 원으로 대폭 늘리고 마약 밀매 조직 내부 제보자에는 형을 최대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기존 5,000만 원 내의 범위에서 지급하던 마약류 신고보상금의 상한을 1억 원으로 두 배가량 늘리기로 한 점이다.

대검은 마약 압수량 규모, 사안의 중대성 등의 특별사항도 고려해 예외적으로 보상금을 1억 원 넘게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도 강구 중이다. 또한 앞으로 보상금을 최고 3억 원까지 상향 조정해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부 범죄를 제보하는 사람의 경우 형벌을 면제 혹은 감경해 주는 ‘자진신고 감면제도’도 도입에 나선다. 이는 내부자의 협조를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조치로, 마약 수사에 있어 자발적인 신고와 제보의 중요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하여 대검은 마약범죄에 악용되는 금융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확인 즉시 지급을 정지시키는 제도도 신설한다고 알렸다.

최근 마약 거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불특정 다수의 조직 및 개인까지도 마약 주문할 수 있고, 접수될 경우 금융계좌로 마약 대금을 입금받는 게 주된 형태로 정착했다. 해당 계좌에 즉시 지급 정지 시행은 범행 수단인 계좌를 즉각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대검은 범죄수익 인출을 완전히 방어할 경우 우선 마약 거래를 사전에 중단시킬 수 있는 장점과, 범죄수익을 환수하는데도 쉬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최근 전직 야구선수, 유명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마약류 범죄에 대한 기사가 자주 보도되면서 한국에서 마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천안보호관찰소 임성재 계장은 20여 년 교도소에서 보호직으로 근무했고, 2024년 초부터 천안에서 마약 대상자를 전담하고 있다.

임 계장은 최근 마약 대상자의 가장 큰 변화는 사용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천안·아산 지역의 마약 보호관찰 대상자는 총 50명 수준으로 이들 가운데 35명은 20~30대이며, 전체의 7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으로 마약에 접근했고, SNS를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는 증언을 전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마약 판매 방식도 기술 플랫폼을 이용해 변화한 셈이다. 텔레그램, 즐톡 등의 사이버 공간을 통해 편리한 접근으로 20~30대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까지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마약을 투입하게 되면 해당 물질이 뇌의 신경계를 자극하는 데, 특히 기분을 매우 즐겁게 해주는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는 워낙 강력한 자극을 동반해 반복적으로 갈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약에 중독된다.

임 계장은 이러한 강한 자극에 20~30대 젊은이들이 노출될 경우 일상생활에서 의욕을 잃거나 생활을 지속시킬 삶의 의지를 잃어 점차 사회에서 동떨어지게 되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대구지검 제공, 아시아투데이, 뉴스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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