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북한 여성, 청소년 무차별 공개처형
I 하버드에서 열린 탈북민 영어 말하기 대회
I 우승자는 김명희 씨, 인신매매 등 문제 다뤄
[TV리포트=이효경 기자] 통일부는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작성한 ‘북한인권보고서’를 지난해(2023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북한 이탈 주민 500여 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1,600여 개에 달하는 인권침해 사례를 작성했으며, 일부 공개된 내용을 보면 무분별한 공개처형과 진행과 반인륜적인 행위인 생체실험 등은 물론 심각한 인권침해가 담겨 있다.
정부가 발간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에는 강력범죄가 아님에도 사형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충격을 안겨준다. 그 예시로 북한에서 한국과 관련한 영상물을 시청하고 마약류인 아편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이 진행된 10대 청소년 6명을 들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선 사형제도가 폐지됐을 뿐만 아니라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청소년 보호법’에 의해 건전한 육성 및 보호를 위해 성인보다 형량이 낮아진다. 이러한 한국의 상황과 반대로 북한은 한국과 관련한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무참히 빼앗아 버렸다. 더하여 춤을 추다가 손가락으로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키는 동영상이 유포돼 임신부가 처형당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국경을 3년째 사실상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이 더욱더 곤경에 처한 상황을 맞이했을 것이며 이것은 국제사회에서도 인권 차원에서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당연히 누려야 할 경제적 권리 및 사회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북한의 심각한 인원을 알리기 위해 탈북민이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대학교인 하버드에서 영어로 연설에 나섰다.
북한인권단체 프리덤스피커즈인터내셔널(FSI)은 지난 14일(현지 시각)에 전날인 13일 미국 하버드대 화이자 강의 홀에서 탈북민 7명이 참석했으며 영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탈북민 참가자들은 이날 대회에서 북한에서 무차별적으로 당한 인권침해, 장애인 인권, 중국 내 여성 인권, 탈북민으로서 느낀 정체성 등 자기 경험을 토대로 북한의 인권 현실과 관련하여 다양하고 심층적인 발표를 나섰다고 전해진다.
대회 우승자는 탈북 여성의 성차별과 모성을 주제로 발표한 김명희 씨가 수상했다. 김 씨는 17세에 탈북하던 당시 인신매매 등 중국에서 북한 여성이 겪는 인권침해 경험을 세상에 알려 관심을 모았다.
FSI는 지난 2015년부터 1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매년 두 차례 국내에서 영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미국에서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명희(44) 씨는 지난 1998년 탈북했으며, 함경북도 청진 출신이다. 그는 ‘고난의 행군’ 시절 배급을 받아 오던 아버지가 강도에게 습격당해 숨진 뒤 북한에 염증을 느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가 공개한 탈북 길에 인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인에게 속아 팔려 간 그는 2000년 농사일을 하던 중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이송당했다. 보위부에 끌려간 김 씨는 3~4개월간 끔찍한 수용소 생활도 경험했다. 낮에는 하루 종일 무릎 꿇고 손을 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징벌을 당했고, 밤엔 돌·모래 바닥에서 쪽잠을 청했다고 한다.
김 씨는 “수도 없이 그 공간에선 항상 비인간적 대우를 당했다”며 “샤워 시설이 존재하지 않아 한겨울에 얼음이 둥둥 떠 있는 물탱크에 여러 명이 들어가 씻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다시 탈북을 시도했고, 그렇게 세 번의 탈북 끝에 지난 2007년 한국에 왔다.
연세대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명희 씨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인권 문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북한 인권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라며 “그때 북한 인권의 실상을 내가 나서서 알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과제이며,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해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인 영어로 계속 알려야 한다”고 말하며 하버드에서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탈북민 맹효심(23) 씨는 이번 대회에서 ‘북한 장애인 인권’을 발표했다. 그는 어릴 적 소아마비에 걸려 장애인 판정을 받은 그의 어머니가 겪은 일이 소재로 삼았다. 맹 씨는 “어릴 적 소아마비에 걸려 거동이 불편했던 어머니가 동네 주민에게 쇠막대기로 무참히 폭행당해 팔이 골절당한 끔찍한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 사건이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에 의해 어떠한 처벌도 없이 무마되는 상황을 보면서 돈이면 다 해결되는 북한 사회에 환멸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장애인을 보호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며 “휠체어를 병원에서나 억지로 찾아야 볼 수 있는 북한과 비교해 한국엔 버스 안에 장애인 전용 좌석이 존재하는 등 장애인을 배려하는 사회가 정말 신기했다”고 말했다. 맹 씨는 “장애인 인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북한의 현재 모습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며 “세계 최고의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북한 인권을 전달할 수 있어 정말 설렌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 2월부터 매일 2시간씩 온라인으로 원어민에 영어를 배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프리덤스피커즈인터내셔널 제공, 뉴스1, 자유아시아 방송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