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美 ATF 통계 발표
I 전체 총기류의 54%
I 한국 ‘총기 청정국’ 아냐
[TV리포트=한하율 기자] 미연방 주류 담배 총기 폭약 단속국(ATP)과 내놓은 새로운 통계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이 공개됐다. 4일 미국 내 무면허 업자들의 불법 거래로 판매된 총기가 지난 5년 동안 6만 8,000정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면허 업자들의 불법 거래란 구매자의 신원확인과 배경 조사 없이 초기가 거래된 것을 말한다.
미국 법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 불법 총기들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에 미국에서 거래된 총기류의 54%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 충격이다.
ATF에서 조사된 총기들은 368건의 총격 사건에 사용됐다. 그러나 무면허 상인들의 경우 판매한 무기들의 내역을 기록한 의무가 없어 미 당국이 사건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TF 스티브 디텔바흐 국장은 연방 수사국 요원들이 무기 구매자를 추적할 수 없고 당초 판매자와의 거래 내역을 밝혀내기 어렵기 때문에 무면허 총기 상인들의 추적이 어렵다고 밝혔다.
미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20여 년 만에 처음 나온 불법 무기 거래에 대한 심층 조사분석 보고서로 알려졌다. 이는 2017년부터 5년간 ATF의 비공개 수사를 통해 집계된 9,700건의 조사 기록을 포함한 통계다.
해당 불법 무기 거래는 범죄의 목적을 가지고 소지하거나 암거래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무기 거래 등을 포함하는데 ATF의 조사 결과 암거래를 제외하고 법적으로 무기 소지가 불가능한 사람을 대리해서 총기를 구매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대리 총기 구매를 하는 사람들은 중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전과자들이 많아 거래의 60% 이상이 매입자의 신원이나 배경을 조사하지 못한 채 수사가 종료됐다. 추가로 이 총기가 범죄에 사용된 경우는 25%에 달해 260건의 살인사건과 220건의 살인미수 사건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ATF의 보고서를 미루어봤을 때 미국에서 일어나는 총격 사건이나 대부분의 살인사건이 불법 거래 총기류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다. 1인당 밀거래된 총기류의 평균 개수는 16정으로 단순 미신고 구매자들의 11정에 비해 더 많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 탓에 바이든 행정부는 총기 판매상인 수천 명에게 면허를 발급해 총기 구매자의 배경을 조사하는 입법을 추진해 왔으나 현재 총기 소유 권리 운동단체 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총기 규제 문제는 지속해서 제기되어왔다. 사회보장 시스템과 사회안전망 문제, 인종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 들이 많아 미국 내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 역시 양극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미시간 대학팀이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1만 5,000명 정도가 무기를 사용한 강력범죄로 사망하는데, 그중에 8,000명에서 1만 1,000명 정도가 총기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의 총기 규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은 ‘자기방어론’을 쟁점으로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총기 소지에 대한 완전한 규제를 하자는 입장에서 현행 총기 법의 완벽한 청산을 원하는 입장까지 규제에 대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같은 찬반 주장 내에서도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연방법으로 적용할 것인지 주마다 시행되는 법으로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편, 한국도 총기 소지 문제가 없는 ‘총기 청정국’의 타이틀은 버린 지 오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제 총기로 가장 큰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16년 ‘성병대 사건’이 발생한 이후 대한민국은 더 이상 ‘총기 청정국’으로 불릴 수 없게 됐다.
당시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을 경멸한다고 생각해 유튜브에 사제 총기의 제작 방법을 검색해 사제 총 17정을 제작했다. 이후 피해자를 향해 사제 총을 2차례 발사하고 피해자의 머리를 쇠망치로 가격하는 등 범죄를 저질렀다. 도주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을 총기로 해쳐 살해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자, 사제 총기 문제가 전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2005년 ‘사제 저격용 총 제작사건’, 2011년 ‘대만산 불법 총기 판매’, 2015년 ‘역사 동호회 조총 복제’ 등 살상이 가능한 총기가 제작되고 유통되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
최근 3D 프린터가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찾아보기 쉬울 정도로 널리 보급됐기 때문에 3D프린터 상용화가 불법 총기 제작에 쓰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라 제기된다. 지난 2022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유세 총에 맞아 숨진 것에 따른 지적이다.
경찰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외국 사이트에서 총기 부품을 들여오는 등 불법 총기류의 적발 건수는 138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1년에 두 번 인터넷 불법무기 제조물 웹주소를 찾아 차단하고 발견된 게시물의 삭제 조처를 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3D 프린터로 제작한 무기 소유와 유통 등을 불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불법 3D 프린팅 도면 공유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하율 기자 content_2@tvreport.co.kr / 사진=뉴스 1, 셔터스톡, 부산경찰청, giffords
댓글0